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는 집 바다로 간 달팽이 6
최모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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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이 갖는 여러가지 문제가 우리 사회에 많은 이슈를 던져 준 지는 좀 오래 되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이 갖는 여러가지 문제만큼이나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문제가 '새터민 가정'에 대한 문제 일 것이다.

우리와 같은 피를 가진 우리 민족이지만 스스럼 없이 얼싸 안기에는 뭔가 껄끄러운 그들이고 아니라고 부정하기엔 같은말, 같은 모습을 가진 우리 동족임이 틀림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기근으로 말미암은 탈북자들이 속출하고 온갖 어려움과 고초를 겪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새터민들의 소식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십 여 년 전 쯤, 북한의 경제 사정이 그리 어렵지 않을 때만 해도 북한에서 일가족이 넘어왔다! 하면 큰 뉴스였고 대대적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홍보거리가 되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주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그들에 대해 우리는 호기심 어린 호의보다는 귀찮은 적의를 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위대한 조국 북조선'의 사람일 수도 없고 '자유 대한민국' 국민이라 얘기 할 수 도 없는, 어디에도 맘 편히 정착할 수 없는 그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사회적 문제가 됨도 어쩌면 인과응보의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사는 집]은 이런 상황에 놓인 새터민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 모두가 굶어 죽을 수는 없어 중국으로 배불리 먹을 양식을 구하러 떠난 아버지와 아들은 우여곡절 끝에 '새 조국 남한'으로 왔다.

생경한 문화와 새로운 아이들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철민이는 꽃제비로 떠돌며 삼켜야 했던 '배고픔' 대신 어디에도 끼일 수없는 '따돌림'으로 힘겨운 생활을 하게 된다.

북한으로 수소 풍선을 날리는 아버지는 날마다 새벽에 나가고, 철민이는 북한을 헐뜯는 삐라가 들어있는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야 하는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아버지의 말에 속상하면서도 북한에 남겨둔 할머니와 어머니 생각으로 가슴이 아프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하철 역에서 구걸하는 아저씨를 보게 되고...

[마음이 사는 집]안에 그려진 내용은 새터민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오고 싶어했던 남한의 현실이 이 정도인가? 싶을 만큼 너무나 가혹하고 매몰차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물론, 동화속에 그려진 모습이 우리 전부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조그마한 배려나 호의없이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적대감을 새터민의 아이들이 어떻게 감당해 나갈지 걱정스러웠다.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새로운 학교며 교과목들 친구들까지 모두들 내 편이 하나도 없음을 느끼게 되면 민철이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왔던 미주처럼 앵벌이로 더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민철이네 반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시달려야 하는 공부와 대학 진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 만한 상대를 민철이를 택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또래들의 관심과 배려가 새터민 아이들이 이 곳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새터민 아이들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힘겨운 경로를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했을 때와 하나원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과의 합숙생활까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주변에서 볼 수 없다고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들도 본래는 우리였다는 생각으로 좀 더 따뜻한 마음과 눈길로 안아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함을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우리에게 통일은 입으로만 부르는 노래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백두산이 폭발해야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염원을 가진 민철이 같은 아이에게 통일은 눈물을 삼키면서 바라고 구걸을 하면서도 부끄럽게 생각되지 않는 꿈에도 소원인 것이다.

 

민철이와 아버지가 진심으로 행복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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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개의 별 - 마지막 종이책 샘터어린이문고 24
심금 지음, 김유진 그림 / 샘터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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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프로그램으로 인해 우리나라 주요 방송국과 은행의 전산망이 2시간 동안이나 복구 되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채로 있어야 했던 사건이 있었다.

빠른 업무와 많은 정보를 저장 할 수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우리 생활에 많은 편의와 유익을 가져다 주었지만, 반면 지난번 같은 사고가 생기면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로 인한 손해액과 우리가 느껴야 할 불편은 차치하고 모든것이 전산화되고 자동화되는 시스템이 꼭 좋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스마트 학교라고 종이책 대신에 태블릿 PC를 사용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첨단기기를 이용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신기하고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과 함께 종이책을 들쳐보고 필기도구로 직접 적어가며 하는 공부는 이제 역사속으로 점점 사라져 가는 건 아닐지..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이런 나의 우려를 동화속으로 그대로 옮겨 놓은 세상이 [9만 개의 별]속에 들어있다.

