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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홍규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버지니아 울프의 고색창연한 세계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의 [올랜도]
서정적인 느낌이 아주 강한 문체들이어서 읽는 동안 헤르만헤세의 작품들을 떠오르게 한다.
수 없이 다양한 모습의 자아와 마주하는 인간의 갈등을 묘사하고 싶었던 의도가 맞는지 추측할 뿐이지만 [올랜도]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고조된 인간본성의 갈등을 남자이기도 하고 여자이기도한 올랜도의 인생으로 거창한 자연을 앞세워 서정적으로 담아내려한 듯 옛시대의 작가 사고방식에서 연상 되어지지 않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구성된 소설작품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그려내는 인물들은 각각 그 개성과 매력들이 독특하다.
작가의 인생관이 드러나는 문장중에 유독 강하게 각인된 부분.
"삶은 노동이예요" 사색의 시간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본문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삶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정리를 하려 한 듯 하다.
300년에 걸쳐 남녀의 성을 모두 경험하는 운명의 주인공 올랜도는, 남녀 양성의 조화가 인류 평화의 근본이라는 양성론을 대변하고 있다고 안내되어 있었지만 직접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스트적인 요소를 뚜렷하게 찾아내긴 쉽지 않았지만,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와 선구적 페미니스트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속 묘사된 인물들의 모습에서 현대인들의 사고 방식과 크게 다를바없는 본질적 인간모습들을 발견하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허영과 욕심, 남자와 여자의 본성적 특징들이 서술되어지고 있는 특이한 구성이 인상깊다.
1882년 영국 켄싱턴에서 태어나 불운한 투신자살을 한 여성작가의 매력적이지만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올랜도]스토리는 초반부엔 신비로움과 매력적인 구성으로 진행 되어지다가 후반부엔 너무나 솔직한 인간본질적 편린들이 서술되고 있는 누구에게나 공감되어 질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역시 옛 작품의 진행에서 약간 희극적인 요소가 두드러져 오래된 극장의 신극을 구경하고 난 듯한 아스라한 느낌들이 연상되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고전 무성영화이전의 느낌부터 헐리우드 영화의 감각까지 망라된 소설한 편을 보고난 소감은 재미있기도 하고 혼란 스럽지만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대범한 작품세계에 경탄스러움을 또 한 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