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프랭크 맥린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의 원서에는 장구별은 숫자로만 할 뿐 따로 제목이나 내용요약은 없다. 

 

번역서와의 이 차이는 각 장의 내용을 미리 소개하려는 번역자가 친절하게 붙여 놓은 것이다. 되려 저자는 그런 소개없이 각 장으로 바로 들어가 독자들이 읽기를 원하는 것 같다. 각 장마다 우리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로 떠 올리만한 예측을 이기는 읽을 거리가 꼭 있다.

맨처음부터 저자는 문헌중심을 넘어 옛날동전, 비문 금석학을 총동원한 입체적인 역사의 장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그릴 것이라고 선언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는 절실히 느껴지는데, 2세기 로마를 배경으로 위대한 인물의 향기와 움직임이 눈 앞에,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 게 읽히고, 소설보다 뛰어난 점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증거에서 우러나온, 개연성있는 추정으로 형성된, 말 그대로 생생한 역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대 황제의 장수로 뜻하지 않게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40살에 황제의 자리에 올라 로마제국을 다스렸던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보존된 고대 문헌을 뛰어넘어 저자의 표현대로 확장된 역사의 장에서 접하는 즐거움은 무척 크고 생생했다. 하지만 이 즐거움은 외면적인 영역에서만 유효하다.

프랭크 맥린은 스토아사상을 대하는 로마의 사상가들의 태도를 이 철학자황제에게서 녹아나도록 애쓰는데, 실패로 보인다. 그는 인간 내면에대해서는 능숙하지 못한 접근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이 책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고, 아마존 리뷰를 보니 그가 쓴 융 전기(여기에서도 몇 군데 융을 언급한다)에 대한 혹평이 난무한다. 내향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거의 못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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