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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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무언가 마음아픈일이 생겼고 (그것들은 대부분 그들을 아껴주던 사람들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으로 인해 입은 마음의 상처를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 책전에는 그녀에 대하여를 읽었었는데 마지막이 충격적이라 이 책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 읽기를 미루다가 이 책 뒤에 "아무도 모르는 상처를 안고 있다면 아무도 모르게 이 책을 펼쳐보세요" 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펼쳐보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의 표지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하늘색이다. 그리고 바나나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이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도 이 책이 좋아졌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5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유령의집, 엄마!, 따뜻하지 않아, 도모짱의 행복, 막다른 골목의 추억

유령의 집

셋 짱과 이와쿠라는 대학 동창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났다. 셋 짱은 레스토랑의 딸, 이와쿠라는 롤케익 가게의 외동아들이다. 이와쿠라는 가업을 잇기 싫어 나와살고 있는데 그 집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유령이 살고 있다. 그 집에서 둘은 사랑을 나누고 다음날 셋 짱도 그 유령들을 본다. 그들은 평소처럼 부엌에서 찻주전자에서 물을 따르고 할아버지는 체조를 하고 그런다. 이와쿠라는 그 후 프랑스에 가서 파티셰 전문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만나지 못한 후 8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그 둘은 결혼하게 된다.

셋 짱은 무엇이든 천천히 배우고 깊게 익히는 사람으로 가게에서 쓰기 위해 도예를 배우고 메뉴를 쓰기 위해 서예도 배운다.

'무슨 일에든 지나치게 성실한 성격인 나는 모든 것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애썼다.' 이런 그녀의 자세가 마음에 든다.

엄마!

마쓰오카는 우연히 사내식당에서 카레를 먹었는데 그 안에는 해고 후 회사에 앙심을 품은 야마조에라는 사람이 약물(대량의 감기약)을 넣어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다행히 목숨은 건지게 되지만.. 마음에 상처가 되었는지 회사에 나갔는데도 정신은 나른한 상태로 지낸다. 그러다 다른 사람 대신 어느 작가를 만나러 갔다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여러가지를 묻는 것에 폭발하여 유리잔을 깨고 엉엉 운다. 그것을 보고 작가와 부인은 자신들이 배려하지 못했다며 급사과.. 그리고 회사 상관도 좀 쉬라고 괜찮다고 말한다. 그녀도 스스로 마음의 상처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쉬려고 한다. 이 때 그녀의 남자친구가 결혼하자고 한다. ^ㅡ^ 원래 같이 1년 정도 살아보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자신의 고집스러움을 깨닫게 되고 결혼을 하기로 한다.

엄마는 아빠보다 스무살이나 어렸는데 그녀가 네 살 때 심장발작으로 아빠가 죽고 난 후 엄마는 그녀에게 폭력을 가했다. 그리고 엄마는 아마 그녀와 격리되었겠지. 꿈을 꾸고 난 후 그녀는 눈물과 오열을 한 후 말끔하게 낫는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이 대개 하는 생각이지만, 아무 일도 없던 나날들이 그토록 여유롭고 평온한 것인지 나는 꿈에도 몰랐다.' 꿈을 꾼 후 그녀는 어디선가 아빠와 엄마 모두 서로에게 다정다감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자신의 세계를 긍정하게 된다. 앞으로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행복해질거라 여겨진다.

힘든 일이 있은 후 그 고통을 벗어나고 새로운 삶을 살기까지 그녀의 모습이 덤덤하면서도 잔잔히 그려져있다.

따뜻하지 않아.

이건 소설가의 이야기인데 그녀의 집은 책방이고 어렸을 때 만난 마코토는 얌전하고 의젓하고 몸이 약한 전통과자 가게의 도련님과 자주 놀며 친하게 된다. 마코토는 아빠가 바람이 나서 얻은 아들인데 그 집의 불빛을 보면 그녀는 마음이 편해지곤 했다. 어느날 마코토가 집에 돌아가기 싫어하던 날 도라에몽과 노비타처럼 내내 같이 있자고 하고 나서 돌아간 그밤에 마코토의 친엄마가 나타나 아빠를 칼로 찌르고 마코토를 데리고 절벽에서 추락해 죽게 된다. 그 후 그녀는 그와 한 대화들을 떠올리는데 사람이 살아가며 내는 불빛은 따뜻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정말 옷가게의 불빛, 모델 하우스의 불빛은 느낌이 없지만 사람이 사는 집의 불빛은 얼마나 따사로운지..

