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어 측정기 나의 한국어 측정 1
김상규 외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렇게 저렇게 찾아오라는 길 안내를 받거나, 안내장을 받고 알겠냐는 상대방의 확인요청이 들어오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행히 한글은 깨쳤습니다."하며 글자를 아니 염려 말라는 뜻을 전한다.

 

이 책을 보며 "한글을 깨쳤다."는 말이 단순히 "글자는 읽을 수 있다."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같은 말에도 다른 뜻이있음은 물론이고, 잊고 있었던 말과 쓰이지 않아 사장된 말, 문법과 법칙에 어긋나는 말,

예외로 쓰이는 말,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뜻을 가진 말, 사자성어와 속담에서 비롯된, 유래와 뜻이 담겨 새롭게 파생된 말....

오, 오묘한 한글이여!!

 

외국어에대한 도전과 강박관념은 도를 넘어서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말이야 늘 하는 말이고, 말이 통하지 않아 길을 잃거나 목적한 곳을 찾아가지 못한 일 없으니

점수를 얻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면 굳이 공부를 해야할 필요를 못 느끼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펴고 한 장씩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 내가 알고 있는건 단순히 의사전달과 상대방과의 소통을 위한

우리말의 지극히 한 기능일 뿐, 제대로 알고 깊이 있게 사용할 수있는 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고등학교 현직 교사들이 즐기면서 풀어 볼 수있게 구성한 600문제는

알맞은 것 고르기, 둘 중 하나 고르기. 무엇일까요?, 재미로 풀기,겨루기, 아하! 이런 뜻이...의 유형으로 나뉘어

어휘력과 문법, 사자성어, 단어 실력 등을 체크해 나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문제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헛갈리거나 알쏭달쏭한게 많고, 알고 있지만 정작 답은 떠오르지 않아 애매한 것들,

알아두면 요긴하게 쓰이는 한자성어들이 많아 문제를 풀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만만찮다.

 

옆의 동료나 아이들과 펴 놓고 재미로 풀어도 좋고, 혼자서 내 한국어 실력을 측정한다 생각하고 작정을 하고 풀어도

다 좋다.

어렵지 않은 문제를 건너 깊이로 가는 문제까지 고루 분포해 있어, 많이 틀렸다고 속상해 할 필요도 없고

다 맞았다고 우쭐해 지지도 않는 고른 난이도에, 책의 장 수를 더 할 때마다 실력의 정도를 가늠할 수있고,

모자란 실력은 도전하고 익혀나가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국어의 깊이와 넓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잡담을 즐기듯 풀다가 정답을 보고는 웃을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었다는

만든이들의 취지가 무엇보다 감사하고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풀어가다 보면 국어의 깊이와 넓이를 은연중에 확대해 가고,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커져가는 걸

느낄 수있어, 의도를 숨기는 (어쩌면..^^) 미리 알고 파 놓은 함정이 아닐가..여겨지기도 한다.

 

잠깐의 휴식시간마다 들쳐보고 덮어버리기엔 아까운 책이라 문제를 풀 때도 연필로 깨알만한 표시만 해 두었다.

틀린 답에 다시 체크를 해 두고 다시 폈을 때, 그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익히기 위해서.

그냥 써 왔던 말들, 의미를 혼동하고 있었던 말들, 틀렸지만 틀린 줄 모르고 써 왔던 말들을 새삼 교정하게 된

좋은 계기였고, 아직 배울 게 많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된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 의미 해석을 위한 친절한 해석을 쏙 빼, 옆에서 누가 감시하고 잔소리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해

아이들도 스스로 체크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있어서 부모인 나로선 무엇보다 다행한 일이었다.

 

알아야 이기고 , 아는 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우치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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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가 표지에 적힌 작가 약력을 자꾸 들쳐보게 되는 책은 책장 넘어가는 속도는 더뎌진다.

이게 훌렁훌렁 줄거리만 타내며 덮어버릴 책이 아니라는 걸 눈이 먼저 알아서다.

말의 맛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비유, 박동이 느껴지는 추진력...

아, 이거 쫌 왕건인데...싶어지면 눕혔던 척추를 바로 세우게 된다. 

천천히 먹어야 포만감이 오래간다는 말, 틀린말 아니구나..후다닥 먹고 소화시킬 새 없이 또 삼킬 걸 탐하던 습관을

재조절하는 계기가 되기도한다.

이래저래 기쁜일이다.

 

24시간 굳세게 눈에 불을 켜고 언제라도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

입만 열지 않으면 모종의 신비감과 수수한 전문가나 장인의 지성미가 넘치는 꽁지머리의 제빵사가 경영하는

위저드 베이커리!!

