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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황현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평점 :
<청소년/ 소설 / 대한민국>
![interpark_com_20120814_203202.jpg](http://blogfiles.naver.net/20120814_241/white09blue_1344943940776LcPrn_JPEG/interpark_com_20120814_203202.jpg)
제 16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작가가 처음 된 사람들은 어떤 글을 써서 당선이 되는 걸까 궁금했고 도서관에서 펴보았을 때 주인공의 이름이 태만생이라는 아주 독특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태만생.
아버지 태평대. 만생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인 엄마와 아빠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로 결정한다. 만생이는 고3때 취업을 하기로 했고 대학도 가야하고 군대도 가야 하니까 남으란다. 그를 위해 옥탑방(만생이는 그를 만생호라 한다)을 구해주고 원래 집에서 나오는 월세 35만원으로 생활하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식사때마다 먹던 멸치는 꼭 미국으로 부치라 말하는 아버지.
만생은 쾌재를 부르며 혼자 살 날을 기뻐한다. 취업한다고는 했지만 친구 태화와 함께 이태원에서 짝퉁 삐끼와 배달원으로 알바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알바하기로 한 날 만생이는 부모님에게 검은 캐리어가방을 25만원을 주고 구입해 선물을 드린다. 그 안에 들어가보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것을 보고 사진을 찍은 만생이..
태화
만생이의 완전 절친. 나중에 어이없게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생이의 마음속 연인 오선과 키스 하지만 느낌이 없었던지 오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않아 오선을 중국으로 떠나게 해버리고 만다.
이태원에서 짝퉁가방 삐끼로 지내다가 만생이가 나중에 실수로 경찰에 걸리게 했을 때에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다. 의리있는 놈 ㅎㅎ
오선과 유진
중학교때 오선은 태화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고생이 이상형이라고 한다. 순진한 만생은 공고로 가고 그 후로 오선의 이상형은 공대생으로~ 그런데 그 후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이 왔을 때 함께 다녀주는 현지처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공주대접 받던 아이가 왜 그렇게 되었을까..
유진은 만생의 집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101-9번지 근처에 사는 아이로 술마시다 만생과 일을 치룬다. 그 후에 만생 옥탑방에서 오선과 태화가 키스하는 것을 본 만생과 또 일을 치르고.. 둘은 아마 연인이 된 것 같다.
만생이를 묘사한 부분들이 너무나 생동감 있어 처음에 이야기 속으로 쑥 빨려들어갔다. 인물 묘사가 정말 잘 되어있고 이야기도 잘 이어진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알바를 하며 지내다가 무언가 잘 되려는 사건이 빵 터져서 올바른 아이로 변하는 성장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부모님을 미국으로 이민 보낸 만생이는 태화와 이태원에서 짝퉁 삐끼 알바를 하다가 경찰에게 걸린다. 그때 아파서 쓰러진 만생이는 병원에서 눈을 뜨고 그 때 뉴스에서 강릉에서 검은 캐리어 가방에 두 남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것을 보는 만생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과연 그것이 그의 부모님일까.. 미국에 도착했다고 연락도 없었던.. 어느날 걸려왔으나 받지 못한 033의 번호가 부모님이었을까...
(033은 강원도 지역번호다..) 강릉까지 가서 부모님이 계신 곳을 찾아보려했지만 거기서 미미형님(성전환 수술을 한 가수)의 나이트 광고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가기로 한다. 부모님은 어디 계신지 만생이는 알아보지 않기로 한 걸까 두려운걸까..
앞으로 만생이가 살아갈 앞날은 어떨까.. ? 아마도 죽을만큼 아프지 않은 만생이는 잘 지낼 것이다. 직접 월세를 받으러가서 당당하게 집주인 행세를 한 것처럼. 동네 개 봄이와 함께, 유진이와 함께 앞으로 잘 지낼것이다..
마지막에 좀 더 잘 마무리 되어 부모님이 어떠신지 만생이가 어떻게 헤처나갈지 알려줬다면 더 좋을것 같다.
앞은 탄탄하게 쑥 빨려가듯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뭔가 탁 놓은 느낌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읽은 성장소설~
태화야.. 나 아파..
그래.. 알아.. 하지만 죽을 만큼 아프지 않잖아..
죽을 만큼.. 아프진 않으니까 내 아픔에 대한 값은 대략 오십만원쯤이거나 이십오만원 정도 되겠다..
누가 정확한 값을 매기는지는 알 수 없다..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