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1
휴 앰브로스 지음, 김홍래.이영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삶에 대한 의지와 판단, 예측 가능성과 경우의 수들이 깡그리 무시되는 곳이 전쟁터 외에 또 있을까?

신앙이 깊다고 살아 남으리라는 보장없고, 유능하고 젊다고 총알이 피해가지 않는 살육의 현장! 

명예를 지미고 국가에 충성한다는 거창한 명분들을 등에 엎었으나, 결국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싸움일 뿐이며, 죽여만 살 수있고 살아있는 것 자체가 승리인 전쟁! 그래서일까..전쟁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보면 유난히 드라마틱하고 인간의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얘기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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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을 소재로 한 '퍼시픽'은 제법 유명한 미국 드라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되어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고 드라마속에 나오는 모델이 실존해 있어 감동은 배가 된다. 이 책은 드라마'퍼시픽'을 좀 더 보완하여 일본군을 상대로 싸운 과달카날 전투에서 글로스터 곶의 밀림, 펠렐리우 요새, 아오지마를 건너 오키나와에서의 승리까지를 고향으로 돌아갈 때 까지의 전투를 그린 대 서사적 전쟁 이야기다.

 

오랜 군 경력을 갖고 있는 저명한 가문의 후손 '오스틴 쉬프티 쇼프너', 해군 항공 조정을 맡은 '버넌 마이크 마이클', 앨라배마 주 모빌에 살다 친구의 설득으로 자원입대한 '시드니 C 필립스', 이탈리아 이민자 아들 '마닐라 존 바실론', 건강의 문제가 있었지만 해병대의 새로운 V-12 해군 학사장요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해 해병대 일병이 된 '유진B.슬레지'4명의 해병과 1명의 해군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전쟁터이긴 하지만 언제나 불을 뿜고 피가 흐르는게 아니어서, 위문공연에 환호하고 로맨스를 꿈꾸고  농담에 웃고 떠드는 모습을 읽을 때면 그들도 보통의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젊은 남자들이었구나 싶어 마음이 짠~해 졌다.

 하지만, 전투중에 잃은 병력보다 말라리아로 잃은 병력의 수가 많아, 보이는 적 외에 도사리고 있는 전염병과의 싸움도 만만찮았음을, 쇼프너 일행이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을 계획하고 감행하는 여정(이 장면을 드라마로 봤어야 하는데..)은 긴박감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게 해 주었다.  

존 바실론의 마지막이 안타까운 만큼 같은 해병으로 근무했던 레나 리기와의 사랑은 아름다웠고, 병약하고 입대하는 것 마저 불투명해 보인  유진 슬레지가 강한 해병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읽어 나가는 것도 은밀한 즐거움이었다. 무엇보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자료사진이 책 후미에 소개되어 있어 실물과 오버랩시킨 책읽기가 가능 했었다는것과 한국 전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맥아더 장군이 바탄에서의 패배를 잊지 않기 위해 그의 전용 비행기에 'BATAAN'이라는 이름을 새겨 놓은 사진은 재밌고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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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숨과 내 가족의 평화를 위협하는 적들을 보고 "그들도 용감하고 훌륭한 군인이었다!"라고 적기는 힘들것이다.

잘 훈련된 모습은 우리를 죽이기에 혈안이 된 모습으로, 용감한 정신은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한 사상으로 밖에 보일 수 없음이 적을 보는 바른(?) 시선이라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너무나 미국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라 지독한 일본군의 폄하와 자국에 대한 치우친 평가는 약간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미국이 이렇게 적었는데, 과연 일본의 입장에서 쓴 '태평양 전쟁'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싶은..흥정을 붙이는 구경꾼 마음이 들었다. 분명 그들도 전설처럼 전해오는 가미카제 자살 공격기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할말이 많을 것인 즉.

