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소강석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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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향한 사랑을 노래한 시 90편 수록


● 봄, 여름, 가을, 겨울만 있는 줄 알았는데 또 하나의 계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너라는 계절'입니다.(시인 정호승)


목사님이 쓴 시라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었다. 나쁜 선입견이었다. 시가 어렵지 않고 서정적이고 예쁘다.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정화된다.

저자의 시는 사랑과 자연을 노래하며 우리를 물들인다. 그가 노래하는 시어들로 치유되고 순수해진다.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너라는 계절이 있었다. 한정적이고 정해진 존재가 아니라 다양한 너를 만날 수 있어서 풍성한 계절을 꽃피운다. 그곳에 때때로 비바람과 눈보라가 닥쳐오더라도 또 다시 너를 마주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라고 기다리게 된다.


●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시인입니다.(중략) 왜냐면 시는 사랑이고 사랑은 시이기 때문입니다.(4쪽)

사랑은 시여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를 읽으면 사랑으로 충만해서 사람은 또 시를 짓고, 그런 아름다운 반복 순환이 계속되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겠지. 시인이 많이 사는, 따뜻한 세상을 꿈꿔본다.



● 시간이 아닌
그리움에 쫓겨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봄길은 꽃들이 먼저 달려간다는 것을.(17쪽)


● 이 세상 어느 깊은 겨울밤
은빛 가로등과 겨울나무와 바람이
함께 그려낸 시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요.(50쪽)


● 별도 사람도 마주 볼 때 빛난다.(94쪽)


● 아주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꼭 한 번 받고 싶었던
그리운 선물 같은 사람이 있다.(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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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8 - 차이콥스키, 겨울날의 찬란한 감성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8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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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이라니, 제목이 재밌다. 알고 보니 '난생처음 한 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을 줄여서 붙인 제목이었다. 벌써 8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작곡가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이다.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발레를 보지 못했지만 음악은 광고나 영상에서 자주 접해서 익숙한 느낌이다. 음악을 좀 더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구성을 살펴보면, QR코드로 책 속 수록곡을 들을 수 있다. 저자의 설명을 읽고 음악을 들으니 이해에 도움이 된다. QR코드에 접속하면 멜론, 지니, 벅스의 음악 링크가 있다는 점도 좋았다. 앱으로 음악을 담아서 반복 재생할 수 있어서 편했다. '필기노트'를 통해 핵심을 담은 정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공식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친절한 출판사를 봤나! 독자를 향한 배려에 시리즈 전권을 하나씩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질문에 답하는 대화 형식이라 편하게 읽힌다.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음악과 배경지식의 세계사까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그래서 더 쉽게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글이었으면 어려운 클래식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을 텐데 문답형식의 구성이라 흥미롭게 읽혀서 좋았다.

저자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황홀한 선율을 가지며 화음들이 유연하고 풍성하며 관현악의 색채는 화려함을 넣어서 환성적이다.'라고 평했다. 수록곡을 들으면서 저자의 감상평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다.

구성이 알차고 다양한 음악과 함께 그 시대의 역사와 시대상을 반영한 설명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음악,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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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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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만나는 음유 시인, 루시드 폴의 에세이,
<모두가 듣는다>를 읽기 전에 그의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 Being-with 듣고 있었다.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소리와 공존을 생각하며 담았다는 음악은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제목의 의미를 계속 생각하게 했다. 모두가 들으니 흔하고 익숙하며 편한 것. 하지만 소중한 것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소리에 멜로디를 입혀서 음악이라는 것을 탄생시키는 루시드 폴만의 음악 세계관은 새롭고 신기하다. 그동안 일상에서 나오는 소리 중에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했던 나를 발견했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모두 하나의 잡음이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던 거 같다. 이런 나에게 그는 소리가 가진 고유함에 집중하고 그것은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그의 음악과 글이 좋다.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숨을 고르고 잠시 동안의 정적에 조급해 하지 않고 주위의 소란스러운 소리에도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나를 이끈다.


