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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위로 - 견뎌내면 오더라 결국 좋은 날이
서은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2025년2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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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몇 년 전, 이유 없이 불안하고 우울했다. 특별히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답답했다. 결국, 친구에게 톡을 보냈다. "나, 아무래도 마음이 길을 잃은 것 같아..."라고. 친구는 "괜찮아. 미로는 아니니까."라고 답장했다. 그 짧은 글에 순간, 울컥했다. 그리고 마음이 놓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진심어린 위로였다. 길을 잃은 것 같아도, 결국엔 길을 찾게 될 테니까.
어떤 위로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어떤 위로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진다. 《시간의 위로》는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다. 위로의 말은 쉽게 건넬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심이 담긴 위로는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은 우리가 시간 속에 서서 자신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고,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는 모두 시간을 살아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막연히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나를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
시간은 때때로 우리를 속이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작가는 우리가 힘든 시간을 마주할 용기와 그 시간을 견디는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작가의 감정은 과하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내서 좋았다. 마치 ‘미로는 아니야’라고 말해줬던 그 친구처럼, 진솔하다.
이 책은 시간이 지나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흐릿하게 느껴질지라도, 이 시간을 견뎌낸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그리고 다시 길을 잃는 순간이 찾아오면, 밑줄 친 문장들이 시간을 지나갈 용기가 되어 줄 것이다.
● 결국 반드시 지나간다.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지나가고 나면 시간은 알려주지.
진정한 것은 결국 남고,
거짓인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6쪽)
● 있잖아. 너무 아픈 말이지만,
시간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 주는 시간이 있어.
그러니 딱 눈 감고 슬픔을 모른 척하고 놓아주자.(73쪽)
● 낡은 신발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낡은 생각을 돌아보는 사람이 될 것(162쪽)
● 내가 시간에게 배운 것은,
모든 것이 지나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중략)
지나간다는 것 하나를 인정하면
삶에서 인정하지 못할 것은 별로 없다.(227쪽)
● 한 권의 책을 가슴에 품으면 인생이 완성되고,
한 편의 시를 마음에 품으면 사람이 완성된다.(2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