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비밀 The Secerets Love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재주도 없는 나이지만 사랑하는 일만은 자신이 있었다. 남편을 사랑하고 부모님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동물도 자연도 다 사랑해줄 자신이 있었는데...... 게다가 난 나의 삶도 끔찍하게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도통 요즘 옮긴 새로운 직장생활에서만은 나의 이런 자랑스러운 오픈마인드가 먹혀들지가 않고 있다.이유가 뭔지~ 그런 고민을 안고 사는 나에게 그 원인파악을 가능하도록 해준것이 바로 이책이었다. 소개된 내용중에서 "인정의 힘"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상실의 고통과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 일단 인정하면 그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사랑을 얻고 싶으면 그 관계를 인정하라, 결혼을 한 사람이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인정이 되어지지 않은 상태라는 내용을 읽었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이 직장은 내가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 곳'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있었던 문제점이 원인의 발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비로소 해내게 되었다. 직장이야 뭐 특별히 나 하나의 존재가 그리 중요할까? 그러니 나도 이런 직장 적응 안돼면 옮겨버리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안을 삼기도 하고 주눅이 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거드름도 피울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읽혀졌다. 자신의 삶의 상태를 진단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알차게 실려있는 책이다. 우정이건 사랑이건 인간관계에는 다 통용이 되는 기본적인 논리이자 가장 중요한 삶의 자세를 일깨워주는 고마운 내용들이다. 누구를 사랑하기에 앞서서 나 자신에 대한 인정과 사랑이 이루어지지않은 상태에서는 쌓게되는 어떤 관계도 불안하고 희미할 수 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한 믿음이 없어서 끝끝내 해피엔딩이 되어지지 못하는 이야기는 설화나 동화를 통해서도 수도 없이 그 예를 들수가 있을거다. 어렸을적에 이불속에서 떨며 봤던 전설의 고향 프로그램에서 나온 구미호도 그랬다. 마지막 하룻밤만 더 지내면 사람이 되어 서방님과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하며 울부짖던 그녀의 한맺힌 울음이 아직도 등골 서늘하게 기억이 난다ㅎㅎㅎ~ 서방님이 하룻밤만 그녀를 믿고 냅뒀다면 정말 다소곳한 아낙네가 되어 누리는 평범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을 텐데......^ ^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 소리는 또 뭐여~~~)쉬운게 없다. 사랑도 어렵고, 믿는것도 어렵다. 하지만 진정 행복을 원한다면 그까짓 실망과 배반이 두려워 다 된 밥에 재뿌릴까. 난 그런 미련한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자기 안에서 사랑을 발견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서 결코 사랑을 발견하지 못할 걸세. 사랑은 우리가 창조해야 할 그 무엇이거든......" 본문중에서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인생에 대한 통찰과 따뜻한 시선,유머와 반전이 가슴을 울리는 우화라고 책의 띠지에 소개되어있듯이 이 귀여운 동화책속에 실려있는 이야기들 모두가 화사한 봄꽃같이 마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들로만 가득하다. <은혜 갚는 뱀>이야기에는 과거의 열매를 먹어버린 아빠뱀과 미래의 싹을 먹어버린 엄마뱀이 나오는데 과거의 열매를 먹으면 지나간 옛 일들에만 얽매여 현실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미래의 싹을 먹게되면 먼 미래만을 위해서 살게 되기 때문에 자연히 현실에서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을 등한시 하게 되어 아기뱀 속을 썩히는 줄거리이다. 그런 열매를 먹은 듯한 사람들은 나도 주변에서 종종 만난다. "내가 왕년에 말이지~~~"하는 류의 사람들. 그 지나가버린 화려했던 시절의 그늘에 주저앉아 현실에서 부지런히 미래를 향한 준비를 해나가지 못한채 뒷걸음질을 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하여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낸 것 같다. <연못의 왕>이야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우정에 관한 동화다. 올챙이와 학배기(학배기가 뭔지???나중에 잠자리로 변함)의 대화체중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말이 많이 나온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난 널 찾을 수 있어. 친구는 그런 거니까." "아무리 모습이 변해도 난 널 알아볼 수 있어. 친구는 그런 거잖니." 이런 말을 쉽게 고개 끄덕거리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평생 행복하고 윤택한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멀리 떨어지면 곧 시들시들해지고 그리움은 커녕 썰렁한 안부전화도 반가운 기색으로 받아주지 않는 냉정한 친구 얼굴이 갑자기 떠오른다. 아무리 모습이 변해도 알아볼 수 있다고...... 결혼하고 아줌마가 되니 몸이 많이 불어나서 듬직한 체격들이 되어 삼삼오오 마주앉게 되었지만 갑자기 주고 받는 대화들이 아파트 가격부터 튀어나와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던 씁쓸한 기억도 있고...... "보이는 게 다르다고 해도 난 네가 너무 좋아." 개구리가 된 올챙이와 잠자리가 된 학배기의 우정이 뭐 그리 근사한 모습이었다는 그림이 그려지지는 않지만 친구라는 소재를 워낙 좋아해서 난 이 이야기도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흔치 않은 색깔을 한 우화집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안도 미키에 라는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인 것 같다.