그 거대한 오븐 속,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아가리 속으로 발을 들여 놓은 성추행범으로 몰린 말더듬이 16살 나!!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주면 100%효과가 납니다.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실연의 상처를 빨리 잊게 해 줍니다.

노 땡큐 사브레 쇼콜라..싫은 사람에게 먹이면 '먹고 떨어'집니다.

도플갱어 피낭씨에..또 하나의 내가 하기 싫은일을 대신해 줍니다. 확인하지 마세요. 도플갱어를 확인하는 순간, 둘 중 하나가

영원히 사라져버릴 수 있으니. 어느 쪽이겠어요?

악마의 시나몬 쿠키..마음에 들지 않은 상대에게 먹이면 무슨일을 해도 실수를 하게 만들어 줍니다.

타임 리와인더 머랭쿠기..돌아가고 싶은 시간으로 돌아가게 해 줍니다.

부두인형..미워하는 사람의 형상으로 만들어 저주를 내리게 해 줍니다.

 

"있고 싶을 때 까지 있어도 돼."(P.115)

피신처는 피신처일 뿐,집은 아니다.

정체성을 가질 수없는 장소, 부빌 곳 없이 겉돌 수밖에 없는 손님 나.

그가 운영하는 빵집의 홈페이지를 관리하면서 악마의 속삭임이 베인 빵의 효력을 지켜보게 된다.

빵의 결마다 사람들의 어떤 욕망이 배어 있는지, 그 위에 얹어놓은 잼마다 어떤 악의가 끈적하게 매달려 있는지!!

 

이스트를 들어 붓는 들, 삶 자체가 부풀려지고 근사해 지는 건 아니다.

내가 준비한 재료로 공들인 만큼의 모양과 크기의 빵이 구워져 나오 듯 내가 감당해야 할 아픔은 내 몫이다.

사악한 고양이 혓바닥 3종 세트를 넣은 빵을 먹고, 만사형통 행복 3종세트가 내게로 오기를 바랄 순 없지않은가.

냉혹한 마법사는 현실을 비틀려는 위험한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내 몫의 고통을 담보로 잡는다.

'모든 마법은 자기에게 그 대가가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마법의 이용 시 그 힘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십시오.'

마법사의 일갈은 통렬하면서도 통찰력을 가졌다.

오우, 브라보!!

 

위로와 고통이 잘 배합된  마법사의 빵을 통해 한 뼘 키가 자라고 내면의 공명까지 커진 내가 돌아간 집.

나의 말더듬이는 예행연습에 지나지 않았다는 듯, 목구멍이 탁 막혀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게 만든 눈앞의 광경.

골라먹는 재미가 숨어있을 줄이야!! 과연, 위저드 베이커리 답다.

보너스~!! 

Y의 경우, N의 경우.

타임 리와인드 머랭쿠키를 하나 짚고 나는 다시 앞으로 책장을 넘긴다.

 

"닥치고 다 관두고 예, 아니요로만 대답해라."(P.15)

(미리 복선처럼 깔아 둔 작가의 일갈. 무섭구려~)

 

간단하지가 않다.

여섯살, 이 모든 혼란스런 상황의 시발이 되는 장소에서 단호히 No를 택하는 내가 되어야 할 지,

상처투성인 현실속에서 부딪히며 조금씩 나를 찾아가 스스로 일어서는 내가 될 것인지.

나도 예, 아니오를 아혼 번쯤 반복하고 귀싸대기를 맞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해 낼지도모르지만,

"궁굼하지도 않아. 인간의 일은."(p.79)

위저드 베이커리 꽁지머리 마법사, 그의 시니컬한 답변처럼 인간의 일을 그리 간단하게 답할 수가 없다.

 

 

재료를 버무려 빵을 만들어낼 때, 윤기가 흐르는 외형과 유혹하는 냄새, 입에 감기는  맛을 다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위저드 베이커리에 주문한 빵은 제빵사의 예민한 감각을 동원해 정신을 집중해 구운 빵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유효기간이 따로없는 고소한 냄새와 쫄깃한 맛이 독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식지않고 있으니.

(의심없이 읽는 사람에게만 통용되는 마법을 썼을지도 모른다.^^)

 

차기작이 주목되는 작가이다. 주저없이 별 다섯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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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붐이 온다
H. 기타쿠스 지음 / 월간싱클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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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은 호기심을 부른다.

새로운 것이 참신하면 기쁨을 뛰어 넘는 애정을 느낀다.

애정이 깃든 것들은 버릴 수가 없게 되고, 나의 일부분들이 된다.

