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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개의 별 - 마지막 종이책 ㅣ 샘터어린이문고 24
심금 지음, 김유진 그림 / 샘터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프로그램으로 인해 우리나라 주요 방송국과 은행의 전산망이 2시간 동안이나 복구 되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채로 있어야 했던 사건이 있었다.
빠른 업무와 많은 정보를 저장 할 수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우리 생활에 많은 편의와 유익을 가져다 주었지만, 반면 지난번 같은 사고가 생기면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로 인한 손해액과 우리가 느껴야 할 불편은 차치하고 모든것이 전산화되고 자동화되는 시스템이 꼭 좋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스마트 학교라고 종이책 대신에 태블릿 PC를 사용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가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첨단기기를 이용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신기하고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과 함께 종이책을 들쳐보고 필기도구로 직접 적어가며 하는 공부는 이제 역사속으로 점점 사라져 가는 건 아닐지..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이런 나의 우려를 동화속으로 그대로 옮겨 놓은 세상이 [9만 개의 별]속에 들어있다.
2064년 8월, 지금으로 부터 50년 쯤 후의 세상인데, 세상의 모든 전자책이 블랙 허리케인의 재앙으로 사라져 버리고 지구상에 남은 책이라고는 열두 살 새별이 운영하는 종이책 도서관에 저장된 9만 권의 책 뿐이다.
블랙 허리케인으로 전자책 속에 담긴 내용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 이야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우리 실생활에서도 일어날 여지가 충분한 일들이라 동화의 내용이지만 실감나게 다가왔다.
컴퓨터가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프로그램이 지워지고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기기 고장으로 인해 모두 지워져 생각나는 전화번호가 하나더 없어 당황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이 모두 사라진다면 사라지는 것이 오직 책뿐일까?>
하는 표지에 적힌 글이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미래를 대비하는 경고문 처럼 읽히는 지도 모르겠다.
이상기후로 할머니와 부모님이 실종된 상태에서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도서관은 쓸모없는 종이책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세상에 마지막 남은 책이 가득한 곳으로 변하고 종이책의 진가를 알기 시작한 사람들과 악당들이 서로 종이책 도서관을 차지 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걸 알고 할머니의 역작인 도서관을 날게 해 우연히 책을 읽으러 들어왔던 강산과 새별은 모험을 떠나게 된다.
여행 중 악당한테 쫒기면서 많은 나라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마다 종이책이 주는 따뜻함과 종이책이 가진 좋은 점을 알리기에 최선을 다한다.
하늘을 날고 바다위를 떠 다닐 수 있는 도서관이 고장난 상태에서 9만 권의 책들을 공중에 버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은 별처럼 빛나는 종이책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새별은 비어 버렸지만 새로운 일이 펼쳐 질 것만 같은 도서관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고 있다.
아나로그로 된 것은 모두 구닥다리 취급을 당하는 세상에서 종이책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전자기기에 대해 너무 의존하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단순히 종이책을 봐야 한다는 교훈을 직접적으로 주는 게 아닌 모험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반전이 있는 상황들을 연관시켜 스릴있으면서도 필요한 메세지를 주는 재미있으면서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게 하는 책이었다.
판타지는 해리포터 이후로 해외에서 들어 온 책이 너무 많아 우리나라 작가가 쓴 판타지가 눈에 잘 띄지 않고, 아이들이 선택의 폭도 좁아 안타까웠는데 [9만 개의 별]같은 책이 많이 출간되어 우리토종의 판타지를 아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싶다.
이상기후로 실종된 부모님과 할머니도 만나고 할머니의 도서관이 수리되어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2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