1971년생의 사쿠라바 가즈키는 <내남자>로 제138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필 활동을 하다가 1993년 DENIM라이터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히트작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2007년에는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사쿠라바 가즈키 작가는 노련하고 열성적인 작가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내남자>는 칭송받을 자격있는 작품이다. 문체도 매력적이고 스토리도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이 날씬하다. 인간심연에 고여있는 절절하고도 원초적인 사랑의 형상을 극한 모습으로 나타낸 작품. 설정자체는 굉장히 비정상적이지만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숨은 의도를 주인공들로부터 찾아내려고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살인과 근친상간의 불미스런 사건들은 단지 주인공의 절대적인 애정의 극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된 효과"로 느껴질 뿐...... 결국 작가는 가정의 안식을 혜택받지 못한 구사리노 준고와 하나를 통해 변형된 그러면서 학습되어지지 못한 사랑의 완성을 실현해낸다. 지독히도 애틋하고 진실된 생명같은 사랑을 준고와 하나는 공유하지만 타인들에겐 철저히 외면당하는 용납되어질 수 없는 "실제적이지 않은 사랑의 완성"으로 그들은 끝끝내 영원한 이방인이 된다. 유빙, 지진, 괴물같은 검은 바다...... 수시로 출몰하는 평화를 위협하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한계들을 하나와 준고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 앞에서 미약하지만 준고와 하나의 사랑은 완성을 고집부린다. 넘을 수 없지만 넘는다. 구사리노 준고/구사리노 하나/요시로....서로를 삼키며 공생을 하는 필요한 존재.불행하지만 불행하지 않은 사람들.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처절하고도 외롭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위협조차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사랑하니까......
<친구가 되기 5분전>을 읽는 동안 되풀이 해 고민하게 만들던 '내가 자신 있게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친구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아직은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지닌 한 친구가 떠올라 조금 안심이 된다. 친구를 만난다는 건 외부적 조건들이 필요한게 아니라 이해받는 것과 이해하는 것. 그래서 공감대가 있고, 시간이 흘러도 존재하는 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구사이"라는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막강하고도 진실된 무엇. 그런게 필요 충족 조건이라는 걸...... 내가 외롭지 않을 수 있는 건? 나의 세상을 이해하고 그 세상의 의미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 누군가가 또 다른 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친구가 있는 사람은 절망도 없다.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져 낙담하고 있으면 언제나 잊지 않고 손을 내밀어주는 듬직한 친구가 있으니까. 시게마츠 기요시는 섬세하게 사람의 가슴속을 파고드는 이야기만 골라서 한다. 그런 걸 어떻게 다 알고 그려냈을까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평생 목발을 짚고 걸을 수 밖에 없게된 소녀의 삶을 중심으로 주변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아주 미세한 마음의 동요까지 편안하게 그러나 리얼하게 묘사되어지고 있다. 그들의 갈등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아니 한 번 쯤 모두 겪게 되는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쉽게 아주 간단하게 해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너네 집은 어디니?" "이 아파트 몇 평이야?" "너네 아빠는 뭐하시니?" "너네는 무슨 차야?" 초등학생들 사이에 필요한 대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대화들. 하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일상적인 질문들이다. 그 뿐 아니라 친구집에 놀러간 아이에게 물어보는 어른들의 질문의 범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적어도 우리가 어렸을적엔 이런 개념은 없었던 것 같은데...... 기념 이벤트도 잦은 현세대 아이들.만난지 100일, 1년, 1000일... 등등. 10년지기 친구, 20년지기 친구 라고 나름대로 감동스러운 감회를 숨기지 않고 소개를 하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친구"관계에서 "있어야 할 것"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 사이인지 꼭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삶의 무의미함, 무정한 세상을 들먹이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 해주고픈 책이다. 친구가 되기 5분전의 그 설레이는 행복감을 느껴보자.
버지니아 울프의 고색창연한 세계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의 [올랜도] 서정적인 느낌이 아주 강한 문체들이어서 읽는 동안 헤르만헤세의 작품들을 떠오르게 한다. 수 없이 다양한 모습의 자아와 마주하는 인간의 갈등을 묘사하고 싶었던 의도가 맞는지 추측할 뿐이지만 [올랜도]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고조된 인간본성의 갈등을 남자이기도 하고 여자이기도한 올랜도의 인생으로 거창한 자연을 앞세워 서정적으로 담아내려한 듯 옛시대의 작가 사고방식에서 연상 되어지지 않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구성된 소설작품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각각 그 개성과 매력들이 독특하다. 작가의 인생관이 드러나는 문장중에 유독 강하게 각인된 부분. "삶은 노동이예요" 사색의 시간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본문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삶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정리를 하려 한 듯 하다. 300년에 걸쳐 남녀의 성을 모두 경험하는 운명의 주인공 올랜도는, 남녀 양성의 조화가 인류 평화의 근본이라는 양성론을 대변하고 있다고 안내되어 있었지만 직접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스트적인 요소를 뚜렷하게 찾아내긴 쉽지 않았지만,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와 선구적 페미니스트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속 묘사된 인물들의 모습에서 현대인들의 사고 방식과 크게 다를바없는 본질적 인간모습들을 발견하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허영과 욕심, 남자와 여자의 본성적 특징들이 서술되어지고 있는 특이한 구성이 인상깊다. 1882년 영국 켄싱턴에서 태어나 불운한 투신자살을 한 여성작가의 매력적이지만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올랜도]스토리는 초반부엔 신비로움과 매력적인 구성으로 진행 되어지다가 후반부엔 너무나 솔직한 인간본질적 편린들이 서술되고 있는 누구에게나 공감되어 질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역시 옛 작품의 진행에서 약간 희극적인 요소가 두드러져 오래된 극장의 신극을 구경하고 난 듯한 아스라한 느낌들이 연상되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고전 무성영화이전의 느낌부터 헐리우드 영화의 감각까지 망라된 소설한 편을 보고난 소감은 재미있기도 하고 혼란 스럽지만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대범한 작품세계에 경탄스러움을 또 한 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