2064년 8월, 지금으로 부터 50년 쯤 후의 세상인데, 세상의 모든 전자책이 블랙 허리케인의 재앙으로 사라져 버리고 지구상에 남은 책이라고는 열두 살 새별이 운영하는 종이책 도서관에 저장된 9만 권의 책 뿐이다.

블랙 허리케인으로 전자책 속에 담긴 내용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 이야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우리 실생활에서도 일어날 여지가 충분한 일들이라 동화의 내용이지만 실감나게 다가왔다.

컴퓨터가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프로그램이 지워지고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기기 고장으로 인해 모두 지워져 생각나는 전화번호가 하나더 없어 당황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이 모두 사라진다면 사라지는 것이 오직 책뿐일까?>

하는 표지에 적힌 글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미래를 대비하는 경고문 처럼 읽히는 지도 모르겠다.

 

이상기후로 할머니와 부모님이 실종된 상태에서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도서관은 쓸모없는 종이책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세상에 마지막 남은 책이 가득한 곳으로 변하고 종이책의 진가를 알기 시작한 사람들과 악당들이 서로 종이책 도서관을 차지 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걸 알고 할머니의 역작인 도서관을 날게 해 우연히 책을 읽으러 들어왔던 강산과 새별은 모험을 떠나게 된다.

여행 중 악당한테 쫒기면서 많은 나라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마다 종이책이 주는 따뜻함과 종이책이 가진 좋은 점을 알리기에 최선을 다한다.

 

하늘을 날고 바다위를 떠 다닐 수 있는 도서관이 고장난 상태에서 9만 권의 책들을 공중에 버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은 별처럼 빛나는 종이책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새별은 비어 버렸지만 새로운 일이 펼쳐 질 것만 같은 도서관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고 있다.

 

아나로그로 된 것은 모두 구닥다리 취급을 당하는 세상에서 종이책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전자기기에 대해 너무 의존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단순히 종이책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직접적으로 주는 게 아닌 모험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반전이 있는 상황들을 연관시켜 스릴있으면서도 필요한 메세지를 주는 재미있으면서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게 하는 책이었다.

 

판타지는 해리포터 이후로 해외에서 들어 온 책이 너무 많아 우리나라 작가가 쓴 판타지가 눈에 잘 띄지 않고, 아이들이 선택의 폭도 좁아 안타까웠는데 [9만 개의 별]같은 책이 많이 출간되어 우리토종의 판타지를 아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싶다.

 

이상기후로 실종된 부모님과 할머니도 만나고 할머니의 도서관이 수리되어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2탄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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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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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그런 한 시절이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두루뭉술 적용될 수 있는 '그런 시절'은 지나온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할 말을 가지고 있는 달려가는 바람과 성난파도의 시간이라 국한하자.

이전과는 다른 나, 나 조차도 나를 제어할 수 없고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나를 시간이 이끌고 가는 시절.

어둡고 긴 터널 이다가도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이기도 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컴컴한 동굴같기만 한 시간.

그런 시간들이 나를 키우고 깊어지게 하며 단단히 여물게 만든다는 건 훨씬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나 깨닫게 되는 일이고 사춘기의 시간은 진창에 빠진 걸음을 옮기려 애쓰는 질척거리는 시간 일 뿐이다.

책의 제목을 빌리면 '그치지 않는 비의 시간'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통과해야하는 그 한 시절 내내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린다면...

무너지지 않고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서있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한 밤중 베낭을 꾸려 여행을 떠나는 열아홉 소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를 이해 할 수 있는 폭이 내 경험의 한계선과 일치하는 것이라면 베낭을 매고 남쪽을 향하는 소년의 여행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해 보려는 의지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에 부딪혀 보기로 작정한것 같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형은 시종 시니컬한 모습으로 나의 여행길에 동참하지만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은 만큼 아무것에도 미련이 없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사랑한 사람에 대한 연민도,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 마저도.

하지만, 그치지 않는 비의 시간을 지나는 동생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기를, 견뎌내며 꿋꿋이 빗속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음을 느낀다.

 

 

 

길을 걷는 사람은 언제든지 비가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하지만,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는 너덜너덜하지만 우산이 되어주는 말 한마디쯤은 베낭을 꾸릴 때 함께 싸 넣어야 한다는 것도 읽는다.

