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에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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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3월6일 도서제공



#구원에게
#정영욱
#부크럼
#에세이







​대개 '구원'이라는 단어는 종교적이거나
극적인 상황에서 쓰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구원은 지극히 일상적인 명사의
형태를 띤다. 이는 구원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는 자신을,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저자의 이전 작품들이 따뜻한 위로를 중심으로 우리를
안아줬다면, 이번 책은 인간 정영욱의 내밀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고백과도 같다.
저자가 지나온 사랑과 결핍,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구원의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한다.




사랑, 가난, 우울, 결핍, 상실의 시간 등을 지나며
발견한 구원의 의미를 차분히 풀어내며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감정을 과도하게 끌어올리지 않고,
차갑지도 뜨겁도 않는 적정 온도의 차분한 기록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우연과 인연의 자리를 숨기지 않고 마주하는 글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던 경험을
대신 말해줘서 공감하며 읽게 된다.




《구원에게》는 화려한 수사나 과장된 감정 대신,
삶의 균열과 사랑의 흔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위로의 언어를 내려놓고,
인간으로서 겪은 결핍과 사랑의 순간을 진솔하게
고백해서 더 와닿았다.
우리는 문장을 따라가며,
사랑이 숨긴 얼굴과 마주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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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김재철 지음 / 열아홉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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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3월5일 도서제공


#백건우베토벤의침묵을듣다
#김재철
#열아홉
#에세이






《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저자 김재철(전 MBC 사장)이 파리 북역에서 만나 영국 바쓰와 카디프까지 함께 여행하며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이 여정은 베토벤을 향한 순례였고, 음악을 매개로 삶과 침묵의 의미를 다시 묻는 사유의 시간이었다. 도시의 풍경과 역사 속에서 두 사람은 예술과 인간, 그리고 연주자의 책임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책은 베토벤의 음악을 향한 백건우의 오랜 사유를 중심에 둔다.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던 베토벤의 삶과, 그 침묵을 해석해야 하는 연주자의 태도를 함께 비춘다. 연주는 악보를 재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한 인간의 고독과 고통을 이해하려는 태도임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을 대하는 시선에서, 연주는 연주자의 철학을 담은 해석이자 작곡가와 나누는 대화라는 점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내가 가장 깊게 머물렀던 곳은 바쓰였다. 베토벤의 첫사랑과 평생 가슴에 품었던 여인, 끝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불멸의 연인까지 그의 사랑을 따라가며 음악의 깊이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갈망이 오히려 음악 속에서 더 뜨겁고 단단한 울림으로 피어났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들었다. 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프란시스코 고야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제인 오스틴의 문학관으로까지 확장된다. 예술은 고통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그 고통이 사람을 파괴하지 않도록 저마다의 언어로 살아갈 이유를 건넨다는 보편적인 진실을 보여준다.




​여정의 종착지인 카디프에서는 오래된 성당과 바다를 배경으로 예술가 백건우의 사적인 고백이 흐른다. 무대 위 거장의 모습이 아닌, 섬마을 연주회를 열던 순수한 열정과 평생의 반려자였던 배우 윤정희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겹쳐지며 한 인간의 진솔한 삶이 오롯이 느껴진다. 4박 5일이라는 물리적 시간은 짧았을지 모르나, 그 속에 응축된 음악과 사랑, 사유의 울림은 우리의 마음속에 긴 잔상을 남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백건우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듣는 순간, 책이 마침표를 찍은 자리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 추천 독자
피아니스트의 시선으로 베토벤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
예술가의 이야기에 관심 있는 독자
여행을 통해 사유하는 기록을 좋아하는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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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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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3월3일 도서제공


