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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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하면 보통 남성을 떠 올리게 된다. 더군다나 강력계 형사라면 쉽게 여성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시대가 많이 변하고 여경도 많아졌지만 아직까지도 경찰은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특히 형사는 때로는 범인과 몸싸움도 벌여야 하고 험한 일을 많이 겪어야 하므로 힘이 더 강한 남자들이 배치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과 관련된 수사라면 여자형사가 업무 적합성이 높을 것이다. 섬세한 부분이 필요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도 여성이 직감적으로 뛰어나다. 그런 의미에서 여자형사도 반드시 필요한 직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길을 개척한 여성형사가 있다. 이 책은 한국 경찰 역사상 최초의 강력계 여형사,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박미옥 형사 이야기다.

 

저자는 형사가 가지고 있어야 할 자질로서 정의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타인에 대한 애정은 험한 형사 생활을 유지해나가는 원동력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고 이를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뿌듯한 보람을 느끼는 지점이 없다면 형사라는 직업은 정신적인 소모가 너무 커서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형사는 성격 좋고 긍정적인 마인드에 정이감 넘친다고 자격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바탕에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아픈 사람, 억울한 사람을 안쓰럽게 마음이 있으면 없던 수사 실력도 찾아온다.

 

저자가 겪은 무수한 사건 이야기는 흥미롭다. 드라마 수사반장이나 범죄관련 드라마, 영화의 매니아층이 있는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무언가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도 흥미롭다. 그러나 흥미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사건을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가 가진 가치관과 시대상을 볼 수 있다. 스토커라는 개념도 희박하던 시절, 스토커 남성을 말로 설득해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이나(당시에는 처벌 근거가 없었다) 미아리 집성촌 이야기등은(미아리 집성촌은 재개발되었고 지금은 불법으로 처벌받는다) 과거 사람들이 가졌던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떠 올리게 만든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치도 변하고 법도 변하기 마련이다. 여성의 인권도 몇십년전보다 휠씬 많이 신장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30년전이라면 저자는 형사라는 직업에 있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편견과 차별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험지에서 여성형사의 길을 개척한 부분은 정말 용감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여성 형사라는 관점에서 책을 집필했고 그래서인지 여성과 관련된 범죄사건이 많이 실려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다가 실종되었고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의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저자도 안타까움을 나타내지만 읽는 나 역시 피해자의 원한이 어딘가 잠들지 못하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끝으로 세월이 더 지나고 이런 류의 책이 또 다시 나온다면 그 때는 여성을 강조하지 않고 그냥 형사로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책으로 출판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만큼 여성형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넓어지고 담당하는 사건의 영역도 넓어져 우리나라의 치안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여성의 힘이 더 커지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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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해법 - 문제의 너머를 보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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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너머를 보다>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미술작품을 보면서 직관적인 통찰과 지혜를 얻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독특한 책이다. 독특하다고 말한 것은 이런식으로 구성된 책은 처음 접해 보았기 때문이다. 무슨 무슨 미술관이라는 제목으로 화가와 미술작품에 대해 알려주거나 심리적인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그림책들이 보았지만 그림에서 인생의 처세를 다룬 자기계발서 성격의 책은 처음 접해 보았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그림과 함께 하는 책이라서 흥미도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사무실 창문 앞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한 사람은 창문 바로 앞 고드름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은 고드름을 지나쳐 배경의 나무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남들이 무엇을 보는지도 알아야 하고, 어떻게 보는지도 알아야 한다.


여러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 직관적으로 느낌이 다가온다. 다른 사고방식으로 사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해야 조화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저자의 해법중에 세심한 관찰과 끊임없이 왜? 라는 생각이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깊다.


이 그림이 마음에 드는가?

왜 마음에 들고, 왜 마음에 들지 않는가?

긍정적인 느낌이 드는가,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가?

당신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든 두려움이나 욕망과 연관될 수 있는가?

이 그림이 당신이 오래전부터 갈망해 온 무언가나 당신이 보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표현하는가?


저자는 그림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도록 유도한다. 그림을 보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낯선 그림이었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 밖에는 또 다른 무슨 이유가 있을까? 의식적으로 감춰두고 있지만 흑인이 영웅서사의 주인공으로 한 가운데 자라잡고 있는 까닭은 아닐까?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대상을 깊이 파고들면, 다시말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를 캐 물으면 (왜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그것은 왜 존재하는가? 그것은 왜 그런 식인가?) 자기 편견을 알아차리고 해소하고 다른 의미와 다른 사람들의 두려움과 욕망과 신념의 가치에 마음을 열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의 내용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그런 과정을 통해 껍데기를 벗기고 그 속에 숨겨진 알맹이, 즉 내면 속에 있는 원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자신의 마음 가장 밑바닥에 다다르면 비로소 ‘나’라는 인간이 제대로 보이게 된다. 저자 역시 무의식적으로 인종의 편견에서 벗어나진 못했던 일화를 들려준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공항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항공권 판매원이 만석이라고 말하자 내 뒤에 있던 흑인 남자가......