도모짱의 행복

5년 내내 좋아하던 사람이 이제 그녀와 함께 해주려 한다. ^^ 열 여섯 살 때 강간을 당하고도 남자를 경계하지는 않는다. 도모짱은 미사와씨를 오래오래 지켜보며 좋아해왔고 잘 되려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쓰는 또 다른 소설가가 있다. 그 사람은 신인가?? 하지만 신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언제든 도모짱을 보고 있다. 비서의 유혹에 넘어가 이혼을 한 아버지를 볼 때도, 강간을 당할 때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하지만 그녀는 뭔지 모를 것에 안겨있었다. 그래서, 도모짱은 언제나 혼자가 아닐 수 있었다.

우리도 무언가에 안겨있을 것이다. 부모님의 사랑이나 따뜻한 바람같은 것들..? 그래서 안정된 마음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닐까?

막다른 골목의 추억

여기서 막다른 골목은 이중적 의미인것 같다. 철썩같이 믿던 약혼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혼자 지내려던 요코야마 미미는 외삼촌의 가게 '막다른 골목'의 2층에서 혼자 지내게 된다. 그 가게에서 일하는 니시야마를 만나면서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여기서도 노비타군과 도라에몽이 나오는데 그 둘은 행복한 모습이다.

니시야마는 어렸을 때 아버지 때문에 연금에 가까운 생활을 하다 영양실조로 죽을 뻔 하다 살아나 친척 밑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그에게 예지력도 있다고 생각하는 듯.. 그렇게 마음이 편해진 미미는 어느날 약혼자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그 말을 하고 싶어했다는 것도 깨닫는다. 그 돈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그 돈으로 좋은 일을 한다 생각하면 빛나는 이미지인데 그것을 미끼로 약혼자를 만나게 된다면 시커멓고 꺼림칙한 것이 되는 것.. 같은 돈이 갖가지 색으로 변하는 것이라면 최대한 좋은 색만 상대하고 싶었다.

그렇게 그렇게 마음을 추스리고 떠나려는 날 니시야마는 약혼자에게 가서 차를 받아온다. 왠지 꺼름직할것 같지만 니시야마가 세차를 다 해주었고 그가 있는 덕분에 그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한다. 공원으로 가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커피를 마시고.. 행복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니시야마와 전화를 하게 되었을 때 다시 못만날 것을 알지만 그 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이 책 어느 부분인지 모르지만 우리의 인생은 거미줄 같은 것으로 보호되어 있어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검은 굴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준다고 한 것, 내 주변에 소중한 것들이 원처럼 둘러 쌓여 날 보호해주고 있다는 것들.. 그런 것들을 읽으며 내 삶도 주변 람들의 사랑으로,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로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부모님의 사랑이 제일 크겠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사랑도. 내가 그들의 원이 되어주고, 따뜻한 바람이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 나도 그렇게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중에 마음이 제일 밝아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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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쟁이 곰 파랑이가 쿵!
엘리 샌달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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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태어날 아가를 위해 읽어줄 책이에요. 흉내쟁이 곰 파랑이가 쿵~ 제목부터 재미있죠?

책을 보고 마음에 들었어요. 크기도 크고 색감도 좋거든요.

아가는 신생아 때 파랑 계열을 보지 못한다지만 3개월부터는 색을 구별할 수 있으니 대비가 잘 되는 파랑과 황금새의 색이 어우러져서 좋네요.



 

흉내쟁이 곰과 황금새는 친구에요. 그래서 곰은 황금새를 많이 따라하지요. 하지만 황금새는 그게 싫은지 자꾸 따라하지 말라고 하며 도망을 다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 잖아요? 친한 친구가 뭐 하면 금새 따라하고 그대로 하고, 그 친구는 따라하지 말라며 도망다니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아이들이 따라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건데 말이에요.

곰은 황금새를 따라 날개도 파닥거리고, 뒤뚱거리며 걷고, 나뭇가지에 올라가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나오는 말들이 의성어, 의태어가 많아 아기가 좋아하고 잘 배울 것 같아요. 엄마가 읽어줄 때 흉내를 내주면 더 좋겠죠?

