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영상 하나를 봤다. 뭐냐하면 ‘생명 현상’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슬링키에 비유한 애니메이션이다. 위로 올라가는 방향(죽음)은 우주의 물리법칙이고, 아래로 내려가는 무지개링의 움직임은 살기 위한 세포의 복제 시스템인 것이다.⠀열역학 제2 법칙(엔트로피 증가)은 무심하고도 성실하게 우리를 위쪽으로 올려놓는다. 반면 하위계층의 세포들은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을 역으로 되돌리기 위해, 또한 무심하고도 성실히 공간을 나누고 에너지를 만들고 소비한다.⠀사건이나 상태의 확률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고립계에서 절대적이다. 이는 깨트린 컵이 다시 붙지 않는 것처럼 일방적인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우리 집이 점점 더 지저분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_-;;) 그렇게 보면 끊임없이 낮은 확률을 유지하는 생명이란 현상은 참으로 경이롭지 않은가?⠀세포의 고군분투를 뒤로하고 상위계층의 이성과 감정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깊은 고뇌에 빠진다. 뭔가 아이러니하다. 물에 떠 있기 위해 물갈퀴는 쉬지 않고 움직이는데 정작 오리는 왜 계속 물에 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격이다. 심지어 물에 빠져 죽으려고 한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사피엔스가 그렇게 진화한 것을.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추구:芻狗)로 여긴다지만, 그 중 일부의 추구는 의미를 찾는데 몰두한다. 설사 답이 없을지라도..⠀이 책에는 좋은 얘기들이 많다. 사실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읽는 사람의 마음에 몇 구절이라도 들어오면 그걸로 족할 것 같다. 뭐.. 안 들어오면 또 어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