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
서정희 지음 / 마음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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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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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 그것은 공감대의 폭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달리 표현해서 늙는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문득 가져본다. 이유는 10대, 20대, 30대, 40대의 관심도의 척도가 확연히 달라지고 따라서 그 관심도의 범위와 폭이 점점 줄어들고 깊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것은 나만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불과 몇 년 전의 세상에 대해서 내 주변의 것들에 대해 모든 것들이 나의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간혹 내 자신이 이제 세상을 조금 안 것뿐인데 그것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고 ‘교만’해진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을 달리 가져보기도 했지만 내가 세상을 다 알아서 그런 것은 아닌 ‘알아야 할 것과 알지 않아도 될 것’들을 뭐랄까 이젠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조금 터득했다고 표현해야 할까. 뭐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기엔 표현에 대한 능력부족이라 내 맘을 속 시원히 말할 순 없지만 어쨌든 구분의 능력은 조금 생겼다는 것이라 말하면 될 것 같다.

전에는 세상에 보이는 것들 남들 하는 것들 모든 것들을 다 알아야 남에게 뒤처지지 않고 세상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늘 조바심으로 인한 안달복달에 내 자신을 참 힘들게 했었다. 사실 내 자신을 뒤 돌아보고 내 안의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려고도 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내 자신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냥 난 부모님의 은덕으로 세상에 뚝 떨어진 하나의 개체에 불과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내 안의 ‘내’가 소리를 지르고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를 봐 달란 말이야!

그리고 난 커다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기 시작해 결국엔 내 자신이 끝이 보이지 않은 사막 한 가운데 구덩이에 턱 끝까지 모래에 잠겨 얼굴만 모래 위에 내 놓은 꼴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 지경이 된 나 자신은 사막의 모래바람과 기온의 격차로 숨도 쉴 수 없었고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린 듯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때서야 난 비로소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많이 늦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가 시작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난 홀로 내 자신을 다독거렸다.

“이제 제2의 인생의 서막이 시작되려는 태동의 고통이라고.”.

그리고 이제 인생의 항로를 유랑하던 ‘나의 배’를 다시 정비하고 버릴 것과 담아야 할 것들을 다시 정리하기 위해서 잠시 쉬어야 한다는 것을. 저자의 아내가 별거 중에 마음속에 있는 거운 돌을 조금씩 덜어내고 대신에 믿음의 빛을 채워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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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에는 마음의 고삐를 늦추고 한 호흡 쉬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자면 세상 모든 일을 내가 다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착이 강해 포기를 모르는 사람은 그만큼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네 가지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맹점, 감정의 맹점, 행동의 맹점, 영혼의 맹점이 바로 그것이다.’ (99페이지)

이 문구를 읽으며 내가 한창 사춘기였을 때 나의 부모님 나이가 40대였었다는 것을 계산해 보건데 왜 그 당시 부모님의 짜증이 점점 늘고 힘겨워 하시고 서운한 것도 많아졌는지 이제야 깨닫게 된다. 자식은 자식대로 사춘기의 고비를 넘기느라 예민할 나이이고 부모님은 한창 전성기였지만 잠시 쉬고도 싶었던 나이에 자식과 조부모의 사이에 끼여 당신들의 삶은 돌아보지도 못한 채 삶의 무게를 등에 가득 짊어진 채 책임감으로 앞만 보며 살아가야 했던 시절.  세상은 돌고 돈다던가. 나이가 드니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차리기 시작하다니...

“너도 내 나이 돼 봐라.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한국에서의 40대. 우리나라에서는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이고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가르치기 위해 노후의 안정된 생활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은 잠시 쉴 틈도 없는 삶의 여백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나이 대이다.

‘생각의 맹점과 사람의 변화는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말의 의미를 『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에선 노벨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전쟁무기를 팔아서 벼락부자가 된 노벨을 많은 사람들은 그를 졸부 수전노라고 불렀는데 그의 형이 죽었을 때 자신이 죽었다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하여 돈을 번 사람’이란 악평으로 오보가 나가면서 그의 인생은 커다란 충격과 그는 생의 전환점에 서게 되고 마침내 인류를 위한 위대한 사업을 계획한다. 그것이 바로 인류를 위해 계획한 사업 노벨상 제정이다. 이것을 저자는 사람 자체가 변한 것이라기보다 관계의 방식이 바뀐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는 환경, 직업, 파트너 등을 바꾸는 방법으로!