곰은 황금새를 따라 날아보려 하다가 나무 밑으로 쿵~ 떨어지고 맙니다. 황금새는 날아가버려요. 너는 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떠난 황금새는 행복할 것 같아 보이지만 금새 외로워지고 만답니다.

혼자인 황금새는 파랑이를 찾으러 가요. 그리고 파랑이를 만나 말하지요

"곰은 새와 달라. 그렇지만 좋은 친구는 될 수 있지"

 


 

곰의 넓은 등 위 부드러운 털 안에서 황금새는 행복해요. 둘은 아마 앞으로 오래오래 친구가 되겠죠?

아이들이 따라하는 행동을 이해하고 그런 친구와 우정을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책 같아요. 자기가 싫어도 그 친구가 없다면 외로워진다는 것도 알게 되겠죠?

전 이 책을 외울때까지 읽어주고 싶은데 그럼 아가도 여기 나오는 의성어나 의태어 등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고 그림도 친근감 있으며 색감도 좋고, 입말처럼 읽게 되어 좋아요~

이 책에 첨부로 영어로 된 책도 있어요. 이 것은 두 살은 되어야 읽어줄 수 있을것 같네요. 같이 있어서 더 좋아요~

원서를 읽는 느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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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는 임신출산책 - MBC 한준호 아나운서의 임신 출산 육아 노트
한준호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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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책을 많이 보려고 열심히 노력중이다. 이 책은 신랑에게 읽게 하려고 도서관에서 빌린것!

그런데 정작 신랑은 중요한 부분, 필요한 부분만 본다며 곰새 읽고 쇼파 아래로 내던져졌다. 큼큼.. 그래서 나라도 읽자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한 책.

다른 책들은 모두 엄마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아빠는 많이 도와주라는 말만 반복해서 하고 있는데 이 책은 주인공이 아빠라 아빠 입장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임신 초기부터 중기, 후기까지. 그리고 출산과 산후조리, 아이의 돌까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인 한준호 아나운서는 결혼 11년차로 현재 아이가 3이다. 셋째는 아직 뱃속에~ 준비되지 않은 첫째 임신, 계획적인 둘째를 임신했지만 전치 태반으로 제왕절개를 했던 일. 그리고 얻은 셋째까지.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아주 편하게 들려준다. 왼쪽 페이지는 자신이 겪은 일, 오른쪽 페이지는 그것과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는 형식이다.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어 읽기 쉽고 남자들을 위한 책이어서인지 이해하기도 쉽다.

다만 다른 육아서들을 읽었던 나로써는 다른 것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다. 깊이 있는 내용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아빠를 위한 책으로 엄마들이 하나하나 설명해주기 힘들때 가볍게 읽으라고 주기에 알맞은 책이다.

이 책에서 아내를 위하라는 반복적인 메세지가 남편에게 잘 전달되면 좋으련만! 아내를 감동시키는 방법이나 아내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방법들이 잘 나와있다.

산후조리 할 때에도 한달내내 같은 미역국을 먹는다거나 산욕기 동안 참는 것들을 신랑이 잘 알아둔다면 아내에게 서운해하는 일없이 잘 위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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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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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신경숙 님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나서 마음이 참 쓰렸다. 다른 소설은 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은데 그 책은 너무 마음이 아프게 끝났었기 때문이다. 왠지 이 책도 그럴 것 같아 쉽사리 책을 보지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싶어져 이 책을 읽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인데 다른 책과 처음 부분이 비슷해서 이 책부터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다른 책들보다 빨리 읽게 되었다.

8년만에 연락온 명서의 전화를 윤이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8년만의 전화에도 어디야? 라고 물을 수 있는 사이. 그 둘은 그렇다. 연락을 한 이유는 윤교수가 죽음이 가까워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래서 난 윤교수와 정윤과 사귀었던 사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으니 그런게 아니었다.

이명서, 정윤, 윤미루, 단이의 이야기.. 낙수장(채수)과 윤교수도 나온다.

윤이는 대학에 들어간 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돌연 휴학을 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1년을 지낸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맨 뒤에 앉은 이명서와 윤미루.. 윤교수의 타자를 쳐주게 된 윤은 그의 교수실에서 윤과 명서, 미루는 만나게 된다. (교수실에는 33살 이전에 죽은 작가들의 책을 뒤집어 꽂아놓고 있었다. 그것이 마지막 부분과 연결되다니.. 그땐 아무 의미를 몰랐었는데..) 그땐 그저 짧은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는 미루는 윤교수의 시집을 읽고 윤교수의 강의를 듣고 싶어 이 학교로 왔던 것이다. 그녀의 손이 화상을 입은 것을 보고 교수는 손의 상처에서 벗어나라고 말해준다. 어쩜 저리 잘 말하는 걸까..