남쪽으로 향하는 여행의 길목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짧은 인연은 어쩐지 미당의 시 '자화상' 한 부분을 떠올리게 했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여행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가출이라고 믿는 사람들,

학교라는 울타리를 숭배하며 돌아가라는 충고를 잊지않고'

너무 쉽게 쓸데없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뉘우치지 않는 소년은 어딘지 대견스럽기도 하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니 뉘우치지 않아도 된다는 우산 같은 말 넌지시 찔러 주고 싶었다.

 

 

 

청소년 문학상 대상에 빛나는 오문세의 [그치지 않는 비]는 첫 소설이라 믿기 힘들만큼 괜찮은 소설이다.

절제된 듯 하면서도 리듬감있는 언어와 텔레토비 집에 돌아갈 시간을 알려주는 '이제 그만' 식의 감정의 수위조절도 훌륭했다.

독자들로 하여 궁금증을 갖고 인물을 따라가게 하는 극적인 요소들도 적재적소에 잘 배치했고 은근한 복선으로 반전을 암시하는 구성도 멋졌다.

첫 장편이라는데 데뷰작임에도 최고작이 아닐까? 싶을만큼 기대를 갖게 하는 작가다.

 

 

단지,

이 소설이 로드 픽션(이런 장르도 있나?) 형식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여행도중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에서 약간 산만해졌다는 건 아쉬움이다.

주인공인 '나'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와 연결짓기엔 억지스런 만남들로 인해 깊어져야할 심연은 어수선해져 버렸고, 길위의 만남을 통해 의도한 성찰과 성숙의 계기 마련은 필요 이상의 지나가는 행인들을 불러옴으로 시끄럽고 소란스럽기만 했다.

만남마다엔 (나는 읽어 낼 수 없었던ㅠ) 작가가 의도한 은밀한 복선과 의미들이 진을 치고 공격명령을 기다리며 나름의 임무수행을 마치고 장렬히 사라져 갔겠지만, 설마 독자들의 마음에 가벼운 찰과상을 남기려고 그 많은 군사들을 동원한 건 아닐터. 확실히 치고 빠지는 정예군 몇 명이면 되었는데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가뜩이나 비는 그치지도 않고 내리는데...  

 

여행에서 돌아 온 소년이 좀 편안해 졌으면 싶다.

 

 

작가의 차기작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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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피는 꽃 독깨비 (책콩 어린이) 26
양인자 지음, 안녕달 그림 / 책과콩나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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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안그래야지..하면서도 욕심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남의집 아이 같으면 충분히 이해하고 그럴수도...하면서 넘어갈 일을 내 아이가 같은 일을 저지르면 벌컥 화를 내고 마니

돌아서고 나면 후회하지만 잘 안된다.

건강만 하면 되지..하던 마음은 정말 건강만 하려는 아이 모습에서 답답해지고

옆집 아이만큼만 해도..하는 마음은 어느새 옆집 아이보다는 나아야지 하는 욕심으로 가고 만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고 나름의 역량과 개성이 다름을 알고 있으며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건 겪어 온 부모가 더 잘 안다.

내가 슈퍼맨이 아닌 평범한 사람인데 나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 나와는 달리 모든 걸 다 잘하는 아이이길 바라는 마음은 누가 봐도 욕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만큼은 나를 뛰어 넘는 우월한 존재로 탈바꿈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부모인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래서 우리 아아들은 날마다 피곤하고 해가 갈 수록 더 무거운 중압감으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늦게 피는 꽃]의 국인이는 또래 아이들 한테는 '재수 없는 애'이자 엄친아로 모르는 것도 없고, (체육빼고) 못하는 과목도 없는 똘똘한 아이다.

한때 국인이와 같은 학원을 다녔던 재익이는 국인이와 친하지만 은근히 라이벌 의식으로 야구도 못하는 마마보이라고 놀리는 장난꾸러기다. 그 사이에 있는 미향이는 국인이와 짝꿍이 된 식물에 대해 관심이 많고 동물을 사랑하는 말총머리 소녀다.

학교에서 키울 화분을 하나씩 가져오라는 선생님의 숙제에 국인이 엄마는 엄청나게 큰 화분을 보내지만, 미향이는 미모사라는 건드리면 줄기를 늘어뜨리는 신기한 식물을 가져온다.