그렇게 바꾸지 못할 경우 주변 사람이나 자연과 어울리면서 감각을 유연하게 하며 호흡을 가다듬는 훈련(내가 잘 모르는 감정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덧붙이면서 그것이 어려우면 전문가의 상담으로 인한 도움을 받든지 그것마저도 어렵다면 달빛을 받으며 산보를 한다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치유를 받았다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나 얻었느냐는 계산은 햇빛처럼 밝은 곳에서 하는 것일 뿐, 잃는 것이 많아도 달빛 속에서는 크게 아쉽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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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의 이자로만 살아야지 원금을 까먹으면 끝이야” - 박경리-

중년이 되면 갈 길이 정해진다. 꿈을 위해 변신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그러나 40살이 되면 누구나 변신의 기회를 맞는다고 한다.

젊었을 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늙어서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이 현대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본다. 현대는 50대에 퇴직해도 최소 30년이란 긴 세월을 더 살 수 있다. 행복은 그 나이에 맞는 감각을 살리고 그 나이에 맞는 에너지를 교감하는 진행형 속에 있다. 그래서 행복은 고생 끝에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현재의 발견에 가깝다. (184쪽)

40대는 서른에서 10년이 지난 나이다. 그러니 제 눈으로 세상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 나이로 치면 열 살에 불과하다. 열 살의 나이는 앞으로 달리려는 욕망이 넘쳐 주변을 바라보기 어려운 나이이다. 어느 정도 실력과 자신감이 붙었으니 유혹도 많다. 그래서 공자는 불혹이라는 말로 감정 통제를 권했다.

그 뜻은 ‘쉼표’를 즐기며 새로운 ‘느낌표’를 열라는 것」 이다.

 

40이라는 나이!  제 2의 인생의 서막을 열어야 할 나이!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40대라는 안정적이면서 안정적일 수 없는 무언가에 늘 쫓기듯 살아가는 중년들에게 잔잔이 밀려드는  것 같지만 큰 물결의 파도가 처얼썩 모래사장을 치고 그 파도위에 보랏빛 저녁노을이 서서히 지는 그 때 불어오는 차가운 듯 하지만 차갑지 않은 바닷바람에 참잠한 마음이 동시에 느껴지는 쏴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인상깊은 구절
“자네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아! 나이가 들수록 그림이 젊어지는구먼.” 
그때 피카소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젊어지려면 그만큼 세월이 걸리는 법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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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를 찾아라! 판타지 여행
마틴 핸드포드 지음, 조원희 옮김 / 예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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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를 찾아라! 판타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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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가 너무 어려운 책을 골랐나?”

“이 책은 산만한 아이들에게 좋다는데”...

“기대가 너무 컸나봐.”

『윌리를 찾아라! 판타지 여행』이 책을 조카들에게 건넨 순간 잠깐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유는 유치원생인 조카들이 너무너무 활동적이라 그들은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서도 숙제를 하면서도 심지어 TV를 보면서까지도 그들은 잠시도 그들의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조금 전 먹었던 밥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금방 배고플 정도로!

그런 아이들에게 엄청 복잡하고 현란한(나도 중급이라 그리 어렵지 않으려니 생각했었는데 나도 윌리를 말로만 들었지 처음 만나는 것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헉!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윌리를 찾아라! 판타지 여행』를 내밀었으니 처음에 아이들은 와! 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어딨지? 어딨지?” 라며 숨어있는 윌리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어느 정도 찾다가 점점 찾기가 어려워지는지 또 다시 그들은 왔다 갔다하며 ‘딴 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건 집중해서 찾아야지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찾으면 찾기가 더 어렵다고 잔소리를 늘어놨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힘들어 고모. 조금 있다가 할게.” 라며 늘 하는 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하긴 내가 유치원생에게 뭘 바라겠는가. 단지 그들이 다시 하고 싶고 즐거워하면 그때가 이 즐거운 찾기 놀이를 하는 거지. 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아마도 첫 단계인 초급부터 시작해서 중급으로 왔더라면 익숙한 것이라 금방 집중 했을텐데.... 라며 나의 욕심을 자책도 하면서 유치원 다니는 조카가 “고모, 그 책 놔두세요. 조금 놀다가 할께요”라며 그래도 다시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기특해 한다.