이래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나..싶기도 하고.^^

 

책을 빠르게 읽어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재미와 장르를 떠나 한 권의 책을 사흘 이상 보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퍼시픽 1.2권 모두 두께가 그다지 두껍거나 전문지식을 요하는 어려운 장르의 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두 권을 다 읽기 까지는 열흘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책의 구성과 문체에 있어 '빨리 읽으면 지는거다!!'를 모토로 삼고 펴낸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가독률을 떨어뜨렸다.

드라마로 보면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책은 서사적 건조체로 전선의 이동경로를  따라 가 상황을 빠지지 않고 기록한 전투일지처럼 적고 있다. 실존 인물의 증언을 토대로 한 논픽션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화면에서 죽 훑기만 하면 되는 내용을 날짜와 시간 투입한 대대와 연대, 지명과 동원된 무기, 섬멸한 적의 숫자를 일일이 읽어내는 건 기록을 위한 전투 상황부지 소설의 자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희들은 소모품이다. (퍼시픽 2권 P.369)

인격과 인권이 깡그리 무시된 말속에서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다루고 만들어 가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쟁과 스포츠가 다른 점은 2등을 땅에 묻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땅에 묻히는 소모품이 되지 않으려면 살아 남는 것이 곧 승리하는 것이라는 말에 백번 공감이 간다.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 병사나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나 똑 같은 승리자라고 말하지만, 살아 돌아가지 못한 병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희생자같아 마음이 무겁다.

 

여담이지만, 책에 나오는 이들은 하나같이 전쟁에 참전하지 못해 안달이 나 있고 누구도 억지로 탈골을 시키거나 생니를 뽑아 전선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명예로운 죽음과 자랑스런 훈장을 최고로 여기는 젊은이들 뿐이다.

 

소설적인 장치를 내가 너무 믿고 있는건지, 우리에겐 너무 자주들리는 병역기피 뉴스가 믿고 싶지 않은 건지..나도 헛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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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 나도 영어 잘하고 싶다 3
심재경.민경원.Steve Choe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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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영문법 잘하고 싶다!!!! 정말로!!!!

취업을 위한 검증된 영어능력의 수치화된 문서가 필요한건 아니지만, 영어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 수록, 잘해보고자 애쓸 수록 영문법의 필요는 더 절실해짐을 느낀다.

뿌리 기픈 나무가 바람에 아니 뫼고 꽃 됴코 여름 하듯이, 무슨 일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쉬 흔들리지 않고 역경을 넘어 좋은 열매를 실하게 얻을 수 있는 법인데, 요놈의 basic이 늘 문제다.

베이직은 말 그대로 베이직이라...대충하기 넘어가기 쉽고, 쉽다고 여겨 간과해 버리기 일수여서, 나무끝에 부는 삭풍에도 사시나무 떨 듯 떨다가 곧 쓰러져 눕기를 자로 한다는 사실....슬프다!!

 

그동안 유수의 영문법 책을 비슷한 이유로 보아왔고, 탐독하면서 의지를 불태웠으나 시작은 창대했고 마지막은 늘 미약했다.

이유와 변명을 대자면 상암구장 떼잔디 만큼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재미의 부족이 아니었나..싶다.

무슨 일이든 즐길수 있을 때, 잠재된 역량을 끌어올려 일의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데, 어렵고 재미없군..싶으면 할 때마다 힘이 빠지고 하기 싫어진다는 건 누구나 경험한 사실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 검증된 영어 실력을 누가 내 놓으라 하는것도 아니고, 좀 더 나은 실력을 갖추고자 시도 하는 일이라 엉덩이가 패이고 복사뼈가 무르도록 공부할 만큼 절박하지 않은 이유가 실패의 경험들만 낳게 하는 줄도 안다.

그래서, 골치 아프지 않게 슬슬 넘겨 읽으면서도 재미도 있고 학습 효과도 있는 책을 여태 찾아 헤맸다!!

이런 안일한 정신으로 무슨 공부를 할 것이며, 세상에 그런 책이 어딨냐고 하지마라!!