한 학생이 내 말을 끊고 질문했다.

“왜 그 사람을 흑인이라고 말하세요?”

“그 분 피부색이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건데요” 그리고 나는 ‘흑인’이라는 말이 왜 모욕적인 언급이 아니라 사실 묘사인지 설명하려 했다.

“네, 그건 알겠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그런 구체적인 묘사가 중요할까요?”

“그런 것 같지 않네요. 그래도 여러분이 머릿속에서 그분을 생생히 그려보기를 바라서 그랬어요”

“그 장면을 완벽하게 묘사하려면 왜 그 항공권 판매원의 피부색은 언급하지 않으세요?” 그 학생이 말했다.




위싱턴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위의 그림은 400여 가지 피부색을 표현한 작품으로 피부색을 인종과 연결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지구위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다뉴브 강가의 신발들> 또한 슬픈 마음이 들게 하는 사진이다. 나치의 화살십자당 당원들에 의해 물속으로 강제로 수장되기 이전에 유대인들이 벗어놓은 신발의 모습을 재현한 작품이다. 아무것도 모른채 바라보는 신발과 곧 강물속으로 빠져 죽게될 유대인들의 처연한 사연을 알고 바라보는 신발을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신발을 벗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하나 하나가 가슴에 박힌다.

알고 나면 우리는 누구도 쉽게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말하면 모든 갈등과 문제의 핵심에는 서로가 이해하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도구로서 그리고 삶을 통찰하는 지혜의 도구로서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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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미술관 - 생각을 바꾸는 불편하고 위험한 그림들
김선지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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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화 거꾸로보기><화가 다시보기> 두 부분으로 나누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다. 저자는 아무런 의심없이 믿어왔던 것의 배신(?)을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먼저 <명화 거꾸로 보기>는 명화작품을 예시로 들면서 지금껏 알고 있던 우리들의 믿음에 생채기를 내고 사실은 그게 아니었어라고 이야기해 준다.

 



고대 조각상은 모두 흰색이라고 알고 있지만 원래의 조각상은 빨강, 노랑등 원색의 화려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세월의 흔적으로 흰색만 남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사람들이었다.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이 흰색으로만 남은 조각상을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대 문화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흰색일수록 아름답다>는 근거없는 왜곡된 생각을 만들어 냈다. 이는 식민지 시대 인종주의, 서구 우월주의의 미학적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잘못된 편견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잘 알려주는 예시다.

 

이 대목에서 문득 드는 생각 하나, 우리나라도 인종의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인데 예전부터 백의민족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주입식으로 교육받은 탓도 있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것도 부지불식중에 영향을 끼쳤다면 다음의 것도 생각해 보자. 조선보다 더 먼 과거 고구려나 고려시대의 의상은 무척 화려한 원색이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늘 변화한다. 이러한 것들이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전체를 바라볼 줄 모르고 지엽적이며 국한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환경에서는 잘못된 왜곡이나 편견이 필연적으로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독서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왜곡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일 것이다.

 



서양의 중세시대는 종교가 우선시되고 인간의 욕망은 억압받던 암울한 시대가 연상되지만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 브뤼헐의 <농가의 혼례식> 그림을 보면 결혼식 날 다 같이 모여 음악을 연주하며 맥주와 곁들여 즐겁고 활기차기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농민의 춤>이라는 작품에서는 백파이프 연주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는 마을 축제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녀가 입을 맞추는가 하면 후대에 삭제되었지만 건초더미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도 담겨 있다고 한다. 금욕주의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세속적인 흥겨움과 즐거움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밖에 예수의 실제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셈족(유대인)과 시리아인의 모습을 컴퓨터로 합성한 결과 예수는 153cm키에 까무잡잡하고 다부진 몸을 한 평범하고 투박한 젊은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구인들이 상상한 예수의 모습은 표준적이며 잘생긴 백인의 모습이었다. 르네상스 최초의 누드화인 <우르비노의 비너스>는 육체적 사랑뿐 아니라 부부의 영원한 유대를 상징하는 그림이지만 사실 나체의 모델은 고급 매춘부였다고 한다. 그림속의 음란한 매춘부의 유혹하는 모습은 16세기 미술사 조르조 바사리가 <정숙한 비너스>로 재정의하면서 수줍고 순수하며 행실이 바른 여인의 모습으로 이미지가 바뀌어졌다는 것이다.