어쨌든 나도 아이들이 옆에 없는 틈을 타 윌리를 찾으러 책을 들여다보니 개성있는 인물 하나하나가 표정들과 모습들이 너무 재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들에 작은 얘깃거리도 나온다는 것도.

거기다 멀대처럼 서있는 윌리는 더 웃겨 나도 모르게 그만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아마 아이들은 이런 작은 것들에도 하하하!라며 크게 한바탕 까르르 웃을 것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감돈다.




“이놈들아! 그만 놀고 얼른 고모랑 윌리나 찾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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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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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는 18세기 음악가로 빈의 유명한 음악 경연대회에서 베토벤에게 참패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다. 이 소설의 작가는 그 음악가의 이름을 자신의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고 작가 역시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루트비히 반 베토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작업은 베토벤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을 재구성하고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한다.




『10번 교향곡』은 樂聖 베토벤의 삶과 10번 교향곡을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팩션으로 음악을 소재로 한 팩션은 어떤 느낌인지 또한 10번 교향곡을 소재로 한다는 것이라기에 호기심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사실 팩션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어디까지가 작가의 꾸민 이야기인지 헷갈려 책을 다 읽고 난 후 왠지 작가에게 농락당한 듯한 느낌? 까지(사실 나의 지식의 짧음에 대한 변명) 들어 그 진실을 잘 모르면 참 많이 혼란스러워진다. 몇 년 전 다빈치코드와 또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 등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알고 있는 상식들과 다른 팩션 속의 내용들이 어찌나 사실 같던지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도 있어 팩션을 쓰는 작가들이 그 것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와 지식, 그리고 상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 감탄스러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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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스페인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마드리드에 있는 카를로스 4세 대학의 음악학 교수 다니엘이다.

그는 10번 교향곡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믿고, 있다면 200년 동안 묻혀있었을 악보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 다니엘은 특별한 콘서트에 참석하게 된다. 미완성으로 전해지는 ‘10번 교향곡’을 부분적으로 발견된 악보들을 모아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한 음악가 로널드 토마스의 콘서트였다. 그런데 콘서트를 마친 음악가가 다음날 끔찍하게 목이 잘린 채 마드리드의 공원에서 발견된다. 며칠 후 그곳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시신 머리에는 베토벤의 협주곡 ‘황제’의 악보를 담은 문신이 새겨진 상태로.

이렇게 소문으로만 알려진 베토벤 10번 교향곡을 발표한 로널드 토머스가 목이 잘린 채 발견되면서 그의 머리에 새겨진 음계 문신이 사건의 열쇠가 되고 『10번 교향곡』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토마스의 죽음에 관하여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음악집단인 '프리메이슨'이라는 집단이 쓰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콘서트를 열게 한 주인인 마라뇬도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 다니엘과 경찰, 그리고 10번 교향곡을 탐내는 자들의 두뇌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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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몇 안 되는 팩션의 대부분은 다소 두꺼운 분량의 책이어서 읽기에 인내를 요했었다. 다빈치코드처럼 책을 손에 놓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주 급박하고 숨 막히는 전개의 구성이 아닌 한 읽다가 지루해지기 쉬운데 그런 점에선 이 책 또한 다빈치코드의 명성을 따라가기엔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좀 긴 듯한 소설 전개와 뭔가가 더 전개될 듯한 사건의 실마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조금 있고 석연치 않아 보여 난 내가 책을 몰입하고 읽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어떤 것은 다시 앞 부분을 읽는 등 책을 읽는데 조금 고전했다. 끝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을 맺지만 『10번 교향곡』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작가의 음악적 지식과 소설적 상상력으로 그려내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 작품이었다. 단지 음악적 용어와 숫자적 개념 등이 음악에 문외한인 나를 끝없이 시험에 들게 하긴 했지만.