소장한다는 얘기다.

 

E.P북!!

CD와 함께 온 얇은 책.

생소함과 호기심에 들쳐 본 책은 단박에 나의 애정을 받기에 이르고 나는 이 작고 얇은 책에 온기를 느낀다.

CD를 틀어 놓고 차 한 잔을 마시며 듣는다.

매끄럽지 않고, 세련되어 보이진 않는다.

뭔가 잡음이 섞인 듯하고, 테크니컬한 보조 악기의 도움도 없어 보인다.

(음악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 없는 문외한인 나임을 미리 밝힌다.--;;)

하지만, 그 속에 들리는 목소리들은 뭐랄까...숨소리가 스며있다.

마치, '저 노래는 나만을 위해 부르는 노래야!!'하는 착각을 부르게 한다.

노래가 끝나면 내게로 다가와  차 한잔 할래요? 묻거나 (당혹스런 상황이긴 하지만--;;) 프로포즈를할 것만 같은..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목소리다.

 

책에 적힌 내용들 탓일까?

남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 보는 느낌으로 읽은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을 내 얘기인듯 잔잔히 공감하며 읽히도록 적었다.

'아, 이사람...아픈 사랑을 하는구나.

음- 이런 옥상이 있는 집과 원샷을 즐기는  아내, 나를 닮은 착한 아들을 꿈꾸는 건 나 뿐 아니구나.'

오래 알아 온 친구같은 착각에 그들의 프로필을 다시 들춰보고 작게 나온 사진들을 공들여 꼼꼼히 뜯어보게 하는

관심으로 확산!!

덥썩 술 약속을 하고 싶어지게 한다.^^

 

월간 싱클레어에서 펴 내는 첫번째 EP북이라는 설명이 곁들여 진 걸로 보아

나처럼 예민하고 감각이 발달(?)된 사람은 벌써 시리즈로 나올 것임을 예상하게 된다.^^

시리즈로 나오는 모든 것들이 그렇긴하지만, 첫번째것 보단 업그레이드 되더라는 것이다.

외관상이든, 내용상이든!

 

그래서, 이 새롭고 참신한 애정마저 느끼게 되는 책이 오래 시리즈로 나오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조심스레 '이건 좀 이러했으면..'싶은 짧은 내 생각을 살짝 덧붙인다.

책 표지에 덧 붙인 비닐에 쌓인 CD는 웬지 책에 따라오는 덤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쉬웠다.

책 자체의 디자인을 훼손할 뿐 아니라, CD는 CD대로 제 가치를 다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차라리, 책을 CD케이스처럼 만들어서.. 펴면 이쪽은 책, 저쪽은 CD 보관 케이스. 이런식으로 디자인 했더라면

책은 책 나름의 독특한 개성을 느끼게 되고, CD는 CD대로 더 가치가 있어 보였을 거라는 (이방면에 아무런 지식없이 그저

이 노래와 책을 사랑하는 마음 뿐인 독자(?)의) 생각이 들었다.

얇은 책 두께로 책들과 같이 두면 사이에 끼여 잘 보이지 않고, CD 놓아두는 곳에 두면 다른 CD와 크기가 달라 난감했던

경험에 나온 내 생각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내용이, 이렇게 개인적으로 잘 맞는 노래가 박쥐의 겉모양으로 인해 정체성마저도 상실하는 건 아닌가..하는

기우탓이다.

CD 싸이즈로 나온 책의 외양이라면 CD들 사이에서도 쉽게 눈에띄고, 호기심으로 펴 본 책 내용에 흐르는 애잔함으로 인해

음악을 들어보지 않고는 못 베기게 하는 상승효과도 있을텐데..싶었다.

(월간 싱클레어의 숨은 의도와 고난이도의 홍보 전략에 대해선 전혀 알 길이 없다.

더 나은 방법들을 백만 스물 두 가지 쯤 알기는 하지만, 경비 절감 차원일 수도 있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었다.)

 

"니가 디자인을 알아?? 그 입 다물라!!" 한다면 나는 꽁지를 빼는 수 밖에=3=3=3==333

 

소음에 가까운 음악에 피로감마저 느끼는 나처럼 오래된 사람은 이 기타의 단순하면서도 마음을 딩가딩가 울려주는

아날로그식 선율이 좋다.

전 세계 H가 들어간 장소 어디에서나 울려 퍼질 그들의 노래를 기대한다.

기타의 붐이 일어나길  나도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바다!!

파이팅 H.기타쿠스!!

나는 그들을 향해 하이 파이브를 날리는 (비록, H가 들어가지 않은 장소에 살지만.^^;;)이땅의 조용한

그들의 팬이 여기 분명 한 명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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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12kg 빼주는 살잡이 까망콩
정주영 지음, 채기원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다이어트!!

