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공책(空冊) - ‘보다, 묻다, 살다’에 관한 300일의 필사
최진석 지음 / 궁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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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의 《철학자의 공책》은 철학을 멀리 있는 학문이 아닌,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거창한 지식을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철학적 통찰 300 문장을 통해 필사를 하며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철학을 질문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철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고 여겨지지만, 이 책은 정해진 틀에 가두지 않는다. 저자는 세상과 스스로를 관찰하며 얻은 생각들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사고의 다양성을 풀어낸다. 질문을 던지기보다, 삶 속에서 이미 존재하는 생각의 흔적들을 조명한다.

또한 책은 철학적 통찰을 어렵게 표현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풍경과 경험 속에서 삶의 본질을 읽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스스로도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철학이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 속 문장들은 철학이란 불완전한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을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해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철학이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한 편 한 편 음미하며 읽다 보면, 책이 닫히는 순간에도 생각의 여운이 오래 남을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300개의 값진 문장을 읽고 필사하며 25년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각도로 보는 시선을 가지면 좋겠다.




● 철학하는 일이란 남이 이미 읽어낸 세계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을 줄 아는 힘을 갖는 것이다.(26쪽)



● 배움의 목적은 지식울키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키우는 데 있다. 철학과 사상도 나의 자존과 나의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62쪽)



● 자기 확신에 빠지면 점검 능력과 반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성하고 점검하는 능력이 있어야 실수를 하더라도 반복하지 않고 되도록 빨리 교정한다.(126쪽)



● 신념이 강해지면 그것으로만 세계를 보려 한다. 신념이 강해지면 그것이 기준이 되고 기준이 만들어지면 구분과 배제가 이어진다. 신념에 스스로를 가두려 할수록 세상이 협소해진다.(130쪽)



● 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은 대부분 부모의 선의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선한 것이라 할지라도 어떤 기준을 정해놓는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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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고귀함을 깨워줄 니체 필사 인생고전 라이팅북 2
박찬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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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와 니체의 철학적 연결
헤르만 헤세는 니체의 철학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니체의 초인 사상과 자기 극복은 헤세의 대표작인 『데미안』과 『싯다르타』에서 중요한 주제로 녹아들어 있다. 특히 헤세는 니체의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문학 속에서 실천하려 노력했던 작가였다.


■ 니체와 만남
사랑하는 헤세를 따라 니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니체의 삶』을 통해 그의 철학과 생애를 알게 되었고, 특히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며 자기 극복을 강조한 그의 사상에 깊은 매력을 느꼈다. 그런 연장선에서 이번에 만난 《내 안의 고귀함을 깨워줄 니체 필사》는 니체의 핵심 사상과 잠언을 필사를 통해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니체 글의 매력
니체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철학적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다. 그의 강렬한 문체와 사유는 독자의 영혼을 흔들며, 일상의 안락함 속에 숨겨진 무력감을 일깨운다. “초인이 되라”는 그의 외침은 자기만의 길을 찾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필사를 통해 니체의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다 보면, 그의 철학이 추상적인 논리가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책의 구성
이 책은 깔끔한 구성과 가독성 높은 디자인 덕분에 필사에 최적화되어 있다. 니체 철학의 핵심 키워드인 자기애, 초인, 자기 극복, 운명애(amor fati) 등을 중심으로, 니체의 잠언 103편을 담았다. 각 잠언에 대한 해설을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저자의 설명도 돋보인다. 필사 과정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독자가 니체의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는다.


■ 끝맺음
니체의 글을 필사하며 그의 사상과 잠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 삶의 도전과 성찰을 자극하는 그의 글은 독자가 자신만의 방향과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 작은 일에서부터 자제할 수 없다면 큰일에 부딪혔을 때 자제할 수 있는 능력도 상실된다. 적어도 한 번이라도 무엇인가 하찮은 일에서 자제하지 못한 날은 실패한 날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음 날은 위험한 날이다. 만일 자신을 지배한다는 기쁨을 지속적으로 누리려 한다면 이러한 연마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96쪽)


● 네 가지의 미덕.
_우리 자신과 평소에 우리의 친구인 자에 대한 성실, 적에 대한 용기, 패자에 대한 관용, 항상 공손할 것. 이 네가지의 주요한 덕은 우리가 그렇게 존재하기를 원한다.(124쪽)


