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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친구가 되기 5분전>을 읽는 동안 되풀이 해 고민하게 만들던
'내가 자신 있게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친구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아직은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지닌 한 친구가 떠올라 조금 안심이 된다.
친구를 만난다는 건 외부적 조건들이 필요한게 아니라 이해받는 것과 이해하는 것.
그래서 공감대가 있고, 시간이 흘러도 존재하는 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구사이"라는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막강하고도 진실된 무엇.
그런게 필요 충족 조건이라는 걸......
내가 외롭지 않을 수 있는 건?
나의 세상을 이해하고 그 세상의 의미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 누군가가 또 다른 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친구가 있는 사람은 절망도 없다.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져 낙담하고 있으면 언제나 잊지
않고 손을 내밀어주는 듬직한 친구가 있으니까.
시게마츠 기요시는 섬세하게 사람의 가슴속을 파고드는 이야기만 골라서 한다.
그런 걸 어떻게 다 알고 그려냈을까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평생 목발을 짚고 걸을 수 밖에 없게된 소녀의 삶을 중심으로 주변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아주 미세한 마음의 동요까지 편안하게 그러나 리얼하게 묘사되어지고 있다.
그들의 갈등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아니 한 번 쯤 모두 겪게 되는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쉽게 아주 간단하게 해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너네 집은 어디니?"
"이 아파트 몇 평이야?"
"너네 아빠는 뭐하시니?"
"너네는 무슨 차야?"
초등학생들 사이에 필요한 대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대화들.
하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일상적인 질문들이다.
그 뿐 아니라 친구집에 놀러간 아이에게 물어보는 어른들의 질문의 범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적어도 우리가 어렸을적엔 이런 개념은 없었던 것 같은데......
기념 이벤트도 잦은 현세대 아이들.만난지 100일, 1년, 1000일... 등등.
10년지기 친구, 20년지기 친구 라고 나름대로 감동스러운 감회를 숨기지 않고 소개를 하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친구"관계에서 "있어야 할 것"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 사이인지 꼭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삶의 무의미함, 무정한 세상을 들먹이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 해주고픈 책이다.
친구가 되기 5분전의 그 설레이는 행복감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