나는 찾았으니!!!^^



영문법을 친절하게 쉽게 설명도 해 놓았지만, 친근하고 귀여운 봉다리맨이 짠!!~나타나 그림으로 첨삭을 더하면 아하~!! 하는 감탄사가 끄덕끄덕 나오게 된다.

"뭐, 어렵지 않은데, 나도 이 쯤은 알지!! " 

어디서 기인된 줄 모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감이 스멀스멀 피어나고, "끝까지 가 보는 거야!! " 학습 분야 에서 만큼은 꽁무니를 내빼던 오기와 집요가 기웃거리기시작함을 느낄 수 있다. 

 

명사, 동사, 전치사 3개의 큰 part로 나뉘어져 있는데, 영어의 시작이고 핵심인 이 3 part만 정복해도 그동안 얼무버리던 말들이 또렷하게 정확하게 발음되는 진화의 신비까지 느낄 수있으니 이거야 말로 둥지털고 알 줍고 불때서 방 따뜻하고 아니겠는가?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에게 권해도 전혀 이물감없이 스며드는 책임을 아이에게서 보았다.

길지 않은 설명과 봉다리맨의 활약이 어우러진 한 단원이 끝날 때 마다 피드백을 위한 exercise가 있는데, 나는 틀리면 기껏 상승작용을 일으키던 자심감들이 꼬리를 내릴까봐 주저 하는 사이 아홉살 아이는..이거, 이렇게 하는거 아냐? 하며, 척척 적어내려 간다. 답을 보고 적었나..의심이 갈 만큼 제법이다!!

재밌니? 물어보니, 응,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데..봉다리맨 아주 제법이야!! 한다. (헐...좀 나대는 아이와 봉다리맨 ㅠㅠ)

 

그런데, 중간에 ain't 는 무엇이란 말인가??  오타인가?

아니란다!! 이런 표현이 분명있다고 증거까지 들이민다!!



* 날로 먹는 잉글리쉬, 랜덤하우스. 2008. (P.94)

 

아하!! 정말 이런 표현이 있었구나.. 말이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쓰는 말이 살아남는 말인 것을!!

혼자 깔깔대고 몇 번이고 읽더니 어떤 표현이 어디에 있는지 척척 찾아내는 아이가 신기하면서도 기특해 출판사에게 엄청난 고마움을 느꼈던 책이기도 하다. 실례로 옆집 아이가 한달에 25만원 들여 학원다니며 배우는 실력보다 이 책 한권으로 쌓은 아이의 실력이 월등히 나으니,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랜덤 하우스 만세!!^^

 

아이가 그랬듯 나도 봉다리맨과 함께라면 옆집 아줌마보다 더 영어를 잘하는 엄마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에 충실하라!!

이 책이 나에게 주는 핵심 키워드이자 업그레이드의 열쇠다!!

봉다리맨과 날마다 친하게 지낼 수 있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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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리누스 - 지하실에 사는 겁쟁이 용 내 이름은 리누스 1
노베르트 골루흐 외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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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본 만화중에 (제목은 잊어버렸지만)내용이 아주 그럴듯해 오랫동안 그 만화적 비현실성을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으며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주길 간절히 바라며 지내던 때가 있었다.

내용인즉,

몸도 외소하고 성격마저 소극적인, 잘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소년이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콩알 만한 로봇가 친구가 된었다. 로봇은 소년과 한몸처럼 지내는데..호주머니에 넣고 학교에 가면  어려운 선생님 질문에는 귀 안에 앉았다가 답을 척척 말해주고, 미술시간에는 도화지 위에서 움직이는대로 소년이 따라 그리기만 하면 멋진 그림이 되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시험칠 땐 답위에 서 있으면 소년은 옮겨 적기만 해도 당근 백점이고!! 소년은 점점 자신감있고 어디서나 위풍당당을 자랑하는 엄친아로 거듭 나는데...어쩔까나!! 로봇은 이제 떠날 때가 되었음을 알리고 자기가 떠난뒤에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면 혼자힘으로 해나가야 함을 일러주는데, 소년은 눈물을 참아가며 노력해 진정 멋진 소년이 되었다는...(지금 생각하면) 참 만화스럽기 그지 없는 내용이었다.

