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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ㅣ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 현대사 중 가장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사건 중 하나가 5.18 민주화 운동이라 생각한다.
그 시절을 겪어 보지 않고 그 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5.18 민주화 항쟁이란, 교과서에 나오는 현대사의 한 부분일 뿐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관심조차 없는 아이들이 더 많다.
[자전거]는 5.18 기념재단에서 발행한 책이다.
5.18 기념재단측에서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 5.18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펴 낸 책인 듯 싶다.
'화려한 휴가'나 '26'년 같은 영화를 통해서 그때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과 군부 세력의 용서받지 못할 행적에 대해 비판과 수용을 하는 어른들에 비해 아이들에게 5.18은 외워야 할 역사적 사건으로만 남는 건
아이들에게도 불행한 일이고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암담한 일이다.
동화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삼는다는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의 책 표지에 그려진 환한 민들레와 자전거에 기대서서 먼 발치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과는 달리 주인공 '꽃님'이가 5.18중에 겪게 되는 슬픈 이야기다.
친했던 고모는 서울로 직장을 잡아 떠나고 임신한 엄마의 해산날은 다가오는데 갑작스런 계엄령으로 공사장으로 떠나지 못하는 아빠와 폭도가 되기도 하고 시민군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 죄도 없이 희생을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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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는 서양에 비해 짧지만,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 세계 어느나라 보다 빨리 민주화가 정착되고 잘 발전 할 수 있었다는 거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소중함과 민주주의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피와 노력이 있은 뒤, 오늘날 같은 자유가 우리에게 보장되었다는 걸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느꼈으리라 믿는다.
5.18이 일어났을 당시 정권을 잡은 군부세력에 명백한 잘못이고 역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건 분명하다.
동화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랬겠지만, 꽃님이와 꽃님이 주변 사람들을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으로 짓 밟은 사람들은 군인이고, 꽃님이도 군부가 아닌 군인에게 희생된 것으로 나와 아이들에게 편향된 시선으로 군인을 보게 하는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게 한 건 작은 아쉬움이었다. (물론,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군부 세력을 대신하는 군인을 상징으로 삼은 건 이해하지만, 우리 삼촌, 우리 아빠가 군인인 아이들이 읽었을 때의 경우... 뭐라 이해시켜야 할 지 힘들었다.)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아이들을 위한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많지 않으니 이런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어 아이들에게 그때의 사건과 진실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