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최후의 100년 - 문명은 왜 야만에 압도당하였는가
피터 히더 지음, 이순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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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역사는 공화정 제정을 합쳐 1000년을 넘는 장대한 세월이고, 역사연구에 접근할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그 역사 속에는 기독교의 탄생과 확산이 포함되어 문화 종교 어느 면 할 것 없이 로마에 유럽이 지고 있는 빚은 어마어마하다.  

이 로마사는 이미 수많은 방식으로 여러 책으로 나와 있다. 대표적인 작가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사 전체를 다룬 시오노 나나미다. 그리스도시국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공화정시기와 여러 황제를 거쳐 서로마 제국 멸망, 동로마 제국 멸망으로 그 장대한 역사를 그린다. 일단 이런 흐름에 익숙해지면 개별 인물과 좀 더 피부에 와닿는 입체적이고 생동감있는 역사책을 바라게 된다. 

중요한 로마인물들의 전기로는 최근 번역된 명상록으로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전기가 있고, 그외 앤서니 애버릿의 키케로와 아우구스투스 전기도 눈에 띈다.

<키케로>, <아우구스투스> 앤서니 애버릿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프랭크 맥린 

 

그리고  로마제국 최후와 유럽의 탄생을 실감나게 그린 피터 히더의 책들이 있다.

<로마제국 최후의 100년>, <로마제국과 유럽의 탄생>  피터 히더

   

이 세명 작가들의 집필방식 차이는 굉장히 흥미롭다. 이야기와 논증의 양극단에서 앤서니 애버릿, 프랭크 맥린, 피터 히더 순으로 논증에 가깝다. 앤서니 애버릿은 읽을맛을 주는 이야기로 감정에 호소하는 인상을 주고, 피터 히더는 기존 견해를 압도할 새로운 주장을 독자들에게 설득하기 위하여 사려 깊은, 정밀한 논리를 펼치고 있고, 프랭크 맥린은 흥미롭게도 그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맥린은 어떤 면에서는 치밀한 준비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한 이야기꺼리와 다른 이야기꺼리 간 관계를 부여하는데 서툴다는 인상을 준다. 

다양한 방식은 다양한 감동을 주고 환영받을만 하다. 

위 책들 중 로마사 속에 빠진 부류가 있다면 종교인들일테다. 유대교 일부 공동체에서 시작된 초기 기독교는 팔레스타인 지역을 넘어 지중해 연안 전 로마제국에 퍼지게 되고 이런 기독교를 빼놓으면 아쉬운 게 또 로마사다. 교리사나 교회사 입장에서 보면 로마 제국속 기독교를 보기는 어렵고 이런 접근은 되려 중세를 설명하는데 보다 적합한 것 같고, 그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가는게 나아 보인다. 사도 바울이 빠질 수 없지만, 기독교 초기로 가면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   

조금 떨어져 성 어거스틴 부터 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성 어거스틴의 생애와 사상> 피터 브라운 

 

피터 브라운의 문체는 프랭크 맥린과 피터 히더 사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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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안핑 친 지음, 김기협 옮김, 이광호 감수 / 돌베개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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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론 이 책이 공자의 평전이지만, 그가 고대 동아시아 문화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사상사와의 연관이 좀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이 점만 아쉽다. 

접근가능한 문헌을 통해 공자 생애와 그 시대에 대한 큰 그림을 짜고, 그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문장들을 인용하며 눈에 보이게 풀어내고 해석한다.  

공자가 겪었을 인생살이가 차분하게 펼쳐진다. 

지은이가 들었던 학문에 대한 공자의 태도는 다른 고대 사상가들과 구별되는 공자만의 특징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거 같다. 그와 같은 태도는 다른 제자백가 인물들도 겸비하고 공유한 특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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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프랭크 맥린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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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원서에는 장구별은 숫자로만 할 뿐 따로 제목이나 내용요약은 없다. 

 

번역서와의 이 차이는 각 장의 내용을 미리 소개하려는 번역자가 친절하게 붙여 놓은 것이다. 되려 저자는 그런 소개없이 각 장으로 바로 들어가 독자들이 읽기를 원하는 것 같다. 각 장마다 우리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로 떠 올리만한 예측을 이기는 읽을 거리가 꼭 있다.

맨처음부터 저자는 문헌중심을 넘어 옛날동전, 비문 금석학을 총동원한 입체적인 역사의 장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그릴 것이라고 선언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는 절실히 느껴지는데, 2세기 로마를 배경으로 위대한 인물의 향기와 움직임이 눈 앞에,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 게 읽히고, 소설보다 뛰어난 점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증거에서 우러나온, 개연성있는 추정으로 형성된, 말 그대로 생생한 역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대 황제의 장수로 뜻하지 않게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40살에 황제의 자리에 올라 로마제국을 다스렸던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보존된 고대 문헌을 뛰어넘어 저자의 표현대로 확장된 역사의 장에서 접하는 즐거움은 무척 크고 생생했다. 하지만 이 즐거움은 외면적인 영역에서만 유효하다.

프랭크 맥린은 스토아사상을 대하는 로마의 사상가들의 태도를 이 철학자황제에게서 녹아나도록 애쓰는데, 실패로 보인다. 그는 인간 내면에대해서는 능숙하지 못한 접근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이 책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고, 아마존 리뷰를 보니 그가 쓴 융 전기(여기에서도 몇 군데 융을 언급한다)에 대한 혹평이 난무한다. 내향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거의 못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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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사상과 불교 - 불교를 가지고 시대와 겨룬 중국 근대사상가 19인의 이야기 불교사상 시리즈 1
김영진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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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 사상의 다양한 행보를 목격하듯이 그린다. 

중요한 계보를 중심으로 인물들을 설정하고, 설정된 인물들의 활동도 사상소개보다는 그런 계보활동을 주로 놓아, 그 방향의 큰 흐름은 눈에 쏙들어오는데, 세세한 내용은 너무 큰 줄기만 소개되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생동감있고 뚜렷한 인물 유형들과 저자의 호방한 묘사는 무협소설 읽히듯 정말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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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파스타 - 남자, 면으로 요리를 깨치다
권은중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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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친구들을 부르거나, 혼자 있다가도 내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때가 있다. 바깥에서 그저 그런 요리 먹거나, 그냥 끼니 떼우다가 짜증날 때면 그런 생각이 더 들기도 한다. 요리 몇 가지만 제대로 하면 좋을텐데 생각이 든다.  

손님 접대, 술 안주, 끼니에 두루 맞는 요리를 궁리해보면, 내게는 중국요리와 이탈리아 요리가 떠오른다. 중국요리는 만만치 않을 거 같고, 이탈리아 요리는 요리재료와 기구들이 영 멀어 보인다. 시작이 반인데, 시작도 만만치 않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이 책 제목이 눈에 꽂힌다. 열어 보니 보통 요리 책에서 보듯이 화려한 요리그림을 잔뜩 모아 놓은 책이 아니고 파스타 제일 기본에서 시작해서 그 기본을 바탕으로 도전할만한 요리를 설명해 놓은 독학입문서였다. 보관함에 올려놓았다가 반값도 안되는 중고로 뜨자 바로 구입했다. 파스타의 제일 기본은 '알리오 올리오(마늘 오일 파스타)'고, 그게 되면 슬슬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넘어가고, 예를 들면 굴을 넣어 굴파스타도 할 수 있고, 여러 실험을 통해 삼겹살, 고등어까지 올려 먹을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고 유혹하며 소개한다. 

요리 재료(허브, 소스)설명과 요리를 하다가 겪은 작은 유쾌한 소동도 잘 모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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