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묻고 세계의 지성 100인이 답하다
윌 듀런트 지음, 신소희 옮김 / 유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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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영상 하나를 봤다. 뭐냐하면 ‘생명 현상’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슬링키에 비유한 애니메이션이다. 위로 올라가는 방향(죽음)은 우주의 물리법칙이고, 아래로 내려가는 무지개링의 움직임은 살기 위한 세포의 복제 시스템인 것이다.

열역학 제2 법칙(엔트로피 증가)은 무심하고도 성실하게 우리를 위쪽으로 올려놓는다. 반면 하위계층의 세포들은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을 역으로 되돌리기 위해, 또한 무심하고도 성실히 공간을 나누고 에너지를 만들고 소비한다.

사건이나 상태의 확률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고립계에서 절대적이다. 이는 깨트린 컵이 다시 붙지 않는 것처럼 일방적인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우리 집이 점점 더 지저분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_-;;) 그렇게 보면 끊임없이 낮은 확률을 유지하는 생명이란 현상은 참으로 경이롭지 않은가?

세포의 고군분투를 뒤로하고 상위계층의 이성과 감정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깊은 고뇌에 빠진다. 뭔가 아이러니하다. 물에 떠 있기 위해 물갈퀴는 쉬지 않고 움직이는데 정작 오리는 왜 계속 물에 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격이다. 심지어 물에 빠져 죽으려고 한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사피엔스가 그렇게 진화한 것을.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추구:芻狗)로 여긴다지만, 그 중 일부의 추구는 의미를 찾는데 몰두한다. 설사 답이 없을지라도..

이 책에는 좋은 얘기들이 많다. 사실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읽는 사람의 마음에 몇 구절이라도 들어오면 그걸로 족할 것 같다. 뭐.. 안 들어오면 또 어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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