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도 우리는 지금 옛이야기 속에 있고숲속에 있어요. 그리고 이 숲속, 주위보다 더욱 울창한 어느곳에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원시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이있어요. 식물들 스스로 침입자들로부터 보호하는 곳이죠. 사람도 신도 짐승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은둔처예요. - P42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낮은 나뭇가지 아래를 지나며 열차의 신들을 부르고, 자연과 숲, 염소의 신들을 부르며 어두운 곳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요정에게 간절히 도움을 청했어요. 악령의 힘이 세져서 죄 없는 아기를 힘들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도와주세요! 모두 도와주세요." - P45

매일 아침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나무를 내려놓고 돌아가는 길에 따뜻한 우유를 조금씩 가져갔어요.
그리고 가엾고, 아주 고귀하고, 가난한 작은 화물은 숲속의 남자와 그의 염소 덕분에 목숨을 유지했고 살아남았어요 - P50

하지만 아이는 결코 배부른 적이 없었고,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쉬지 않고 일해야 했어요. 아이는 입 아래 떨어진 모든 걸 핥으며 다시 기운이 났고, 먹을 게 없으면 지체 없이 울었어요. - P51

밤이 되어 가난한 남자 나무꾼이 집으로 돌아왔어요. 공사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아픈 팔다리와 지친 몸뚱이를 끌고 온그는, 홀로 된 쌍둥이 여자아이를 보는 것도 아기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했어요. - P53

그러던 어느 날 밤, 작은 화물이 여느 때보다 더 보채는 바람에 남자 나무꾼은 잠에서 깼어요. 가난한 남자 나무꾼은 아이를 때리려고 손을 번쩍 들었어요. 그 순간 가난한 여자 나무꾼이 남편의 커다랗고 굳은 손을 낚아채서는 귀여운 작은 화물의 들썩이는 가슴 위에 갖다 대었어요. 가난한 남자 나무꾼은 아기의 부드럽고 하얀 피부를 만지지 않으려고 손을 빼려 했지요. - P55

그는 무섭게 화를 냈어요. 하지만 손바닥의 짧은 접촉에서 떨림을 느꼈어요. 따뜻한 온기와 새로운 부드러움에 괴로우면서도, 작은 화물의 피부와 심장이 이제 자신의 가슴 안에서 뛰는 걸 느꼈어요. 그래요. 그의 심장이 작은 화물의 작은심장과 동시에 뛰었어요. 가난한 여자 나무꾼의 품에서 조용해진 아이는 이제 가난한 남자 나무꾼을 향해 팔을 뻗었어요. - P57

다음 날, 가난한 남자 나무꾼은 작은 화물의 심장이 뛰는 걸느껴 보려고 손바닥을 가만히 대 보았어요. 손 안에서 아이의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어요. 이때부터 그의 심장은 알수 없는부드러움에 흠뻑 빠졌고,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려 작은 비인간을 작은 화물이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어쩌다 우연히 아이와 마주치면 머뭇거리며 손을 내밀었어요. 그러면 아이는 손가락을 움켜쥐고 놓지 않았어요. - P59

그 다음 날부터 가난한 남자 나무꾼은 가난한 여자나무꾼처럼 더 이상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았어요. 배고픔도가난도, 그들이 처한 조건에 대한 슬픔조차도 느끼지 않았어요. 전쟁에도 불구하고, 아니 전쟁 덕분에, 이 세상에서 가장귀한 화물을 선물해 준 전쟁 덕분에 세상이 왠지 밝고 안전해진 것 같았어요.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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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여자 나무꾼이 하늘에서 내려주신 선물과 잠든 사이에 밤이 왔어요. 남편 나무꾼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가 내는 소리에 작은 화물이 깨어났고 다시 배고픔을 느끼자 울었어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가난한 남자 나무꾼이 얼굴을 붉혔어요.
"아기야."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작은 보따리를 두 팔로 안으며대답했어요. - P32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작은 화물을 가슴에 꼭 껴안으며 말했어요.
"이 아이는 나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거야" - P37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아이를 계속 흔들며 더 꼭 끌어안고 부드러운 입술로 이마에 연신 뽀뽀를 했어요. 그러면서 둘이 함께 잠이 들었어요. - P38

작은 화물과 새롭고 사랑스러운 엄마의 숨소리가 편안해지며 화합을 이루었지요. 쥐들이 갉아먹은 곰 가죽 속에서둘은 꼭 껴안은 채 잠이 들었어요.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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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불행은 다행일 때도 있어요. 나무꾼 부부에게는 키워야 할 아이들이 없었거든요.
가난한 남편 나무꾼은 이러한 은총에 대해 매일매일 하늘을 향해 감사를 드렸어요. 하지만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어요. 키울 아이가 없다는 건 사랑할 아이 또한 없다는 뜻이니까요. - P10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열차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게좋았어요. 열차를 보며 들떠서는 배고픔과 추위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행을 상상하곤 했어요.
그리고 차츰차츰 열차가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자신의삶을 꾸려 갔어요. - P12