언제부턴가 두엇 모인 자리에서는 빠지지 않는 화두가 되는 말.

바람이 불면 날아갈 듯한 사람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땅 넓은 줄만 아는 사람도 모두 다이어트, 다이어트다!!

건강상의 이유로 혹은, 외모로 부터 얻게 되는 자신감을 이유로.

다이어트의 본래 취지와는 와전된  살과의 전쟁은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현 세태의 씁쓸한 시류편승인 측면도

있지만, 누가 감히돌을 던지랴.

건강도 챙기고 자신감도 찾겠다는데!!

 

외모만 따지는 세상이나 이뿌면 다 용서된다는 몹쓸 기준도 다 차치하자.

시도한 적은 많지만, 성공한 적은 드문 다이어트, 그 비결을 우리도 조금 나누어 가지고 그로인해

숙원이었고 염원이었던 원하는 싸이즈의 옷을 고를 수 있고, 외모에서부터 오는 자신감을 스스로 만끽 할 수있다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로 충분하니까!

 

100킬로그램이 넘는 고도비만의 청년이 성공한 검은콩 다이어트는 호기심에서 책을 펼쳐본게 사실이다.

남의 불행을 보고 내 행복을 느끼는 건 양심에 선글라스를 씌우는 일이긴 하지만,

나보다 훨씬 악조건인 사람 성공한 살빼기라면 나도 가능하지 않을까..싶어 용기가 났음을 고백한다.^^;;

 

정주영씨가 알려주는 비결은 너무 단순하고 쉬워 차라리 더 의심이 간다.

검은콩을 쪄서 먹어라, 그리고 20여분간의 몰워킹!!

이것 마저도 하기 싫어 한다면 평생 살을 뺄 생각을 하지 말라는게 요지다.

뭔가 속은 기분이다.

100킬로그램이 넘는 체구를 넉달만에 반쪽으로 만들다니..

하지만, 그가 조목조목 얘기하는 검은콩의 효능과 효과를 읽고 있으면 정말 가능할것같다는 마구잡이(?) 믿음이 생긴다.

그가 말했듯, 11년간 안해본 다이어트 없이 다 해본 경험자가 내 놓은 비법인지라, 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된 탓인지도 모른다.--;;

 

쉽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이라는 걸 우리는 익히 느껴왔 듯, 이 단순하면서도 쉬운 살빼기 방법은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다.

시도때도 없이 솟는 식욕을 억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끊임없이 긴장하며 나를 몰아가는 피말리는 작업도 없다.

포만감이 느껴질만큼 콩을 먹고, 일주일에 서너 차례 지루하지 않은 몰 쇼핑으로 걷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부작용없는 살빼기라니 귀가 솔깃해져서 금방 따라하게 된다는 것도 아주 큰 수확이자 장점이다.

또 한가지!!

식품에 들어있는 칼로리 못지 않게 GI(Glycemic Index..음식을 먹은 뒤 혈당치가 빨리 올라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수)지수를 새로이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신경써야 할 게 도처에 널려 있었군..싶었지만, 알아야 또 이기지 않겠는가?

 

물론, 모두가 성공한다고 해서 나도 성공하리란 법은 없지만 '실패에 연연하지 마라'는 글은 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고마운 메세지다.

가장 필요한 것은 내 몸을 바꾸겠다는 믿음과 꾸준히 하겠다는 실천 의지(p.155)라고!!

저자가 북돋아 주는 용기에 그동안 수없이 시도했으나, 이렇다 할 결과물(?)을 보여 줄 게 없었던 내 다이어트는

다시 시작하기에 이렀다.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외모로 인해 상처 받아 보지 않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기준이 사람을 보는 잣대가 이미 외모에서 시작되고 있는 세태를 뭐라 할 수도 없고, 그 기준에서

완벽히 벗어나서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상황을 즐길수 있는 사람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저자가 보인 다이어트 성공기에 힘입어 나는 또 새로운 방법의 살빼기에 들어간다.

감사의 인사를 할 수있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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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
이경자 지음 / 문이당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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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잠시 헷갈린다.

이 책은 픽션인가, 논픽션인가에서.

굳이 말하자면 소설인지, 전기(傳記)인지 구별이 잘 안간다는 것이다.

'이경자 장편소설'이라고 적혀 있으니 소설로 읽어야함을 '염두'에 두기는 했다.

작가의 유려함일까?

아니면, 내가 박수근과 그의 가족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탓일까?