이 책의 또 다른 보너스는 한국어판 초판 한정본에 한해 조그만 ‘10번 교향곡’ CD가 책 맨 뒤에 붙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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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샤오민, 중국 경제를 말하다
량샤오민 지음, 황보경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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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 8일. 올림픽 개막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오매불망 기다렸던 ‘상승세 전환’의 계기였지만 이날 상하이 증시는 되레 4.47%나 폭락했다. 주말을 쉰 증시는 월요일(11일) 다시 5% 넘게 고꾸라졌고 5일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는 15일에야 겨우 멈춰 섰다. [한국일보 2008년 08월 18일(월)]

또한 삼성경제연구소는 “올림픽 이후 중국의 성장률 급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적 안목으로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재정을 실시한 2007년을 제외하면 중국정부는 지속적으로 적자재정을 운영해왔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투자를 강력하게 억제할 전망으로 투자와 함께 중국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수출도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로 증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베이징北京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 대학에서 현대 서양 경제이론을 연구한 바 있는 중국을 대표하는 저명한 경제학자 량샤오민은 ‘량샤오민의 경제 에세이 시리즈’ 중 하나인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를 발간했다.

학생과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 강의와 다수의 경제 관련 서적 집필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과 밀접한 경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힘써온 량샤오민 교수는 현재 중국에서 ‘대중 경제학자’로 불리며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중국 경제에 대한 저자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동시에 경제학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이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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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은 중국인의 경제학에 대해서, 2장은 중국 기업의 경제학을, 3장은 중국의 경제학, 4장은 중국과 세계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경제학 양서들에 대해 크게 4장으로 나누어 중국경제에 대해 논하고 있는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는 비현실적인 몽상가를 풍자하는 달걀 한 개로 부자를 꿈꾸는 사람에 대한 우화를 시작으로 달걀 한 개로 시작해서 백만장자가 되는 일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달걀 한 개로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우화 속의 사나이를 비웃기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아 그 예로 ‘대약진운동’이 바로 이 우화의 현대판이라고 말하고 있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세상의 부자들은 대부분 ‘달걀 한 개’로 시작하였고 달걀 하나도 없이 부자가 된 사람도 있어 관건은 어떻게 돈을 모으는가에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약진운동‘이후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부 중국인들은 환상과 당시의 광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호언장담, 우화 속 가난뱅이의 꿈처럼 허풍떠는 일이 많아져 실제로 중국의 기업들이 많은 병폐를 낳게 된 결과가 빚어졌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달걀 하나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그것을 닭으로 키우고, 점차 큰 자산으로 만들 생각에 몰두해야 하는데 경제 체제가 전환하는 시대에는 불안감과 경박한 풍조가 만연하고 사회와 기업, 개인은 ’대약진‘ 콤플렉스에 빠져들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파괴력 강한 콤플렉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달걀 한 개의 꿈‘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고 첫 장부터 저자는 중국인의 경제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를 읽다보면 우리나라의 경제개발에 한창 열심이었고 새마을운동 등 국민계몽운동에 정부가 앞장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새벽별 보고 밤하늘 보고 퇴근하던 그 때 그 시절과 비슷해 낙후된 나라가 경제성장을 위해 개발되는 과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점도 참 많구나 싶었다.

시장 경제가 성숙하면서 사업가, 연예계 스타, 사회 명사 등을 중심으로 엄청난 부의 소유로 인해 과시적인 소비 지출이 늘어나 경제성장률과 수입증가율, 소비증가율을 훨씬 능가하는 해외 명품브랜드의 구입과 최상급의 호사품들을 소화해내어 중국시장을 들썩거리게 했고 이에 덩달아 중산층들도 과시적으로 소비하여 명품구입을 너도나도 구입하여 자랑하고 부자인 척 하는 등 남들에게 오히려 ‘짝퉁’을 들고 다닌다는 빈축도 사면서 쌈짓돈까지 탈탈 털어 명품족 행세를 하고 다니고 부동산, 광산, 택시 등의 투기 등으로 인한 원성도 사며 예술품 또한 투자성 상품으로 떠올라 3000만 위안어치의 골동품을 사들였지만 전문가의 감정을 받고 보니 진품이 하나도 없었던 헤프닝까지 벌어지는 등 열심히 땀 흘려 차곡차곡 모으려는 것보다 벼락부자를 꿈꾸는 환상에 사로잡힌 중국에 대해 저자는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를 통해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가고 있는 가운데 겪고 있는 여러 현상에 대해 경제학자답게 차분한 논조로 조목조목 경제적 관념을 소개하고 있다.