열차가 지나간 뒤로도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오랫동안종이를 펼쳐 보곤 했어요. 밤이 찾아올 때나, 너무너무 배가고플 때나, 추위가 더한층 살을 에일 때면, 마음을 다잡기 위해 종교적이고 경건한 마음으로 종이를 다시 펼쳤어요.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급히 휘갈겨 쓴 글씨를 바라보았어요.
그녀는 그 어떤 언어도 읽거나 쓰는 법을 몰랐어요. 착한 남편은 글자를 조금 알았지만, 남편 또는 그 누구와도 열차가 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 P14

쌍둥이는 정확히 1942년 봄, 아주 불행한 시기에 태어났어요.
유대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때인가요? 게다가 한꺼번에 둘씩이나 ‘행운‘의 노란 별을 달고 태어나게 놔두어야하는 걸까요? 그럼에도 드랑시 수용소에서 그와 가족이 1942년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쌍둥이 덕분이었어요. - P16

"아빠 눈을 닮았구나."
아기들의 엄마 디나가 말했어요. 맞는 말이었어요. 아기들의 첫 울음은 굉장했어요. 쌍둥이의 하나뿐인 엄마는 젖과희망이 넘쳐 나서 금세 아기들을 조용히 잠재웠어요. 합창으로 울던 쌍둥이는 이내 울음을 멈추었고, 마침내 편안해져서꿈꾸듯 젖을 계속 빨았어요. - P18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볼품없는 나뭇단을 버리고 가능한 한 빨리 눈 위에 놓인 작은보따리 쪽으로 뛰어갔어요. 그리고 신기한 선물 포장을 푸는 것처럼 흥분해서 서둘러 끈을풀었어요.
그리하여 나타난 것은, 정말 신기하게도, 그녀가 매일매일 소원을 빌었던 것, 늘 꿈속에서 원하던 것이었어요. 작은보따리 좀 보세요. 보따리를 풀자마자 나타난 것은 천사 같은미소를 짓는 아기가 아니었어요. 다정하게 팔을 벌리는 아기가 아니었어요. 살려고 주먹을 꼭 쥐고 휘저으며 배고픔에 울부짖는 아기였어요. 보따리는 항의하고 또 항의했어요. - P28

기뻤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여기 엄마를 보세요. 젖도 안 나오는 엄마예요. 내 아기가배가 고파요. 그런데 어떻게 하죠? 무엇을 해야하죠? 화물 열차의 신은 왜 이 아기에게 먹일 우유도 주지 않은 거죠? 왜?
신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신들은 무엇으로 이아기를 먹여 살리기를 바라는 걸까요? - P29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아기에게 물과 카샤를 번갈아 먹이며 갈증과 배고픔을 달래 주었어요. 그러면서 오래전부터전해 내려오는 자장가를 아기 귓가에 흥얼거렸어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아기는 새로운 엄마의 팔에서 조용해졌어요.
"잘 자라 나의 작은 화물. 잘 자라 잘 자라 내게 온 나의작은 보따리. 잘 자라 잘 자라 내 아기, 잘 자라." - P30

우리의 가난한 여자 나무꾼은 두 팔에 아기를 꼭 껴안고잠이 들었어요. 가난한 남자 나무꾼들과 여자 나무꾼들의 낙원보다 더 높은 곳,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에덴 동산보다 더높은 곳, 신들과 어머니들에게만 허락된 정원이 있는, 아주아주 높은 곳에서 잠들었어요.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하게요.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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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팔정도를 ‘발견한 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체적으로는 ‘재발견‘이자 ‘재개발‘ 했다는 뜻입니다. 부처님 당신이 팔정도를 만들거나 발명했다고 하지 않으십니다. - P9

진리는 누가 만들 수 있는아닙니다. 누가 만들었다면 진리가 아니라 무상하기 그지없는 한낱 제작품이 되는 거지요. 팔정도는 과거, 현재, 미래의 어느 부처님 시대에도 반드시 있는 진리입니다. 부처님이 팔정도를 다시 발견하시고 널리 알리셔서 우리 모두가 그 길을 걸을 수 있게끔 이끌어주신 겁니다. - P10

수밧다여, 이 가르침과 율에는 성팔지도支道가 있다. 수밧다여, 그러므로 오직 여기에만 제1급의 수행자[豫流道, 豫流果]가 있다. 여기에만 제2급의 수행자一來道가 있다. 여기에만 제3의 수행자道, 不還果]가 있다. 여기에만 제4급의 수행자阿羅漢道, 阿羅漢가 있다. 다른 가르침(外道]에는 사문들이 없다. 수밧다여, 이 비구들이 바르게 머문다면 이 세상에 아라한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 P14