어쨌기나, 그 즈음의 아주 인기있던 만화 '로봇 찌빠'도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었으니,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 없잖는가? 하며 적잖은 기대로 작은 콩알만 떨어져 있어도 혹시? 싶은 마음으로 눈에 불을 켜서 살펴보던 시절이었고, 그 시절은 나름 나를 행복하게 했었다. 상상만 해도 아주 기분이 좋아졌으니까!!^^

아, 각설하자...ㅠㅠ



지하실에 살고 있는 용!!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거나, 우리집 차례가 되지 않아서 볼 수 없었을 뿐, 지하실에는 용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어른이 되기전의 333살 생일을 보내지 않은 어린 용들이 이 세상 곳곳의 지하실에서 조용이 세상을 배우며 성인이 되기를 기다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저장해 둔 감자를 불을 내뿜어 맛있게 구워 먹으면서.

인간을 그다지 두려워 하지도 않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며 약간의 쇼 맨 쉽도 있어 펼쳐진 무대위에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 낼 줄도 안다. 착하기까지 해 어린이를 도와주고 요리까지 척척해 내니 싫어할 사람이없다. 가끔, 세상 물정을 다 익히지 못해 뽐내려다 방화범으로 몰리기도 하지만!!

 

리누스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다녀간, 어쩌면 우리가 자는 사이 뿌려진 '망각의 먼지'로 인해 기억을 되찾을 수 없지만 분명 우리와 함께 살았을 것만 같은 희미한 그러나, 친근하기 그지없는 공룡의 기억을 되살려 준다.

리사의 친구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숙제도 척척 해 주고, 불을 뿜어 식은 커피를 데우고, 멋진 가장행렬의 멋진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꿈 꿀 수있는 최대의 행복을 만끽하게 해 주는 정말 좋은 친구다. (내가 어릴 적 그토록 만나길 바랐던 로봇친구의 역할과 흡사하다.)

하지만, 리누스는 소유할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닌 인격(용격인가?^^)을 가진 친구이고, 나 뿐아니라 내 친구의 친구도 될 수있다는 사실을 리사는 깨닫게 된다. 리사의 친구 클라우디아와 리누스가 더 친해지게 되면서 리사는 친구를 빼앗긴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면서 친구의 소중함도 함께 깨닫게 되니, 약간의 뭉클한 하기까지 하다. 



물론, of course다!!^^

아이는 약간 이 책의 서문에서 부터 격앙된 감정을 보이더니, 책을 덮고는 지하실이 없는 아파트에 사는 것을 탓한다.

분명, 이 이야기는 거짓말을 하나도 보태지 않은 수순한 진실이라고 했고, 리누스의 친구들이 아직 다녀보지 않은 많은 세상의 지하실을 찾고 있을텐데...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한다. 그 마음!!

나도 리누스같은 공룡이 나타나 식은 커피도 데워주고, 감자도 뚝딱 익혀서 (이왕이면 버터를 발라서^^) 건네주고 피 한 방울을 나눠 하늘을 날게 해 준다면 얼마나 신나랴 마는 어른들에게 있어서 공룡은 망각의 먼지와 같은 존재로 느껴질 뿐이니..어쩌랴!!

하지만, 내가 아이만 했을 때 느낀 로봇을 만나길 바랬던 마음처럼 아이도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리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세상 어딘가 분명 있다고 믿는 어떤것에 대한 기다림을 아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동지애를 설핏 느꼈다.^^



아이가 다 자랄때 까지, 리누스를 발견하지 못해 만나지 못해도 상관없다. 아이는 또 이런 기억들을 다시 자신의 딸에게 들려줄 것이고 그런 기억들 속에서 리누스는 영원히 살아있는 것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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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화석 속으로 들어가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30
미와 가즈오 지음, 김윤정 옮김, 최문영 그림, 마쓰오카 요시히데 사진, 이융남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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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석이 신기했던 것은 어릴때 부터다..