국인이가 가져온 큰 화분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고 미향이의 미모사는 반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데, 화분 같은데 신경 쓸 시간이 있으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라는 국인이 엄마의 말에 국인이는 누군가에게 던져 화를 풀 수 있는 돌맹이를 날마다 모으고 급기야는 엄마가 사 준 화분을 발로 차다가 선생님께 발각 되고 만다.....

[늦게 피는 꽃]은 저마다 개성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관심분야도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독거려야 하는지를 어른들에게 넌지시 알려주는 책이다.

아는 것 많고 똑똑한 아이는 아이대로 개구장이지만 씩씩한 아이는 아이대로 자연과 소통하며 관심의 영역을 넓혀가는 아이는 아이대로 다 생각이 있고 스스로 가진 재능을 펼쳐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 결과가 어른 눈에 더디고 어슬퍼 보인다고 해서 채근하거나 딱달하지말고 기다리다 보면 더 향기짙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 날 수있음을 알려준다.

왜 모르겠는가 마는 내 아이에게는 '천천히' 가는 발걸음이 혹 '뒷처짐'은 아닐까..하는 조바심에서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으로 인해 내 삶의 팍팍함으로 인해 아이에게 괜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국인이 엄마처럼 내 마음의 가시를 아이에게 옮기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대기만성!

큰 그릇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건 어른의 몫이고 그릇이 다 만들어졌을 때 그 안을 채워나가는 건 아이들의 몫이니, 내가 아이의 그릇을 얼마만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엄마가 반성하고 진심으로 안아 주었을 때 엄마 품에서 분홍색 향기를 맡은 국인이 처럼 우리 아이들을 늦게 피어도 향기 짙은 아이로 만들어 나가는 건 엄마 역할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믿고 기다려 주는 일이라는 걸 이 아이들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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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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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 중 가장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사건 중 하나가 5.18 민주화 운동이라 생각한다.

그 시절을 겪어 보지 않고 그 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5.18 민주화 항쟁이란, 교과서에 나오는 현대사의 한 부분일 뿐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관심조차 없는 아이들이 더 많다.

 

 

[자전거]는 5.18 기념재단에서 발행한 책이다.

5.18 기념재단측에서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 5.18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펴 낸 책인 듯 싶다.

'화려한 휴가'나 '26'년 같은 영화를 통해서 그때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과 군부 세력의 용서받지 못할 행적에 대해 비판과 수용을 하는 어른들에 비해 아이들에게 5.18은 외워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만 남는 건

아이들에게도 불행한 일이고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암담한 일이다.

동화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삼는다는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의 책 표지에 그려진 환한 민들레와 자전거에 기대서서 먼 발치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과는 달리 주인공 '꽃님'이가 5.18중에 겪게 되는 슬픈 이야기다.

친했던 고모는 서울로 직장을 잡아 떠나고 임신한 엄마의 해산날은 다가오는데 갑작스런 계엄령으로 공사장으로 떠나지 못하는 아빠와 폭도가 되기도 하고 시민군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 죄도 없이 희생을 당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는 서양에 비해 짧지만,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 세계 어느나라 보다 빨리 민주화가 정착되고 잘 발전 할 수 있었다는 거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민주주의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피와 노력이 있은 뒤, 오늘날 같은 자유가 우리에게 보장되었다는 걸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느꼈으리라 믿는다.

 

 

5.18이 일어났을 당시 정권을 잡은 군부세력에 명백한 잘못이고 역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건 분명하다.

동화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랬겠지만, 꽃님이와 꽃님이 주변 사람들을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으로 짓 밟은 사람들은 군인이고, 꽃님이도 군부가 아닌 군인에게 희생된 것으로 나와 아이들에게 편향된 시선으로 군인을 보게 하는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게 한 건 작은 아쉬움이었다. (물론,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군부 세력을 대신하는 군인을 상징으로 삼은 건 이해하지만, 우리 삼촌, 우리 아빠가 군인인 아이들이 읽었을 때의 경우... 뭐라 이해시켜야 할 지 힘들었다.)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아이들을 위한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많지 않으니 이런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어 아이들에게 그때의 사건과 진실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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