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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제국 - 헤로도토스, 사마천, 김부식이 숨긴 역사
박용숙 지음 / 소동 / 2010년 2월
평점 :
몹시 힘든 책이었다. 어느정도 국사, 세계사, 신화, 풍속등에 대한 기본지식이 깔려있지 않다면 소화해내기 힘든 책이다. 나의 독서이력이 짧은탓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은 관련 학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한 준전문가용책처럼 느껴진다. 즉, 일반 대중을 독자로서 고려하고 집필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의 신간이 소개된 신문도 인터넷으로 찾아가 읽어보았는데 솔직히, 글을 쓴 기자도 책을 끝까지 읽고 쓴 것인지 조금 의문이 간다. 왜냐하면 기자가 정말 책을 읽었다면 일반인이 읽고 소화해내기에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소감도 분명 독자를 위해 고지해 주었으리란 생각에서다. 그것이 기자의 의무가 아닐까?
책 내용이 무슨 말을 하려고하는지 큰 그림은 이해가 될 듯 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자꾸 잡념이 떠 오른다. 본문내용중 20%가까이 생소한 용어로 채운탓이다. 익숙치 않은 용어들을 따라 무대를 한반도에서 중국, 만주, 중동으로 옮겨가고, 시간을 요순임금, 수메르, 히타이트문명등까지 넘나들며 신화에서나 보아오던 길가메쉬와 성서내용까지 차용해서 하는 이야기들은 현기증나기에 딱 알맞다.
그래서 솔직히 아쉽다. 역사책은 사실에 대한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그래서 그 근거들을 저자가 해박한 지식으로 자세히 설명한 것은 이해하나, 대중의 다수 독자를 염두해 두었다면, 그리하여 조금 더 쉽고 간단한 내용을 가지고, 상세적인 용어를 대폭 삭제한채, 소설적 구성을 가미했다면 참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말하자면 전문가판, 일반대중판으로 나누어 두가지 책으로 출판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일뿐..... 현실은 다르겠지.
어쨌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책으로 들어가보자.
- 아시아의 역사가 세계사이고 서양사는 변두리 역사다
- 영토, 민족, 주권이라는 근대 역사개념을 벗어나야 고대사의 실체가 보인다
- 샤머니즘은 미신이 아니라 제국을 다스리던 이념이자 정치체계였다.
책의 맨 마지막장을 장식한 문구다. 이 대담한 발상만큼 책 내용은 충격적이다. 충격적이다 못해 사실 믿기지 않는다. 이 책은 오래된 환단고기에 대한 논란의 연장선같은 느낌마저 든다. 환단고기를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치부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화려한 고대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이 책도 그러한 논란거리를 주고 있다.
책에 의하면 우리가 신화라고만 생각했던 단군, 박혁거세, 옥황상제등이 모두 실제했던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 고대사의 중심엔 샤먼이 자리잡고 있다. 그 증거로 전세계 고인돌의 90%가 한반도에 존재한다고 한다. 한반도는 전세계 부도(천문을 연구하기도 하며 샤먼제국을 다스렸던 돔)의 중심이었다. (어쩐지 우리 민족만큼 점술이나 운명에 열광하는 민족이 있을까? 이 또한 유전적 기질인가?)
더 놀라운 사실은 신라가 지금의 경주지방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그 시작은 지금의 중국본토 땅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이다. 신라의 왕을 지칭하는 용어는 태양신과 관계가 있는 말이라고 한다. 또 그 세부적인 역할을 한 것이 마한,진한,변한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왕검은 그 태생이 중동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우리역사는 곧 고대 세계역사의 중심지에 다름아닌 것이다.
사실 여부는 책 내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는 무지한 독자가 논할 바 아니다. 단지, 이러한 책이 불분명한 우리의 고대사를 선명하게 밝혀줄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이 되어 주길 기대해본다. 분명 세계사는 문명간 교류를 통해 발전되어 왔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이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찼지만 전혀 신빙성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쨌거나 이 책은 새로운 역사를 밝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