경제학에선 선택이란 가장 좋은 것이 아닌 결점이 비교적 적으면서 실현 가능한 것들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경제학적 지식은 기업가들로 하여금 더욱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과 경영을 하게 함으로써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므로 이것이 바로 경제학자들이 기업가들은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덧붙여 말한다. 부유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과 차이가 없는 보통시민이라는 의식을 갖고 자신의 부를 제대로 활용해야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고, 그리고 인격과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는 시간에 마작이나 음주가무를 하기보다 독서로 지식의 토양을 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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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전통과 역사는 식어가고 유행과 외국문화로 달아오른 중국, 자본주의의 물결이 휩쓸린 도약과 진통의 아이러니 속에서 경제 강국을 향한 중국의 오늘과 내일의 모습을 전통과 변혁의 갈림길에서 내적 진통과 과도기적 모순으로 인한 중국 갈등의 문제를 중국의 경제학자의 눈으로 그려낸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

이 책은 중국 경제에 대해 통렬히 지적하고 바닥권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깊은 수렁 속으로 침몰되어 가고 있는 아시아 경제를 비롯해서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경제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들여다 보려고 했다면 분명 실망할 책이다. 이 책은 단지 경제학자가 관망하는 중국경제의 오늘과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될 것인지 예측한 다소 철학적인 요소가 많은 경제철학서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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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 - 한 권으로 중국인에 대한 모든 것을 샅샅이 파악한다
콩젠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는 중국인들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 55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다.

그들의 비대할 정도로 거대한 땅덩어리와 13억이 넘는 인구처럼.

하지만 책은 두껍지만 속지가 가벼운 종이에 인쇄되어져 있어 두께만큼 그다지 무겁진 않다.

중국인!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중국인을 속칭 ‘떼놈’(국어사전에 실린 표준말은 '되놈')이라고 비하하며 “떼놈들은 음흉해!”, “떼놈들은 인심이 사나워”라고 말하시며 그들의 행태가 못마땅하면 어른들이 가끔 그런 표현을 쓰시곤 했었다. 




아마도 그런 말들이 나온 계기는 중국인들의 기질 때문인 것 같은데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에서도 그 한 예를 표현한 부분이 있다.

일본인은 대체로 착실하고 차분하다. 영업을 하러 나갈 때는 자료를 많이 준비해 간다. 그리고 고객의 요청 사항을 자세히 메모 해 가지고 와서

“사장님, 영업 경과 보고서입니다”라고 정중하게 보고하는데 중국인 사원 같은 경우에는 상사가

“우리 자료는 가지고 갔었나?”라고 물어보면

“아닙니다. 사장님이 별도로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메모는 했나?”

“아닙니다. 별로 중요한 게 없어서 머릿속에 다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대충대충하는 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인은 기분이 곧 얼굴에 나타나 단순하고 정직하여 잘 감추지 못해 얼굴에 그늘이 지지 않는 편이라,

“사장님 오늘은 제가 기분이 나빠서 사장님과 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가 조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편이라고 하며 회사일, 가정일, 애인과의 일 등이 얼굴에 금방 나타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금방 파악되지만,

