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결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다. 인문학자들이 쓰는 학술적인 글과 일상적인 글. 우리의 위치는 대개 그 사이쯤 된다. 세계와 인간을 향한 관심에서 시작된 ‘읽기’는 번번이 그들만의 리그에 속하지 못하고 좌초되기 마련이다. 편집자면서 번역자인 저자는 그 이유를 수신자의 잘못이나 모자람에 돌리기 보다는 발신자의 태도나 능력부족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우리가 쓰는 많은 용어들이 과거 일본으로부터 아무런 고민과 성찰 없이 들여온 탓에 지금의 인문학 글 읽기가 많은 이들의 외면을 받는다고 일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