편안하다.
소리가 음악이 된 날!




● 내가 들었던 나무의 소리는 누가 뿌려둔 소리였을까. 세상 어디를 거쳐 무엇이 내게 들려온 걸까. 내 음악을 머금은 땅에 우뚝 선 나무들은 또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나무의 소리든 사람의 소리든 나를 잠시 멈춰 놓아야 들을 수 있다. 듣지 못하면 느낄 수 없다. 우리는 듣는 만큼 보고, 듣는 만큼 느낀다.(29쪽)



● 인간이 금을 그어 규정한 12개의 소리 계단을 생각 해본다. 그러나, 무지개에는 7가지 색깔만 있을까? 흐르는 물을 나눌 수 있을까? 무한한 연속체를 ’나눈다‘는 건 인간이 발명한 도구일 뿐, 보편 법칙은 될 수 없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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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15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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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써 본 적 없는 남자가 자녀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지인들에게 복사본 원고를 선물했다가 좋은 반응에 책 출간 권유까지 받게 된다. 출판사들의 외면으로 웹사이트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출간 후,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 100에 선정됐고, 전 세계 46개국 출간, 뉴욕 타임지 70주 연속 1위, 2천만 부 판매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 낸 소설, <오두막>이다.

맥은 세 아이와 함께 왈로와 호수로 아영을 갔다가 6살 딸 미시가 연쇄살인범에게 납친된다. 근처 오두막에서 미시가 입고 있던 빨간 원피스와 핏자국을 발견한다. 하지만 미시는 찾지 못하고 범인도 못 잡은 채 3년 반이라는 시간 앞에 사건은 종결된다. 일상은 흘러가지만 가족의 시간은 멈춘 상태다.

어느 날 맥에게 날아온 편지.
《매켄지,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있을 예정이니까 날 만나고 싶으면 찾아와요. - 파파》
아내에게 말하지 않고 맥은 혼자서 오두막으로 간다. 그곳에서 파파(아내 낸이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와 예수, 사라유를 만난다.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슬픔이, 자식을 잃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 갔다가 딸아이를 10분 정도 잃어버린 일이 있었다. 다행히도 무사히 찾을 수 있었지만 그 10분의 시간이 너무 끔찍했다. 하물며 맥은 미시를 되찾지 못했던 그 시간이 얼마나 괴롭고 무섭고, 자신이 원망스러웠을까? 맥이 자신을 향해 휘두르는 날카로운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다. 할 수만 있다면 미시를 돌려주고 나쁜 기억은 지워주고 싶었다. 간절히.

파파는 말한다. 살인마를 용서하라고. 가능할까? 왜 그렇게 해야만 하지? 도대체 왜? 파파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방법만이 맥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맥은 파파의 도움으로 미시의 시신을 찾고 오두막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말한다. "당신을 용서한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싸늘한 죽음으로밖에 마주할 수 없는 딸아이를 안고 용서할 수 없는 자를 말로써라도 뱉어내야 하는 비통한 마음이 느껴져서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소중한 아이를 잃은 아빠가 상실의 어둠 속에서 죄책감으로 짓눌린 시간을 파파는 스스로 어둠을 걷어 내고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지지해 준다. 자신을 조금씩 포용하며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그 과정은 너무나도 가혹한 아픔이었고 뼈를 깍아내는 슬픔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힘든 시간을 받아들이며 현실 세계의 남은 가족에게 돌아와 삶을 계속 이어간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어두운 오두막을 가지고 있다. 그럴 때 외면하며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회피하면 어둠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진다. 그 시간은 멈춰진 시간이다. 두려움을 완벽히 떨치지 못하더라도 두려움을 안고서라도 한 발짝 앞으로 나오면, 분명 삶은 이야기가 열린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야 한다. 멈춘 시간은 우리를 병들게 하니까.

주제가 무겁고 눈물도 쏟겠지만 가족과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이 책이 마음속 어두운 오두막에, 밝고 따스한 빛을 비추어 주면 좋겠다.



