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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은 어떻게 전해졌을까 - 언어와 문자로 읽는 불교 ㅣ 금강대학교불교문화연구소 금강인문총서 3
권탄준 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요 몇년 새 진행중인 초기불전 번역은 한자로 씌여진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 한 걸음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방향이라고 환영받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번역되 들어온 경전들이 북인도에 편중된 까닭이 있고 백년 넘게 계속해서 발굴되는 불교 경전들이 불교경전언어들을 어지럽게 하는 까닭도 있다.
어떤 언어로 된 불교 경전이 좀더 부처님 원음에 가까울까는 불교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항상 생각하는 문제다. 일반 불교도입장에서 어쩌면 여러 불교 경전 중 어느 경전을 선택할까의 문제는 불교라는 종교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부처님 시대에는 경전을 담을 문자가 없었다는 사실은 그런 경전언어에 대한 중요성을 일부 깍아 내린다. 구전으로 전해질 내용을 결정하는 과정은 논외로 하고, 구전으로 전해진 내용이 문자로 기록되는 순간도 현재 남은 문헌들로 보면 구전 내용이 그대로 기록된 것보다 구전 내용을 주변 지역으로 전하면서 번역한 문헌이라는 점과 지역별로 그 최초 번역된 기록이 남아 있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 또 일부 깍는다.
남방 불교, 산스크리트 문헌, 중앙아시아 언어 문헌 모두 이러한 한계 속에서 기록으로 남은 것이다. 나중에 나타난 대승불교 문헌들은 더 큰 한계를 갖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여러 경전이 지닌 현실적인 한계를 감안하고 지나치게 순수성을 지향하는 태도는 약간 접어야 할 거 같다. 오히려 그렇게 학구적으로 고려된 한계 속에서 전연 퇴색하지 않은 내용이 무엇인지 변치 않을 불법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