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하늘보다 넓다 - 의식이라는 놀라운 재능
제럴드 에덜먼 지음, 김한영 옮김 / 해나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 뇌는 하늘보다 넓다 > 매혹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내용은 술술 읽힐만큼 편하지는 않다. 뇌과학에 대한 많은 전문용어와 복잡한 설명을 듣다보면 머리가 지끈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뜻은 분명하다.그것은 우리의 ‘의식’이 결코 형이상학적인 세계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물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의식은 인류가 진화를 통해 얻은 뇌활동의 소산일 뿐이지  영혼, 사후세계, 유체이탈같은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저자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동일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주어진 모듈안에서 명령된 기능만을 수행하지만, 뇌는 명령을 조절하는 뉴런의 역할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의 부팅을 관장하는 것은 오직 주기억장치에 의해서다. 또한 응용프로그램을 돌릴 경우도 해당 프로그램의 실행파일은 실행에만 역할을 두고 있다. 그러나 뇌는 특정 명령을 처리하거나 사고할 때 개별화된 특정 영역에서 일처리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뉴런이 오로지 똑같은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뉴런은 컴퓨터와 같이 지정되어 있는 하드와 이어링 방식이 아니라 신경 활동의 패널에 의해 인도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함께 점화하는 뉴런들이 같이 배선된다. 개별 뉴런들의 이동과 사망은 통계상 가변적이고 확률적이다.

뇌는 (컴퓨터와 같은) 모듈방식이 아니다. 뇌는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지만 뇌 활동은 뇌 전체에 걸쳐 통합과 분화과정을 거쳐서 진행된다.

그런데 ‘의식’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의식’이 만들어지려면 먼저 ‘기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별적 기억은 누적이 되어 그 사람만의 고유의 성질을 만들뿐더러 특정 사물을 분류하고 범주화하는 능력이 생기게 한다. 그렇기에 ‘의식’을 위해서는 기억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부분이 손상되면 인간은 장기기억의 능력을 잃어버린다. 현재의 순간만을 기억할 뿐이지 과거의 기억을 파노라마처럼 재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변의 소리가 바뀌고 햇빛이 약해지는 것을 감지한 동물은 즉각 도망을 칠 것이다.  그 동물의 과거사에 형성된 입력물들의 조합이 호랑이 같은 포식자의 출현과 관련이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처럼 장면을 구성할 능력이 있는 동물은 새롭고 복잡한 환경에서 반응할 때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 생존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동물이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의 형성된 기억의 조합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과거를 재조합하지 못하는 동물은 상대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적은 것이다. 따라서 진화의 법칙은 생존가능성이 높은 ‘기억’의 기능을 만들고 이러한 ‘기억’들이 모여 ‘의식’이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신경 세포의 분열과 발달과정에 있어서 경험 선택에서 시냅스의 연결강도에 변화가 일어나 어떤 경로는 촉진되고 어떤 경로는 약화된다. 경험의 반복은 시냅스군의 강도를 변하게 만든다. 이러한 반복작용으로 뇌 지도들을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간다. 고등한 뇌에서의 시냅스 단위는 재유입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뉴런 집단이라는 개념의 증거들이 갈수록 많이 제시되어왔다.

그런데 저자는 기억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을 하위의식과 상위의식으로 분류한다. 하위의식이란 위에 설명한 동물처럼 단순한 지각이나 느낌같은 것을 의미한다. 반면 상위의식은 자아, 자기정체성, 스스로를 의식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고도화된 정신세계를 말한다. 그럼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1차적인 하위의식 위에 어떻게 상위의식을 만들었던 것일까?

인간의 경우 어의적, 언어적 능력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형성되어 상위의식이 발달할 때 뚜렷한 자아가 발생한다. 즉 자아, 과거, 미래에 대한 명확한 개념들은 어의적 능력에 기초하여 상위 의식이 진화했을 때 출현한다. 동물이나 신생아는 자아와 관련된 장면을 경험하지만 내면에 꼬집어 말할 수 있는 뚜렷한 자아가 없다. 동물에게는 어의적 능력이 없다. 그들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다른 시간대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기호를 사용하지 못한다.

인간이 지닌 어의적 능력은 상위의식인 자아와 자기정체성을 낳고 자신을 스스로 의식하는 고도화된 ‘의식’을 낳았다는 것이다.

정교한 분별능력을 그 분별에 대한 소통과 연결시켜 적응도를 높인 동물 종이 한결 유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어의적 능력위에 인간의 언어가 상위의식을 형성하는게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정교한 분별능력은 소통의 기본도구인 언어에 의존하는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한 내 리뷰는 다소 두루뭉실하다. 약간의 전문적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함으로서 ‘의식’의 진화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책이라고는 하지만 쉬운 책은 아닌 것이다. 어쨌든 ‘의식’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의 뇌속에서 생겼는지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의식’이 오로지 뇌의 화학작용에 의한 물질적인 세계인지, 아니면 ‘영혼’을 담고 있는 형이상학적인 세계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 아닐까? 과학의 잣대로도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가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의식’ 조차 뇌의 산물이라 할지라도 그처럼 ‘의식’은 신비하고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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