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
백승주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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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 란 러시아의 문학 비평가 및 작가인 빅토르 쉬클로프스키가 개념화한 것으로 일상의 친숙한 사물이나 대상을 알고 있는 바가 아닌 낯설게 지각되는 대로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세계에 대한 굳어진 인식은 정형화되고 단일한 자아로 수렴되며 이런 변하지 않는 자아에 대한 망상은 평생 우리를 괴롭힌다. 따라서 “낯설게 하기” 란 단일한 주체에 대한 신화를 거부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아에 대해 일깨워 주며 생의 감각을 좀 더 예민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언어로서 존재하는 인간이 언어를 잃게 되면 어떻게 될까? 문맹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쉬이 “낯설게 하기” 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외국 생활을 쓴 에세이는 늘 우리에게 그러한 간접경험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작가가 중국에서 낯설게 지각하는 그대로의 감각을 명색이(?) 언어학자의 시각으로 우리에게 전해준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러한 지각에서 발화되는 삶과 역사에 대한 (수 없이 반복되고 변주되는 ‘같은’ 이야기들이 빠뜨린)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한 듯 느껴질라치면 끊어내는 미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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