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지하게 동물복지에 대해 고민한 건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과 <동물해방>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냉철하면서 날카로운 그의 글은 마치 죽비를 든 스님처럼 날 얼마나 내리치던지. 정말 아팠다.(-_-;) 감정적 기름기를 쫙 뺀 그의 논리는 단순했다. 육식은 엄연한 종 차별주의적 행동이고 제러미 벤담이 말했듯이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것. 이 이상 어떤 논리가 필요하겠는가?⠀이 책은 싱어 형님보다는 훨씬 온화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비거니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만화라서 읽기도 쉽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참고 자료도 충실하다.⠀인식과 실천의 공극은 작을수록 좋다지만 채식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저자가 말했듯 각자의 철학과 삶에 방식에 맞게 천천히 비건이 될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나에게도 너에게도 우리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