 

여러 작픔들과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보는 관점과 특정인 혹은 집단에 의해 진실이 왜곡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진실이란 무엇일까? 그런 것이 존재하기나 할까? 이런 생각이 든다.

 

<화가 다시보기>편에서는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당대의 시대배경과 함께 그들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인상깊었던 것은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그린 판타지 그림이다. 대표작인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은 세 폭의 패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에덴동산의 풍요로움으로부터 타락한 모습을 거쳐 지옥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괴기하며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화가의 작품은 타락을 경계한 작품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루지만 이단적 교파인 아담파의 신도였던 화가가 육체적 쾌락이 죄가 아니라 낙원에 이르는 길이라는 신념을 묘사한 것이라는 평도 있다. 그림은 지면상의 관계로 작아서 식별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저자가 설명해주는 내용을 토대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성애에 대한 다양한 그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쨌든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중세시대부터 유럽 왕실은 왜소증을 앓는 난쟁이를 궁중에 두는 전통을 18세기말까지 이어갔다다. 왕족과 귀족들에게 난쟁이는 사유재산으로 희귀한 고대서적이나 그림에 다름 없었다. 그렇기에 당대의 많은 작품들에 나타난 난쟁이의 모습을 묘사한 것들에는 기형적 외모, 광인, 수염난 여성등 희화화 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는 난쟁이를 주인공으로 삼고 존엄한 인격성을 부여했다. 권력욕과 명예욕이 강했던 화가는 당시 화가의 위상이 난쟁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에 그들에게 감정을 깊게 느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분석이 있다. 권력에 대한 강한 욕심이 있으면서 동시에 소외되어 외면받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생경스럽기도 하지만, 다양한 인간의 형태를 보는 듯 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작품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통찰과 지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진실이라고 단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제대로 된 사실을 알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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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이머 - 4,500명 VVIP를 관리하는 럭셔리 마케팅 전문가 케이영이 공개하는 특별한 마케팅 전략
케이영 지음 / 라온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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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명 VVIP를 관리하는 럭셔리 마케팅 전문가

케이영이 공개하는 특벽한 마케팅 전략

부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을까? 또한 VVIP를 상대로 하는 럭셔리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접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책에서 다루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을 것 같은 이유도 있었다. VVIP가 사는 세상 이야기는 내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딴 세상 이야기일것만 같다. 하지만 책 속의 흥미로운 일화들을 통해 그들만의 특징을 묶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들 역시 많은 스펙트럼속에 들어가는 그저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VVIP들은 무엇보다 꼼꼼하다고 한다. 특히 비즈니스 면에서는 철저하게 계산적이며, 평상시의 모습도 절약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술 또한 엄격히 자제한다. 우리가 흔히 졸부라고 일컫는 사람들의 모습은 드라마등 방송매체에서 시청률 향상을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편일뿐, 실제 대부분 부자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부자를 동경하면서도 그들이 이룬 부가 올바른 방법으로 이루지 못했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이는 편견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부동산투기등 불로소득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많지만 피땀흘려가며 사업으로 커다란 부를 일군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인식과는 별개로 이 책을 통해서 부자들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 뿐 아니라 나름 배울점도 많았다. 특히 부자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은 비단 부자만이 아니라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비즈니스의 첫 미팅 만남은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 어색함을 깨기 위해서는 칭찬이 중요하다고 한다. 단, 가식이 아닌 진정한 칭찬이 필요하다. 먼저 가장 쉽게는 외모를 가지고 칭찬할 수 있고 입은 옷의 넥타이가 어울린다는등 옷을 가지고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근처 맛집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 약속을 잡는다든가 하는 방법도 있다. 가끔 엉뚱한 농담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색한 분위기를 푸는 것이다.

물론 분위기를 보아가며 눈치껏 해야 겠지만 진정한 칭찬을 위해서는 관찰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비단 부자들과의 미팅뿐 아니라 모든 첫 만남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문제다. 또한 일을 할 때는 일에 대해서만 집중하라는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저자가 보석판매를 위해서 홍콩의 보석회사 지사장을 만났을 때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첫 만남에서 재미있는 농담을 던졌는데 이는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보석쇼를 진행하면 여자들은 러시아모델들이 착용한 보석들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남자들은 러시아 모델들만 쳐다본다는 농담에 서로 크게 웃으며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저녁식사후에 보석회사 홍콩 지사장은 저자가 보석판매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내내 핸드폰을 한 번도 보지 않고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것을 보고 흡족해 했다고 한다. 물론 보석판매에 대한 전문성이 담보되어야겠지만 적절한 농담과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 점은 배울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허스름한 차림의 중년남성은 돈 많은 부자였지만 돈이 많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되면 신변에 위험이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늘 검소하게 차려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런 그를 내치지 않고 친절하게 대접한 결과 집 3채를 판매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가 사는 삶을 눈여겨보면서 배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부자의 삶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큰 자산이 행복에 일조하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니까.... 책에서 90억을 가진 부자가 100억을 가진 친구들을 보며 속상해하고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모습을 본다. 또 1000억을 가진 자산가가 100억대를 가진 사람과 골프를 친 후 돈 많은 내가 계산하겠다는 말에 100억대 자산가가 속상했다는 이야기...... 돈 욕심은 끝이 없다.