전기처럼 읽히게 하는 소설의 유려함과 문외함으로 인해  사실인 양 받아들이게 되는 일화들은

등을 꼿꼿이 세우고, 읽고 난 후 격식에 맞는 독후감을 바로 제출해야 하는 학생이 되어 책장을 넘겼다.

(오독이었겠지만) 박수근 평전에 가깝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한 채.

 

나는 90년대 초반에서 2000년 즈음까지, 그의 생가가 있는 양구군 정림리( 박수근미술관이 소재한 곳)에서 살았다.

박수근이란 화가가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박수근이란 이름보다 박완서 작가의 '미망'속에 그려진 화가의 모델로 더 알려졌을 때, 

그의 그림이 한국 미술계에 이렇듯 큰 파장( 값으로 든, 진위여부 든)을 몰고 오리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때,

동네에 미술관이 자리잡기 전에 살았으니, 박수근의 생가가 그 동네라는 걸 오랫동안 모르고 지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90년대 중반이었을 게다.)양구군에서는 박수근미술관이 세워지기 몇 해 전부터 박수근 추모전을 열어 왔고,

그의 일대기와 그림을 군민회관(..으로 기억한다.)에 전시하고 그를 추모해 왔었다.

인쇄물이긴 하지만, 그의 그림을 팔기도 했는데 그때 내가 산 그림이 '빨래터'였었다.

인쇄물이긴 했어도 그의 작품이 주는 편안한 질감에 단박 정이 들었고, 그림속 일상의 고단함이 베인 여인들의 등과

고단함을 잊게하는 여인들의 수근거림이 고스란이 들려, 꽤 오랫동안 책상 앞 자리를 지키던 그림이었다.

 

그가 태를 묻은 곳이 내가 살았던 곳이라는 수구지심 때문이었을까?
박수근의 생이 안타까운 만큼 최근 그의 그림과 관련된 수많은 루머와 위작논란은 안타까움을 넘어 씁쓸하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박수근이라면 무조건 그의 편이되고야 마는데,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내 생각은 박수근이 숨겨 둔 빨래터에 관한 암묵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나 그림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아무도 몰랐던 박수근의 숨겨둔 애인을 그림 속에서 찾아낸다든가, 고개를 떨군 여인들이 가진 저마다의 신산한 삶,

빨래터 그림을 두고 펼쳐지는 위작과 진짜의 숨막히는 숨박꼭질..뭐 그런거!!(아, 또 소설 쓰신다.--;;)

(최근 출판된 다빈치 코드나 렘브란트의 유령 같은 책에 현혹된 까닭도 있다.)

아무튼, 신윤복을 트랜스젠드로 보이게 한 파격적인 설정의 '바람의 화원'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 알고 있는 일대기를 양념만 조금 더 쳐서 내 놓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서 사실은, 조금 실망했다.

 

'빨래터'의 위작시비로 전개되는 책은, 아들 '성남'의 회고와 자신 '박수근'의 시선으로 나뉘어,

성남이 어린시절 부터 봐 온 아버지에 대한 느낌과 그림으로 인해 구원 받고 그림 때문에 상처받는

박수근의 내면이 쌍곡선을 이루며 나아간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박수근의 아내 김복순여사에 대해 상당 부분 할애한 지면은 그의 그림의  모델이

민초의 삶을 살아가는 동네의 아낙이기도 하면서 그의 아내였음을 시사하는 듯 하다.

아버지의 후광에 덮인 아들이 느껴야 했던 참람한 마음은 이 책의 향방을 소설로 각인시키는데

한 몫한다.

무엇보다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던 아들이 어린 시절과오롯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기까지의 시간들의 묘사는

작가의 글을 끌어가는 힘이 느껴져 (내 기대와는 달르다는 이유로..;;) 앵도라졌던 마음을 스르르 풀게했다.^^

 

작가가 편향된 관점으로 한 장르만 고집하는 것을 나는 반대하는 편이지만,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절반의 실패'에서

느꼈던 파닥거림은 무척 좋았다.

 

밥에 돌이 섞였다고 밥이 돌이 될리는 없지만, 돌이 자꾸 씹히면 밥한 사람을 나무라게 된다.

기분에 따라 입맛을 바꾸는 까다로운 손님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돌을 걸러내는

체 질에 땀을 흘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수랏상에 올라 오는 기름기 좌르르한 흰 쌀밥 보다는, 포만감에 행복해지고 피와 살이 되어 살아갈 힘을 얻는

잡곡 섞인 거친 밥이 더 몸에 좋은 법이니.

 

미각을 잃은 나는 잘 차려진 산해진미에도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또 불평이다.

못된 버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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