중국인은 당사자 앞에서는 마음에 없는 말을 스스럼없이 극찬의 표현을 하는 반면 뒤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극찬을 한 대상의 험담을 거침없이 늘어놓고는 험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당사자가 따지고 들면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제가 어떻게 사장님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사람을 모함하는 자가 누구입니까? 그 사람을 불러 주십시오, 흑백을 가리겠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시치미를 딱 떼며 겉과 속이 너무나 다른 이중성격의 성향을 띤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인은 싸움을 하고 나면 싸웠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기 정리를 하고 회사를 그만 둘 책임을 지는 반면 중국인은 싸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고 언제 싸웠느냐는 식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상대에게 접근해 “빌어먹을! 누가 이기나 해 보자구. 당신 나랑 한번 더 붙어 볼거야?”하고 태연히 말해 참으로 시치미 잘 떼는 좋게 말해 넉살좋은 중국인이라고 콩젠 저자는 중국인에 대해 한 단면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또한 중국인의 호기심은 일본인보다 더 강하고 명예와 체면을 중시해 다른 나라로선 생각지도 못한 일을 서슴없이 저질러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경기를 하든 무엇을 하든 중국인이 이기기 위해선 어떤 모험과 임기응변의 변칙은 손자병법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병법은 궤도라는 말처럼 서로 속이는 것, 상대를 속을 벗기고 또 벗겨서 어쨌든 싸워 이기는 것이 중국인의 전법으로 상식을 벗어난 반칙과 모험도 중국식의 승리를 거두는 비결이라고 말하며 중국인은 옛날에는 참으로 도덕적인 민족이었는데 라고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전후세대인 콩젠 저자는 1958년에 태어나 20여 년을 마오쩌둥 치하에서 교육받고 성장하여,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였다. 1980년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사회주의 중국에서 일본에 유학하여 20여 년을 외국에서 보낸 셈으로 사회주의 국가 출신인 저자가 세계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일본에서 보낸 기간 동안 보고 느낀 소회는 문화적 충격이라는 말 한 마디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일본과 중국과의 비교와 예시를 많이 했는데 한국과의 비교가 빠져 은근히 섭섭해진다.




인내의 달인, 장사의 천재, 허풍선이, 약육강식의 민족성. 어떤 민족보다도 복잡다단한 면모를 지닌 중국인.

그들의 진짜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의 저자 콩젠은 공자의 제75대 직계자손으로 중국화보사 주일 총대표, 차이니즈 드래건 신문사 사장 겸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985년에 도일하여 일중 스포츠 문화 교류 협회 부이사장, 아세아 경제 개발 센터 이사장으로서 활약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을 왕래하여 일중 문화 경제 교류에 전력하는 기대되는 저널리스트이다.

일찍부터 대국이었으나 근세 100년 동안 움츠러들어 그 존재조차 희미했던 중국이 서서히 용트림하는 지금 중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못해 끊임없는 탐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으로 나타나는 중국의 휘황찬란한 변모의 모습을 관심은 높지만 정작 중국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고 하는 사람을 저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 또한 같은 중국인으로서 중국에 대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도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매우 궁금해 하는 한 사람으로서, 20여 년 동안 일본의 학계와 언론계와 부딪히며 생활해 온 중국인으로서 일본에서 바라본 중국의 모습에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더 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토록 힘써 온 중국의 선각자뿐만 아니라 울고 웃는 진정한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인의 본질을 정리해 보고자 이 책을 편찬했다고 한다.




나 또한 뭐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1만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인을 이러이러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기엔 그들은 너무나 복잡다단하다. 땅덩어리가 커서일까? 인구도 많고 한족을 제외한 55개 소수민족들이 같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데 다 민족성 때문일까?

옛날에는 중국의 문화가 한국을 통해서 일본으로 흘러갔지만, 근 1세기 동안은 오히려 일본의 문화가 한국을 통해서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중국 전파의 징검다리 역할로 독특한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그들의 입지가 커지는 만큼 우리들 또한 그들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중국인의 변하고 있는 모습들을 그들의 나쁜 점, 좋은 점 등을 굳이 숨기기보다 다소 객관적인 시각으로 짧고 명쾌하게 담담히 풀어냈다는 점이다. 한 나라에 대한 이해와 동질감은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좀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도 삼국간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적인 모든 교류들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자국을 위해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조짐으로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요즘 떠오르는 강대국 중국이라며 중국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그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일찍이 젊어 보지 못한 늙은 大國, 중국이 고목나무에 싹이 나듯 회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것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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