이러한 문제는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문제이므로 정답은 없겠지만 부자들의 삶과 그들에게 통하는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케팅의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성공하는 마케팅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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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속으로 - 영국 UCL 정신 건강 연구소 소장 앤서니 데이비드의 임상 사례 연구 노트
앤서니 데이비드 지음, 서지희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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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깊숙한 심연의 세계를 다룬 책이다. 흥미롭고 조금은 신기한 증상을 앓는 환자들을 통해서 마음속의 신념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상처등이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인성 질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몸과 마음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었다는 심신일원론에 대한 강력한 증거이기도 하다.

 

에마는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하루종일 침대에 누운채로 지낸다. 아무 의식이 없는 듯이 마치 식물인간처럼 말이다. 의사나 주변의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에마는 중등학교로의 진학을 하던 시기부터 두통과 구토감 피로등을 호소하면서 병세가 악화 되었다. 그렇게 병원 침실에 누운채로만 생활하던 에마에게 저자는 전기경련요법을 시행한다. 뇌에 전기적 충격을 주어서 뇌부위를 활성화시키는 요법이다.

 

몇차례 시행 후 에마는 기적처럼 말을 하고 심지어 다른 것에 의지해 걸으려고도 한다. 하지만 몸속에 바이러스가 신경계에 침투해 자신이 식물인간처럼 지내야 한다는 믿음에 빠져 있던 엠마는 의사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래 식물상태로 돌아간다. 이 부분에서 사람의 믿음과 신념이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극단적인 사례지만 잘 알 수 있다. 엠마는 불우했던 시절과 아버지의 과보호로부터 벗어나고픈 마음도 있었겠지만, 원인이야 무엇이었든 스스로가 식물인간처럼 지내는 것을 택했다는 것이다. 물론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한 선택이었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며 두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첫 번째는 머릿속에 있는 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며 먹고 걷고 일하는등 모든 행위들의 첫 출발은 로부터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질환 역시 에서 비롯된다. 뇌에 도파민이 과잉으로 많으면 조현병이 발병하고, ‘에 도파민이 적으면 파킨스병이 일어날 확률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현병과 파킨스병은 일반적으로 양립할 수 없지만 제니퍼는 조현병을 치료하면서 치료제로 쓰였던 약으로 인해 조현병까지 생기게 되었다.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패트릭은 자신과 세상이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는 증상을 얻게 되었다. 여행중 만난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케이틀린은 왜곡된 신체상을 가졌고 이는 섭식장애의 증상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기대와 자폐동생, 학교라는 스트레스의 압박에 시달렸던 크리스토퍼는 제대로 표출되지 못한 감정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전환장애환자다. 요추천자검사도중 완전히 몸이 마비가 되는 불운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경두개 자기 자극을 통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후 급속히 회복되었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가 있다. 고작해야 주먹 크기밖에 안되는 작은 가 이 모든 세상을 만들어 낸다. 또한 에 흠집이 나는등 오류가 생기면 오작동을 일으켜 각종 질환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는 사실은 정말 신비롭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모두 의 창작물인 것이다.

 

두 번째로 느낀점은 책의 사례에 소개된 환자들은 모두 부유한 영국이라는 나라의 의료시스템덕에 의료혜택을 보았다는 것이다. 신체적인 외상도 아닌, 정신적인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생활수준이 높지 않은 나라였다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채로 살아야만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의료보험제도가 잘 되어 있고 나름 잘 사는 나라기에 많은 의료혜택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계층간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또한 취업난등으로 헬조선이라고 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북한이나 가난한 아프리카국에 태어나길 희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뽑기의 행운을 타고 나야만 잘사는 나라에 태어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천운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책을 읽으며 별 관련도 없을 것 같은 이런 생각이 왜 갑자기 들었는지 나도 모르지만 나름 괜찮은 나라에서 태어나 이런 책도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현실에 작은 행복감을 느낀다. 이것도 모두 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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