정윤은 다시 대학에 오면서 많이 걷기로 하고 집으로 걸어가기 위해 오는 길에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 휩쓸린다. 무릎은 찢어지고 가방과 운동화를 잃어버린 상태로 명서와 마주하게 된다. 명서는 그녀를 업고 그녀의 집까지 간다. 그 길에 미루를 불러 신발도 신게 되고..윤의 집에 도착해서 같이 밥을 먹는다. 그때 미루는 자신이 먹는 것을 모두 적는다. 아주 자세하게.. 그 노트에는 나중에 그 셋이 이야기를 돌려적는 것도 되고 단이가 읽고 언젠가 그림을 그려준다고 하는 노트도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윤교수의 그 책꽃이에 꽃힌다.

그렇게 셋은 친해졌고 낙수장과 더불어 서울을 많이 걸어다녔다.

윤미루 - 그녀 손의 화상은 그녀 언니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미래는 발레를 하였는데 외할머니댁에 가던 날 아무도 없는 할머니댁의 문을 열려고 하다가 미루가 던진 송곳에 무릎을 찔려 다신 발레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대학교에 가서 에밀리라는 고양이를 키우며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사람을 만나고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그런데 미루와 명서와 저녁을 먹기로 한 날 그는 실종되고 만다. 그 후 미래는 그를 찾아 떠나게 된다. 그와 함께 실종된 여러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어느날 미래는 미루와 목욕탕을 다녀온 후 시위를 하는 곳 앞 건물 옥상에서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자살을 하게 된다. 그것을 보고 말리려던 미루는 손에 화상을 입게 된 것.. 그 후로 미루도 그를 찾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사계절 내내 언니가 입은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서..

정윤 - 어렸을 때부터 단이와 지냈고 명서와 점점 사랑이 싹트게 된다. 하지만 단이와 미루가 죽은 이후 그들은 가깝지만 먼 사이처럼.. 그렇게 멀어진다. 항상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멀어진 후 8년만에 윤교수의 죽음 때문에 연락이 닿게되고 그가 준 갈색노트를 다시 꺼내보게 된다. 그 노트의 맨 마지막에 쓰여있는 글 언.젠.가.언.젠.가.는.정.윤.과.함게.늙.고.싶.다.는 그의 글을 보고 한 문장을 더 써 넣는다. 내.가.그.쪽.으.로.갈.게. 아마 그 둘은 그 후 만나게 되어 행복하게 늙어가겠지.. 하지만 그녀가 단의 편지에 답장하지 않은 것은 정말 원망스럽다. 친구라도 답장은 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가 죽은 후 쓴 그녀의 답장은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은가..

단 - 정윤의 어렸을 때 친구..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려고 한 것 같다.. 군대를 가기 전 윤과 미루, 명서와 며칠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윤을 사랑한 것 같은데.. 그를 면회온 윤과 하룻밤을 지냈으나 아무일도 없이.. ㅠㅠ 고백도 못한 단이 불쌍하다. 단은 군대 특전사에서 근무하다 허리를 잘못맞아 해변가의 군대로 나왔으나 총기 사고로 죽는다... 아.. 정말 마음이 아프다. 왜 죽음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 걸까..

명서 - 미루,미래와 한 집에서 살던 목욕탕집 아들. 번듯한.. 눈썹이 짙은.. 미래를 찾는 일을 하는 미루를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윤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여러 시위대에서 사진을 찍어대던 사람. 나중에는 사진작가가 되고 100명의 사람을 안아보는 것을 시도하다가 그것을 찍은 사진전을 연 사람..

