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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날.
정신없는 8월이었다. 7월이나, 8월이나 정신없긴 매한가지.
바쁜 일정에 책탐을 부리느라 필요하지도 않은 스트레스만 생산해냈다.
책더미에 치인 내 모습을 보며 시몬느 베이유를 생각한다.
그녀는 평등한 사회와 이념을 위해 책 사이를 기어다니며 읽었다는데,
나는 고작 리뷰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읽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차분히 앉아 8월을 정리하며 나의 독서 목표를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깜빡해서 이 글은 9월에 올린다...^^;)

1. 정량에 비해 다독,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나의 상황에서 리뷰를 고려한다면 책은 한달에 3권정도 읽는게 가장 적당하다. 
물론 읽기만 한다면 4~5권정도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달에는 너무 과욕을 부린 탓에 충분히 소화하고 읽지도 못하면서 글쓰다 질려버렸다.

2. 계획 변경이 80%, 계획의 의미가 의심스러운
읽으려고 계획했던 책들도 거의 뒤바뀌어서 <감응의 건축>과 <정의란 무엇인가>는 또 뒤로...
그나마 샌델 교수 초청강연 때문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끝까지 읽긴 했지만 
너무 급하게 읽어서인지 리뷰 쓰려면 다시 들여다 봐야 할 듯.

3. 예상밖의 소설 읽기
이번달엔 좀처럼 하지 않던 일을 하나 했다.
하루키의 <스푸트니크의 연인> 이후 내 돈주고 소설책 산 적이 없었는데,
제목땜에 너무 궁금해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주문해 읽었다.
더불어 동생이 놓고 간 <친절한 복희씨>까지...한달에 총 2권에 달하는 소설책을 읽었다.



***  책과 뒷 이야기 ***

<일본의 걷고싶은 길 1,2>,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서울/경기편>
둘 다 도보여행가의 글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의...>는 에세이 형식이고,
<...신 택리지>는 역사교과서와 고전의 가치를 겸비한 학술서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진들은 <일본의...>가 훨씬 보기 좋았고, <...신 택리지>는 텍스트에 더 힘을 실어서인지
사진자료 면에서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신의 존재에 대한 유무를 떠나 과학이 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세이건의 저서를 하나 더 소장하고 싶었기에 무리하면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런데 이 책은 1985년의 강연 내용인데 왜 세이건 사후에 출판되었는지 배경이 궁금해진다.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모두 심리학과 자기계발을 조합시킨 책이었는데, <극한의 협상...>은 매우 예제가 풍부하고 사이코패스에
초첨을 맞춘 점이 인상깊었고, <감정을 다스리는...>은 쏠쏠한 팁이 있는 평이한 입문서였다.

<친절한 복희씨>,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우연히도 읽은 소설이 모두 단편집이었다. 그리고 표지 디자인이 매우 매혹적이다.
(<친절한 복희씨>의 표지는 고 김전선님의 작품. 소설의 분위기를 너무 잘 나타내준다.)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는 경험하기 힘든 낯선 관계들을 개연성 있게 만들어가고
너무나 사실과 같이 섬세하게 묘사하여 그 상황에 흠뻑 빠지게 한다.
반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은 상상과 은유를 삽입해 낯선 관계들을 만들어내고
탁월한 목소리의 변신으로 각기 다른 색채를 뿜어낸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이 더 재밌기는 했지만 잔향이 짙은 것은 <친절한 복희씨> 쪽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달의 Top3를 꼽는다면?

1. 신정일의 신택리지
2.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3. 친절한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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