#세계척학전집훔친철학
#이클립스
#모티브
🌿 단단한맘수련서평단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정보는 빠르게 쌓이는데,
정작 생각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검색에 기대고, 타인의 생각에 의존하며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철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철학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끝까지 붙드는 힘을 기르게 한다.
삶의 선택 앞에 철학을 덧댄다면,
조금은 더 현명한 판단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입문서라기보다,
사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전 철학자들의 이론을 길게 해설하기보다,
핵심을 건져 올려 현실의 고민 위에 올려둔다.
철학을 이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어떻게 가져와 써볼 것인가를 묻는다.
그래서 읽는 동안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구성 역시 질문을 중심에 둔다는 점이 좋았다.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와 같은 문제들이 장마다 놓여 있다.
철학자들의 관점이 나란히 등장하지만
하나의 결론으로 매듭짓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입장을 보여주며 사고의 폭을 넓힌다.
철학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판단의 선택지를 늘리는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훔친 철학 편은 철학을 무겁게 배우는 책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직접 써보게 만드는 책이다.
타인의 사유를 가져와 내 삶에 맞게 다시 써보는 일,
그 연습을 가능하게 한다.
철학을 훔친다는 발상은 도발적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더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다.




생각의 기준을 세워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특히 사유를 만들어가야 할 청소년이라면
이 책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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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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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3월1일 도서제공


#거의모든것의역사_2.0
#빌브라이슨
#까치
#까치북클럽








​우주는 무한히 넓고 인간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이 책은 그 미세한 존재가 어떻게 거대한 우주의 비밀을
파헤쳐왔는지 추적한다.
빌 브라이슨은 딱딱한 공식이나 이론 대신
과학자들의 엉뚱한 집착과 우연한 발견을 서사로 가져온다.
덕분에 우리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숨 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큰 행운을 뚫고 일어난 기적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과학의 역사는 완벽한 천재들의 행진이 아니라,
때로는 시기하고 질투하며 때로는 무모할 정도로 몰두했던
인간들의 분투기였다.
저자는 복잡한 과학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여
문턱을 낮춘다. 원소 하나, 세포 하나에 깃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교과서 속에 갇혀 있던 죽은 지식들이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을 얻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특히 보이지 않는 원자나 아득한 과거의 지구 이야기는
지적 유희를 극대화했다.
어려운 용어에 매몰되지 않고도 현대 과학이 도달한
최전선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우리는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아주 잠시 머무는
손님일 뿐이지만, 그 찰나의 순간 동안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한 인류의 의지는 숭고하다.
'거의 모든 것'을 훑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우리는 생명의 멸종을 위해 단순한 약속이 아닌,
평생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과학의 역사를 쉽고 재밌게 읽어 보고 싶다면
이 책이 가장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추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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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필사 100일 - 손으로 쓰며 만나는 명문장
윤서진 엮음 / 달먹는토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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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2월28일 도서제공


#세계문학필사100일
#윤서진_엮음
#달먹는토끼






● 필사는 문장을 소유하는 일이 아닙니다. (…)
그보다도 문장을 잠시 곁에 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7쪽)






저자는 필사가 우리의 독서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필사가 좋은 이유는 좋은 문장을 천천히
따라 쓰며 그 시간에 오래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문장이 내 삶에 겹겹이 쌓여가는 시간이 소중하다.
세계문학 100개의 문장을 만나는 동안,
문학은 점점 가까운 벗이 된다.




좋은 문장을 따라 쓰는 일은 오래된 레코드판에 바늘을
올려놓는 순간과 닮아 있다.
글자의 울림이 손끝을 타고 흐르고,
작은 방 안이 문학의 리듬으로 채워진다.
문장은 단순히 읽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반복되며 우리 안에 머문다.
필사는 문학의 선율을 다시 재생하는 일이고,
그 선율 속에서 귀기울이는 청자가 되는 시간이다.




이 책이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은 천천히 읽는 힘이다.
우리는 문장을 빠르게 소비하는 데 익숙해졌지만,
필사는 문장을 스쳐 지나가지 않게 만든다.
그렇게 한 줄에 오래 머물다 보면 알게 된다.
세계문학은 생각만큼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거대한 서사 대신 짧은 문장으로 만나는 고전은
의외로 다정하다.
세계문학의 빛나는 문장들을 한 권으로 만나는 경험은
문학과의 거리를 줄이며, 필사하는 시간은
오롯이 기쁨으로 남는다.




문장 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삶의 결을 문학으로 단단히 채우고 싶다면,
이 100일의 시간을 한 번쯤 건너가도 좋겠다.
그 안에는 필사로 머문 문학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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