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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 - 한 권으로 중국인에 대한 모든 것을 샅샅이 파악한다
콩젠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는 중국인들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 55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다.
그들의 비대할 정도로 거대한 땅덩어리와 13억이 넘는 인구처럼.
하지만 책은 두껍지만 속지가 가벼운 종이에 인쇄되어져 있어 두께만큼 그다지 무겁진 않다.
중국인!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중국인을 속칭 ‘떼놈’(국어사전에 실린 표준말은 '되놈')이라고 비하하며 “떼놈들은 음흉해!”, “떼놈들은 인심이 사나워”라고 말하시며 그들의 행태가 못마땅하면 어른들이 가끔 그런 표현을 쓰시곤 했었다.
아마도 그런 말들이 나온 계기는 중국인들의 기질 때문인 것 같은데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에서도 그 한 예를 표현한 부분이 있다.
일본인은 대체로 착실하고 차분하다. 영업을 하러 나갈 때는 자료를 많이 준비해 간다. 그리고 고객의 요청 사항을 자세히 메모 해 가지고 와서
“사장님, 영업 경과 보고서입니다”라고 정중하게 보고하는데 중국인 사원 같은 경우에는 상사가
“우리 자료는 가지고 갔었나?”라고 물어보면
“아닙니다. 사장님이 별도로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메모는 했나?”
“아닙니다. 별로 중요한 게 없어서 머릿속에 다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대충대충하는 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인은 기분이 곧 얼굴에 나타나 단순하고 정직하여 잘 감추지 못해 얼굴에 그늘이 지지 않는 편이라,
“사장님 오늘은 제가 기분이 나빠서 사장님과 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가 조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편이라고 하며 회사일, 가정일, 애인과의 일 등이 얼굴에 금방 나타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금방 파악되지만,
중국인은 당사자 앞에서는 마음에 없는 말을 스스럼없이 극찬의 표현을 하는 반면 뒤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극찬을 한 대상의 험담을 거침없이 늘어놓고는 험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당사자가 따지고 들면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제가 어떻게 사장님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사람을 모함하는 자가 누구입니까? 그 사람을 불러 주십시오, 흑백을 가리겠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시치미를 딱 떼며 겉과 속이 너무나 다른 이중성격의 성향을 띤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인은 싸움을 하고 나면 싸웠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기 정리를 하고 회사를 그만 둘 책임을 지는 반면 중국인은 싸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고 언제 싸웠느냐는 식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상대에게 접근해 “빌어먹을! 누가 이기나 해 보자구. 당신 나랑 한번 더 붙어 볼거야?”하고 태연히 말해 참으로 시치미 잘 떼는 좋게 말해 넉살좋은 중국인이라고 콩젠 저자는 중국인에 대해 한 단면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또한 중국인의 호기심은 일본인보다 더 강하고 명예와 체면을 중시해 다른 나라로선 생각지도 못한 일을 서슴없이 저질러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경기를 하든 무엇을 하든 중국인이 이기기 위해선 어떤 모험과 임기응변의 변칙은 손자병법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병법은 궤도라는 말처럼 서로 속이는 것, 상대를 속을 벗기고 또 벗겨서 어쨌든 싸워 이기는 것이 중국인의 전법으로 상식을 벗어난 반칙과 모험도 중국식의 승리를 거두는 비결이라고 말하며 중국인은 옛날에는 참으로 도덕적인 민족이었는데 라고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전후세대인 콩젠 저자는 1958년에 태어나 20여 년을 마오쩌둥 치하에서 교육받고 성장하여,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였다. 1980년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사회주의 중국에서 일본에 유학하여 20여 년을 외국에서 보낸 셈으로 사회주의 국가 출신인 저자가 세계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일본에서 보낸 기간 동안 보고 느낀 소회는 문화적 충격이라는 말 한 마디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일본과 중국과의 비교와 예시를 많이 했는데 한국과의 비교가 빠져 은근히 섭섭해진다.
인내의 달인, 장사의 천재, 허풍선이, 약육강식의 민족성. 어떤 민족보다도 복잡다단한 면모를 지닌 중국인.
그들의 진짜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
『한 권으로 읽는 중국인의 실체』의 저자 콩젠은 공자의 제75대 직계자손으로 중국화보사 주일 총대표, 차이니즈 드래건 신문사 사장 겸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985년에 도일하여 일중 스포츠 문화 교류 협회 부이사장, 아세아 경제 개발 센터 이사장으로서 활약하는 한편 중국과 일본을 왕래하여 일중 문화 경제 교류에 전력하는 기대되는 저널리스트이다.
일찍부터 대국이었으나 근세 100년 동안 움츠러들어 그 존재조차 희미했던 중국이 서서히 용트림하는 지금 중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못해 끊임없는 탐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으로 나타나는 중국의 휘황찬란한 변모의 모습을 관심은 높지만 정작 중국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고 하는 사람을 저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 또한 같은 중국인으로서 중국에 대한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도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매우 궁금해 하는 한 사람으로서, 20여 년 동안 일본의 학계와 언론계와 부딪히며 생활해 온 중국인으로서 일본에서 바라본 중국의 모습에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더 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토록 힘써 온 중국의 선각자뿐만 아니라 울고 웃는 진정한 중국을 알기 위해 중국인의 본질을 정리해 보고자 이 책을 편찬했다고 한다.
나 또한 뭐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1만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인을 이러이러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기엔 그들은 너무나 복잡다단하다. 땅덩어리가 커서일까? 인구도 많고 한족을 제외한 55개 소수민족들이 같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데 다 민족성 때문일까?
옛날에는 중국의 문화가 한국을 통해서 일본으로 흘러갔지만, 근 1세기 동안은 오히려 일본의 문화가 한국을 통해서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중국 전파의 징검다리 역할로 독특한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그들의 입지가 커지는 만큼 우리들 또한 그들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중국인의 변하고 있는 모습들을 그들의 나쁜 점, 좋은 점 등을 굳이 숨기기보다 다소 객관적인 시각으로 짧고 명쾌하게 담담히 풀어냈다는 점이다. 한 나라에 대한 이해와 동질감은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좀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도 삼국간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적인 모든 교류들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자국을 위해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조짐으로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요즘 떠오르는 강대국 중국이라며 중국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그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일찍이 젊어 보지 못한 늙은 大國, 중국이 고목나무에 싹이 나듯 회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것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