● 이웃이 말하는 것에 왜 귀를 기울이는가? 2, 3백 마일을 벗어나면 더 이상 구속력을 갖지 못하는 견해 자신을 얽어매는 것은 너무나 고루한 태도다.(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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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방 - 개정증보 리커버 에디션 아티스트 에디션 컬러링북 2
송지혜 지음 / 앵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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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방》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방’이라는 공간에 시간을 담아내며, 잊힌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되살린다. 각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 속 의미 있는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요정은 특별한 소품을 들고 소녀의 방에 찾아온다. 머리카락이 자라는 빗, 시간의 방 열쇠, 아름답게 해 주는 물약, 별빛으로 빛나는 초, 별빛 전등, 별 향기가 나는 룸스프레이 등 12가지 선물로 평범했던 소녀의 방은 아름답고 신비롭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한다.

작가의 부드럽고도 여운을 담은 짧은 문장과 몽환적인 그림은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한다. 이를 통해 시간은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바쁜 일상 속 잃어버린 시간의 조각을 찾고 싶은 순간에 한 장씩 색칠해 보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림이 예쁘서 자꾸 펼쳐보게 된다. 시간을 색으로 채우는 일은 삶의 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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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9 - 드뷔시, 소리로 그린 풍경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9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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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의 달빛을 듣다 보면 마치 아름답고 몽환적인 세계로 천천히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흐린 날씨 속 부드럽게 퍼지는 주황빛이 달을 물들이는 풍경을 닮은 곡. 물결치듯 흐르는 음표마다 신비로운 빛이 깃드는 듯해 마음을 사로잡는다.

《난처한 클래식 수업 9》의 주황빛 표지는 이런 드뷔시의 음악과 닮아 있다. 따스하면서도 은은한 빛깔이 그의 음악적 정서와 자연스레 어우러져, 표지 자체가 드뷔시의 세계로 초대하는 문처럼 느껴진다. 음악과 책이 만들어내는 이 감각적 조화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저자는 드뷔시가 살았던 프랑스 파리의 시대적·역사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며, 인상주의 미술과 음악의 특징, 상징주의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를 통해 독자가 드뷔시의 삶과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구성을 살펴 보면 각 챕터 시작에 핵심어를 제시해 독자가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해당 주제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필기 노트'에는 각 챕터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아 책의 핵심을 빠르게 복습할 수 있어 유용하다. '작품 목록'에는 본문에 소개된 드뷔시와 다양한 음악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았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흥미를 유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저자는 복잡한 음악 이론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풀어내며, 독자들이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각 곡이 담고 있는 배경과 이야기를 세심하게 설명해, 클래식 음악 초보자부터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독자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드뷔시 음악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상상할 수 있다. 이 책과 함께 드뷔시의 음악을 따라 달빛처럼 아름다운 여정을 시작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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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오사카 - 교토·고베·나라, 2025~2026년 최신판 리얼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황성민.정현미 지음 / 한빛라이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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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오사카》는 내가 본 여행책 중 가장 친절하고 자세하며, 완벽에 가까운 내용을 담은 책이다. 오사카 여행을 가지 않았는데도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 각 테마마다 풍부한 사진과 정보가 담겨 있어 알차다.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정보만 나열하지 않고, 오사카의 문화적 맥락과 역사,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다뤄 독자로 하여금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마주하게 한다. 또한, 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교토, 동서양의 매력이 공존하는 고베,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나라의 다양한 정보까지 더해져 한 권으로 여러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

# 여행은꿈꾸는순간시작된다

특히, 실용성과 깊이가 공존하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여행자들이 궁금해할 명소와 맛집, 숙박, 축제, 여행 코스 정보는 물론, 대중교통 이용법과 여행 팁까지 꼼꼼히 정리되어 초보 여행자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여행 계획에 최적화된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지도와 동선을 활용한 추천 코스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주며, 자신만의 맞춤형 일정을 세우는 데에도 유용하다.

활용법으로는, 먼저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코스를 만들어보길 권한다. 책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방문하고 싶은 장소를 정리하고, 교통과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구체화하면 편리하고 즐거운 나만의 오사카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오사카는 물론, 교토, 고베, 나라까지 주변 도시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한 권으로도 충분히 오사카를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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