어떻게 벌레나 동물들이 돌속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새겨 놓을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했고 궁금했던 만큼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벌레나 동물들이 돌속으로 기어들어가 그대로 잠들었을리도 없고, 얼떨결에 돌이 몸을 눌렀다 하더라도 그렇게 온전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있었을까?하는 알쏭달쏭함에 그랬던것 같다.

 

동물이 죽고 살이 썩어 없어져 뼈만 남은 후, 그 위로 퇴적물이 쌓이고 땅속에서 단단하게 굳어 화석이 된다는 것을 중학교에 가서 배우긴 했지만, 볼 때 마다 화석이 신기한 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책 속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암모나이트 화석을 본 후 화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성인이 된 후 암모나이트를 본격적으로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졸졸졸 흐르는 강물 소리나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여기 암모나이트가 있어요'(P.18)하고 속삭이는 것 처럼 들린다는 표현은 슬핏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저자가 얼마나 암모나이트를 찾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집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암모나이트의 다양한 종류며, 암모나이트가 살았던 연대, 암모나이트가 발견되는 지점으로 인해 알수있는 고대 지질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암모나이트가 멸종하게 된 이유는 알 수 없으며, 정말 멸종했을까? 의심하면서 멸종했다고 알려졌다가 다시 발견된 실러캔스라는 물고기처럼 우리가 모르는 아주 은밀한 곳에서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한다. 주인공의 암모나이트를 사랑하는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나도 그랬으면..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바다에 살고 있었던 암모나이트는 우리나라에선 발견되지 않는데 암모나이트가 살았던 중생대에 우리나라는 지금과 달리 바다와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18세기 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땅속에 발굴한 것을 모두 화석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지질 시대에 살았던 생물의 유해나 흔적만을 화석으로 규정한다고 하니 화석의 범위가 좁아지긴 했지만 확실히 구분하는 기준이 생겨 헛갈리거나 하진 않겠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약간 어려운 용어가 많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대별 표준 화석을 그려놓은 화석산을 보고는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이라 이해도 쉽고 흥미로워 했다.

이럴때 이런 생물들이 살았구나...생소한 이름을 읽고 구경하더니 어쩌면 땅속에 숨겨져 있는 큰 공룡뼈를 발견 할 수도 있으니 앞으론 땅을 팔 때 유심히 관찰해 보아야 겠다는 호기심을 숨기지 않았다.^^

 

화석을 보고 우리는 수억년 전에 사라진 지질시대의 생물과 진화상태, 지층의 나이와 과거 기후나 환경을 알 수 있다고 책을 읽어가며 천천히 설명하는 사이 아이는 자기 발밑에 차례로 포개져 숨어 있을 것 같은 화석을 그리기에 여념없다.



아이를 위해 읽은 책이지만, 배운건 내가 더 많은 유익한 책이었다. 이제 이 분야에 대해 시험을 친다면 그때의 중학교때 성적보다 훨씬 더 잘 맞을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고!!^^

 

돈을 더 받기 위해 가짜 화석을 판 중국 랴오닝 성 이야기는 돈을 위해 지구의 역사까지 조작하려는 어른들의 나쁜마음이 부끄러웠다. 이런 나쁜 마음들은 멸종되어 화석으로 굳어져도 좋았을 것을...싶은 마음과 멸종의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한 암모나이트들은 어디선가 꽁꽁 숨어 잘 살고 있길 바라는 마음이 교차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두고두고 봐도 좋을 유용할 상식과 지식이 함축된 또 하나의 참고서 같은 책이다.

