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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즐거움 - 아날로그 시스템과 사운드의 모든 것
최윤욱 지음 / 예솔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아날로그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아날로그의 즐거움』.
이 책은 아날로그 정보를 모으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저자가 고군분투하여 조금씩 입수, 정리한 정보들과 최근에 접하게 된 아날로그 전문 서적을 바탕으로 초보자에겐 아날로그 입문 가이드로, 마니아에게는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정보들을 명쾌하게 해설, 정리해줄 지침서이다.
『아날로그의 즐거움』의 저자 최윤욱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십여 년째 개업의로 활동 중인 한의사로 그의 이력은 여느 한의사와는 좀 별다르다. 대학시절 중국철학, 독일철학, 분석철학에 심취했으며 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에 매료되었고. 졸업 즈음에 클래식 음악과 오디오를 만나 지금까지 취미로 계속해오고 있다는 그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 하이텔 ‘하이파이동호회’를 시작으로 현재 하이파이넷(HIFINET.CO.KR) 필자로 온라인 활동을 해오고 있다.
턴테이블만 4대를 보유하고 있는 골수 아날로그 마니아이자 선반과 밀링 등 공작기계로 아날로그 관련 부품을 손수 가공하는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그는 이 책에도 그의 레코드에 관한 전문지식이 녹아져 있어 이 책은 아날로그 오디오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거부할 만큼 전문서적으로 보인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은 저자가 오디오와 인연을 맺게 된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여 아날로그의 기본 원리와 LP 제작 과정, 턴테이블 고르는 방법, 턴테이블 구조와 톤암, 카트리지, 승압트랜스의 원리와 구입 시 주의점, 그리고 빈티지에서부터 최근의 하이엔드 아날로그 시스템 등을 두루 설명하고 있는 두툼한『아날로그의 즐거움』은 전문지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각종 도표와 그림, 저자가 직접 찍은 상당량의 사진들을 수록하고 정리되었다.
레코딩의 역사는 이제 겨우 100년이 조금 넘었다지만,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화하는 메커니즘의 발전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과 전 세계의 인터넷망이 확산,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오늘날의 레코딩 산업은 위기에 처해졌다. 콤팩트 디스크(CD)에 이어 MP3 등의 등장으로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가 일반화되면서 이제 우리들은 더 이상 아나로그 LP판을 돌아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CD까지...
한때 LP 소리가 더 좋네 CD음감이 더 좋네 친구들 사이에 논란도 벌이면서 각자의 음감에 따른 차이에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었는데 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이 있어 나같은 아마추어가 오랜 시간동안 논쟁을 벌이기엔 역부족이었고 점점 레코드가게에서 사라져 가는 LP의 흔적은 많은 아쉬움과 떰핑으로 넘어가는 천덕꾸러기로 돌변한 물건으로 LP의 딱한 신세가 아쉽기도 했었지만 어쩌겠나... LP도 없어지고 턴테이블도 이젠 더 이상 구하기 어려워 청계천 상가의 중고점에나 가야 겨우 찾아볼까 나같은 아마추어는 중고를 사서 고장이라도 나면 부속품하며 바늘이며 어디서 구하나 싶어 오래 전 나도 고장난 오디오를 처분해 버렸다.
그나마 LP의 먼지로, 흠으로 간혹 떨컥 거리며 작은 소음을 내며 돌아가는 정겨운 소리도 듣지 못하게 되었으니 가끔 그 음질의 추억으로 비오는 날이면 가끔 회상에 젖기도 한다. 이제 남은 건 얼마 남지 않은 LP판과 CD 뿐으로 이젠 MP3를 듣느라 한 구석에 쳐박아놓고 언젠가 독립하면 꼭 오디오를 구입해서 혼자 넉넉히 들어야지 하고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고물딱지’ 취급을 받으며 일반인들로부터 잊혀지고 있던 아날로그 시스템과 LP 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더니 급기야 ‘붐’이라고 지칭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니... 정말 사람들의 변덕?은 종잡을 수 없다.
아날로그 회귀 현상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디지털 소스를 중심으로 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좋은 소리를 감상하려면 꽤 많은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데, 빈티지급 아날로그 시스템은 그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소리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라고 한다.
즉 저렴한 가격으로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에 비해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디지털로만 음악을 들었던 젊은 세대들이 아날로그 특유의 음악성에 점점 호감을 느끼고 있고 아날로그를 접고 디지털로 전향했던 오디오 애호가들이 다시 아날로그로 귀향하면서 저가의 보급 기종은 물론 고급 기종 거래 시장에 탄력이 붙으면서 아날로그 붐에 더욱 열기를 가하게 된 점도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 부터 대형 전시회를 가게 되면 꼭 LP판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간편한 오디오가 나와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물어보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엔 가격이 비싸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조금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점점 보급 또한 늘고 있다니 나로선 고이 간직했던 것들을 다시 꺼내서 들을 수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옛 추억과 풋풋한 향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온다니 『아날로그의 즐거움』을 참고서 삼아 보면 좋을 듯 하다.
그동안 오디오에 관심이 많이 떨어져 정서적 결핍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아날로그의 즐거움』을 보니 다시 새로운 감성이 새록 새록 솟아나는 듯한 착각에도 빠져보며 정갈한 오디오 북을 펼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