● "가끔 눈물을 흘리는 것도 영혼에 좋아요. 치유의 눈물이니까요."(131쪽)


● "꿈은 때때로 중요하죠. 창문을 열고 나쁜 공기를 내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요."(193쪽)


● "선한 것과 악한 것을 식별하는 당신의 능력에 대해 어느 정
도나 확신하죠?"(221쪽)


● "당신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은 온 우주에서 당신밖에 없어요."(283쪽)


● "대가 없는 자유란 없단다."(380쪽)


● "그 사건은 그냥 일어났을 뿐이고 우리는 그 사건을 버터 내며 살아가는 법을 배울 거야. 우리 모두 함께. 알겠지?"(4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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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지는 마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3
김멜라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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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에세이 3번 째 책, 『멜라지는 마음』
빨강, 초록, 파랑, 검정, 휜색, 회색, 노랑 색깔의 표지가 예쁘다. 그대로 축소해서 책갈피로 만들고 싶다. 색깔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됐다.

'멜라'라는 뜻이 뭘까?
'멜라 지는 마음'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 책은 작가가 한 달에 한 번씩 월간지 '현대문학'에 연재한 글을 담았다. 어렵지 않고 무게 잡지 않아서 술술 읽힌다. 진솔하다. 내가 만약 에세이를 쓰게 된다면 김멜라 작가처럼 쓰고 싶다. 쉽고 과장되지 않고 솔직하게, 유난 떨지 않고.

좋아하는 것, 연인 온점, 가족,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친구, 이사하고 만난 이웃들, 일상의 이야기들로 꽉 채웠다. 작가의 담담하고 담백한 고백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글 하나하나에 상대에 대한 마음과 이해와 배려가 담겨 있어서 읽는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닮고 싶었다.

작가가 좋아하는 수박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결정하지 못하는 친구의 음식 메뉴를 흔쾌히 골라주고 힘들 때 두꺼운 평전으로 삶을 다독이며 한없이 다정하고 힘이 되어주는 온점의 점프를 계속 받았으면 좋겠다.

'멜라지다'는 제주도 방언의 '찌그러지다'라는 뜻이었다. 오래전에 제주도에서 글을 쓰는 게 힘들 때마다 그 괴로움만큼 온점의 빰에 멜라를 가했다고 한다. 그 시간이 작가는 기쁘고 충만해서 평생 소설가가 못 되어도 된다고, 자신을 위해 기꺼이 멜라를 당해 주는 온점 덕분에 감사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는 이야기는 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어떻게든지 소설가가 될거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멋졌다. 찌그러지다라는 단어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예뻤다.

이렇게 예쁘게 찌그러지는 것이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겠다. 멜라 지는 마음은 결국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바라보고 포용해 주는 순수하고 좋은 마음이었다.

찌그러지거나 구겨지는 걸 싫어하는 내게 작가는 말한다.
"괜찮아, 멜라져도 돼."(305쪽)
'찌그러지다'의 선입견을 벗어던진 날, 예쁜 단어를 배웠다.




● 나는 누군가와의 사이에 말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게 좋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소중히 여긴다.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들이 내 안에 쌓여 문장이 된다. 나는 그 고인 물을 다 퍼내고 싶지 않았다.(12쪽)


● 서툴게나마 사랑을 말하는 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사랑의 말로 이어지기를 바란다.(19쪽)


● 이유를 말하는 대신 그 이유에서 점프할 순 없을까.(45쪽)


● 시간이 흘러도 생생한 슬픔을 홀로 견뎌야 하는 누군가를 위해.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먼저 다치는 어둠의 나락에 내가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107쪽)


● 사람들이 좋아하는 물건과 헤어지지 않을 수 있게 고장 난 물건을 고쳐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140쪽)


● 어떤 방향과 속도로 떨어진다 해도 그 불규칙한 추락들도 결국 우리에게 돌아와 하나의 이야기가 될 테니까.(3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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