 

타임머신을 세워두고 선캄브리아대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돋보기로 관찰하는 아이의 모습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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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 옮기기 대작전을 펼치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23
이천용.쓰카모토 고나미 지음, 양광숙 옮김, 조예정.이치노세키 게이 그림, 전영우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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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골의 어느 마을에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마을 어귀나 가운데에 서 있는 큰 나무다. 이 나무들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동네의 역사와 맞물려 있으며 상징으로 서 있기도 한다. 나무가 지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4억년 전쯤 이라고 하니, 나무 입장에서 보면 그 보다 훨씬 뒤인 400만 ~ 500만 년 전부터 나타난 인간은 귀여운 아기로 보일 것이 틀림없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는 영원히 그 자리에 서서 살아갈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요즘처럼 곳곳에서 개발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무들의 운명이(불쌍하게도) 아슬아슬해 보일때가 많다.

아름드리 나무들일 경우가 더 안타까운데.. 이 나무들을 그냥 쓰러뜨려 죽이지 않고, 옮겨 심는다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디론가 옮겨 심는다면 좋을텐데...'에서 생각이 그쳤지, 그 나무들을 옮겨 심을 때 어떤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리란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큰 아름드리 나무가 연약한 화초에 비할 바도 아니고, 봄철에 옮겨 심는 조경수나 유실수와는 차원이 다를것임에도 그저 보통 우리가 화분의 분갈이를 하듯 옮겨 심으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막연하고 쉽게만 생각했었다.

이런 내 생각이 얼마나 무지하고 무모하기까지 한 생각이었는지..두껍지도 어렵게 설명하지도 않은 이 책을 통해서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이래서 나왔구나...싶어졌으니, 말 다했다.^^;;



위 일정을 훑어보면 알겠지만, 아름드리 큰 나무가 옮겨심어져 예전과 같은 꽃을 피우기까지는 만 3년의 시간이 걸린다.

차츰 뿌리를 잘라내고, 가지를 줄여가고, 흙을 바꾸고, 옮겨 심어 적응기를 거쳐 회복되어 꽃 피우기까지..사람 못지 않은 적응기간이 걸리는 것이다. 

공사를 하다가 나무가 있어 옮겨 심으면 좋겠는데..하고 옮겨 심었다간 나무가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한 눈에 봐도 알수가 있다.



그림에서와 같이 옮겨 심는 곳의 흙도 여러층으로 성질을 달리 해서 최적의 조건을 맞추어 놓아야 하고,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옮겨 심기전에 살고 있던 흙을 같이 가져오는것도 잊어선 안된다. 책에서 실제 옮겨진 과정을 담은 등나무는 옮겨 져서도 향기롭고 아름다운 등꽃을 활짝 피우는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을 쭈욱~ 관찰하다보면 이렇게 심혈을 기우려 옮겨 심는다고 해도 다 살아나는 것만은 아니라는것도 느낄 수있다.

특히, 나무를 들어 올릴 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나무의 몸통을 석고 붕대로 감싸는데, 300그램의 4.5미터 석고 붕대가 654롤이 필요했고, 다섯명의 인부가 네시간이나 작업을 해야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는 걸 읽으며 나무나 사람이나 생명을 다루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는걸 다시 배웠다.

 

이야기를 건네듯 쉽게 전개되는 이 책은 사소한 일처럼 보이는 것들도 과학적으로 접근해 재미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에 아주 잘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 이야기 위주로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part 2에서는 관련된 일상에서 접하는 상식과 지식으로 연결되는 학습 부분까지 짚어서 조합을 잘 이루고 있다.

그냥 읽기에 부담이 없고 강요없이도 지식으로의 흡수가 된다는 점에서 참 고마운 책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씌여져 과학이 막연히 어려운 과목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저학년 아이들 부터 고학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재밌게 볼 수있도록 만들어 졌다는 건 또 한 번 칭찬하고 권하고 싶은 부분이다.^^

 

아이랑 같이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사실들에 나도 같이 놀라워하고, 그냥 쭈뼛 서있는 아파트 나무들을 둘러보면서 이 나무들도 분명 어딘가에서 이런 과정들을 거쳐 옮겨져 왔겠구나..싶어지니 나무의 수고와 사람의 정성이 같이 느껴져 애정이 느껴지고 새롭게 보였다.

책이 준 고맙고 따뜻한 시선이라 여긴다.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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