미루 - 미래언니에 대한 죄책감이 컸던 것 같다. 언니가 죽은 후 자신이 그 사람을 찾으러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나중에 윤을 만나 마음을 다잡고 윤과 명서, 미루 셋이 예전의 집에 살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그 집을 팔아버리면서 그 꿈은 날아가버린다. 그 후 미루는 자주 연락이 끊겼고 어느날 죽었다는 연락.. 그녀는 거식증에 걸려있었는데 예전 외할머니 집에 살면서 굶어서 죽은 것 같다. 그 동안 정윤과 명서는 무엇을 했는지 서로 또 죄책감에 시달린다. 미루가 그들과 윤교수에서 쓴 편지들은 읽히지 못한 채 미루의 노트에 붙여서 윤교수의 교수실에 꽃히게 된다. 미루는 윤교수를 사랑했으니 거기 있는게 더 좋을 것 같다.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녀의 편지를 읽지 못한게 안타깝다.

이 네 사람 중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싶다. 작가는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을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데 죽음 없이 오래 마음에 남는 행복한 이야기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이야기는 너무 흔해서 안 쓰신건가.. 어지럽던 시대에 만나 의문사한 남자와 단이.. 그들 때문에 목숨을 잃은 미래와 미루.. 마음이 아프다. 그들을 지켜본 윤과 명서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만난 윤과 명서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엔 윤교수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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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0-10세 아이 엄마들의 필독서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무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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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나 이 책의 하얀 표지와 웃기는 제목에 반해 읽게 되었다.  너무나 솔직한 이야기에 첫장부터 너무나 충격적이긴 했지만 바로 적응하고 재미있게 읽게 된 책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아이를 대하고 키워야 하는지 자신의 힘듦과 마음가짐을 이야기해주어 나도 이런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넓은 시야를 갖고 키워야지.. 하고 다짐하게 해주는 책이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구요' '조금 더 알아보구요' 등의 단어는 나와 아주 친하다. 그런데 이러다가 시작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나를 콕콕 찍어가며 해주는 말 같아 마음에 더 와닿았고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몇 백원 더 아끼겠다며 밤새도록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들락거리고 눈이 퀭한 상태로 내일 결제하겠다며 로그아웃하기를 여러번. 이런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럴 시간에 쿨하게 빨리 결제하고 그 시간에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주라는 하은맘님의 너무나 옳은 말씀!

 

 여러가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하은맘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책육아가 아닐까 한다. 한달에 전집 한 질 들이기! 정말 어려운 일 같지만 남들이 다 산다는 비싼 전집이 아니라 중소기업 전집이라도 중고로 사주어 아이들에게 많이 읽어주는 것이다. 밤 12시가 넘어서라도 읽어주고 읽어주다보면 아이 스스로 읽는 순간이 오게 된다. 영어도 마찬가지. 아이의 주변에 항상 노출시켜주고 읽어주고 영어CD 듣게 해주다보면 어느 순간 영어가 트이게 된다. 그러니 아이들 학원 보내느라 뼈빠지게 고생하고 아이들이 영어 싫어하게 하지 말라. (구체적인 영어 교육 방법과 책의 추천도 적혀있어 매우 유용하다)

 

 하은맘은 아이가 7살정도 될때까지 끼고 키우며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저절로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그동안 보내지 않았던 피아노도 남들이 배운 분량 금방 따라잡고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맞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렸을 때 굳이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아이가 할 나이가 되면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잘 놀아야 커서도 공부 잘 하고 사회에 적응도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들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가며 내 아이가 뒤쳐질까 안달복달 하는 것이다. 초등 아이 올백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니 천천히 여유를 갖고 가자..

 

 그리고 책육아 말고 절약과 엄마의 행복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시간이 돈이니까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면 쿨하게 돈 더내자. 타은행 CD기에서 돈찾기나 배송료, 주차료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월급의 50%는 무조건 절약하고 카드는 무조건 잘라 버리고 마트는 가지 말자 등등.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아이들도 없이 키워야 나중에 잘 큰다는 주장이 ㅎㅎ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 것은 당연한 일. 엄마도 아이와 함께 1년에 50권의 책을 읽고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도 육아서를 놓지 말아야 한다. 엄마가 피곤하지 않아야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줄 수 있고 놀아줄 수 있으므로 아이가 잘 때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목숨걸지 말고 함께 자자.

 

 마지막 부분에 엄마들에게 추천해줄 책들과여기 나온 물건들의 할인쿠폰이 들어있다. 오오~ 여기 나온 쇼파와 책꽃이, 투명 독서대 사야지하고 마음먹었는데 잘 활용해야겠다.

자책은 짧게! 다짐은 빠르게! 실행은 즉각적으로!  나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하은맘 추종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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