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안나"

안나가 누굴까? 안나는 바로 우에무라 나오미와 처음부터 끝까지 북극권 12,000km를 같이 여행한 썰매개의 이름이다. 여자라는 뜻을 가진 안나. 그를 고르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안나에게 코츠뷰의 불빛을 보여주기까지 1974.12-1976.5월까지 함께한 시간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산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오르는 것은 힘들어하고, 혼자서는 다른 지역 여행은 꿈도 못 꾸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불어넣어주는 책이었다. 단독으로 썰매를 타고 야콥스하운을 출발하여 1년 반 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는다. 허허벌판,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개들이 고삐를 풀고 도망가버려 '난 여기서 죽는구나'라는 심정으로 있을 때, 그때 멀리서 달려오는 안나와 5마리의 썰매개들. 그들을 봤을 때 아마도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겠지.. 정말 고마웠을것이다. 그리고 썰매와 함께 물에 빠졌을 때 추위도 잊어가며 썰매를 꺼내고 개들을 구하는 모습에서는 손에 땀을 쥐었다. 캐나다령으로 들어오면서는 그나마 죽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백곰들을 만나 위기에 처할 뻔 한다.

 

순간순간이 힘들어 보이고 땀이 바로 고드름이 되는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왜 고민이 없었겠는가. 밤이면 다시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아침이면 힘을 내어 개들을 채찍질한다. 처음에 길들여지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마음이 맞아가는 나오미와 썰매개들의 스토리도 감동적이다.

그런데 그 개들은 무슨 죄인가.. 하루 종일 달리기만 하고 먹을 것도 잘 못 먹고 마을에 들러 쉬게 되면 또 다시 힘겹게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 사이 그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허리밴드에 쓸려 피가 나기도 하고 발이 다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썰매개들. 그들의 운명이 어런 것일까ㅠㅠ 자신에게 돌아와준 개가 결국 죽었을 때 어쩔 수 없이 그 개를 먹을수 밖에 없었던, 최소한만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의 마음이 안쓰럽다.

 

나오미가 사람이 없는 기나긴 바닷길, 산길을 거쳐 마을의 불빛을 보고 갈 때마다 그곳에 사는 이누이트들은 진심으로 나오미를 걱정하며 자신들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나오미가 파티를 열었을 때 그들이 들고 온 선물들, 마음이 담겨있어 더더욱 감동적이다. 우리가 아둥바둥 사는 것과 상관없이 그들은 정말 행복할 것이다. 이누이트들처럼 여행자들에게 열린마음을 갖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분은 평생 산을 오르고 개썰매 여행을 하며 보내다가 마흔 세살의 나이에 실종이 되고 만다. 아.. 젊은 나이에 정말 안타깝다. 하지만 열정 넘치게 산 삶에 후회는 없으실 것이다. 첫 장에 나온 마크 트웨인의 말 "20년 후 당신은, 했던 일보다 하지 않았던 일로 인해 더 실망할 것이다. 그러므로 돛을 던져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는 것처럼 내 앞에 어떤 큰 빙산이 있더라도 죽기를 각오하고 한다면 후회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냈을 때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오미님도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에게 마지막이란 또다른 시작일 뿐이다' 라고.

 

더하는 말

(안나는 그와함께 일본으로 와서 새끼들을 낳고 동물원에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죽었겠지만..)

(이 분이 여행할 때 생일을 맞이했는데 어느 쪽은 34, 어느쪽은 35세라고 했다. 음.. 뭐가 맞을까?)

(에스키모가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걸 알았다. 이누이트라는 표현이 맞는 것일까?)

(오타 발견! : 146쪽 "보스개는 밤새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않았다. -> 앓았다가 맞을 것 같다)

 

자기계발서보다 마음의 일깨움을 주는 책을 만났다. ^^ 마음에 힘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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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07-1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스러운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