사바세계의 고苦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은당시 인도는 물론 지구상 많은 구도자들의 과제였던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해탈열반을 구체적으로 이룰수 있는 길을 누구든 승복할 수 있게끔 완벽한 체계를갖추어 제시하신 분은 부처님 말고는 달리 없었던 걸로 생각합니다. - P15

이 대목에서 오늘날의 종교 분위기에 익숙한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팔정도가있고 없고의 차이를 공언하시면서도 다른 가르침을 삿되다고 폄하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설혹 견해가 다르고그것이 틀린 것일지라도 오늘날 풍토처럼 격렬하게 적대적 태도를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두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 각자의 나름대로의 노력이라고 보셨기 때문입니다. - P15

요컨대 부처님은 ‘모든 가르침이 진리를 추구한다는점에서는 같지만 불교에는 해탈열반에 이르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길이 있다. 그것이 팔정도이다. 바로 그 점이 불교의 특징이요 외도와의 차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됩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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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카아라, 행에는 신행구행심행세 가지가 있고, 깜마업에는 신업, 업의세 가지가 있습니다. ‘신구심 삼행三行, 신구의 삼업하지이라고요.  - P90

사바세계는 일체가 상카아라입니다. 상카아라가 어떤 경향성과 그 표출이 전부라면 깜마는 경향성을도적으로 표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내는 경향성이 잠재적으로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는우가 있고, 어떤 계기가 있어 누군가를 향해, 또는 무언가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경우 모두 상카아라이고 깜마는 후자의 경우만을 말합니다. 수행의 측면에서 보면 상카아라는 ‘멈추어야 할, 진정시켜야 할, 가라앉혀야 할 대상‘입니다. 반면 업깜마는 ‘청정하게 해야 할 대상‘ 입니다. - P92

나아가 담마의 원리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려고 애를 쓰면, 그건 더욱 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담마를 24시간 붙들고 있기는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담마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의도적으로 담마를 수행하면깜마는 청정해지고 상카아라는 가라앉아 향상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 P95

눈이라는 안처와 대경인 색과 그리고 안식眼, 이 셋이 만나 촉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빠알리 경에서는 이 소식을 육내처·육외처·육식의 화합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해 촉이일어날 때 그때의 감각기관을 육처라고 하고, 그렇지않을 때의 순수 감각기관을 가리킬 때는 육근이라 합니다. 부처님은 육체와 육근을 엄연히 구분하셨습니다. - P97

담마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의 mano입니다. 육근을 계발하는 데에는 여섯 감각기관 가운데 의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3 담마를 바르게 볼 수 있으려면 의의 기능이 의처에서 의근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상카아라, 행이 우세할 때는 의처가 주도해서 작동하므로 근으로서의 의, 즉 의근은 드러날 수 없습니다. - P98

이 위험을 알고 나서,
‘고苦는 상카라로 인한 것이고,
모든 상카아라가 그치고 산냐가 소멸함으로써고는 사라진다는 것을있는 그대로 알고 나서... - P100

이렇게 부처님은 상카아라와 산냐의 직접적 관계를말씀하셨습니다. 의처에서 행과 식과 상이 날뛰면 고苦가 무한히 확산됩니다. 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벗어나려면, 의근이 작용하게끔 노력하는 대장정에 나서야합니다. 요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려면 고통으로 이끄는 감각적 행복을 탐하고 있을 게 아니라 고통을 소멸시키기 위해 의처를 의근으로 순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 P101

우리가 사람답게 살려면 의근을 계발해서 담마를알아야 합니다. 담마를 바르게 알려면 의가 처의 단계를 넘어서 근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의가 근으로서 자리 잡으면 많은 선법이 이루어지는데 특히자기중심적 사고, 이기심을 넘어설 수 있게 됩니다. 이기심은 식때문에 생기거든요. 이기심 때문에 담마를 만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의근에는 이기심이 붙을자리가 없습니다. 의근은 ‘너니 나니‘ 하는 개아를 넘어 보편 진리인 담마를 보기 때문입니다. - P102

결론부터 말하면 ‘새 질서의 원천은 바로 담마입니다. 정보와 지식을 지혜로 변환시키려면 보편진리인 담마를 통해서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담마의 눈으로고苦의 원인을 궁구해 들어가 거기에 내재하고 관통하는 질서를 통찰해야 합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제행개고諸行皆苦, 제법무아諸法無我,삼법인三法印우리가제대로 인식한다면담마에 따라 바르게 살 수 있습니다. 또한 변화무쌍한 카오스적 혼돈일지라도 그것을 연기법에 비추어보면 변화의 질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 P105

마찬가지로 오늘날 과학도 사물의 근본적인 원리를찾고 있지요. 그 점에서 과학이 담마의 원리와 결합할요소는 꽤 많습니다. 단 과학의 탐구는 식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상카아라의 세계를 넘어서 무명無明의문제에까지 접근하는 건 꿈도 못 꿉니다. 그래서 지식에 그치는 과학의 한계를 넘어 무명을 깨려는 실천적노력으로 안내할 지혜가 필요합니다. 과학이 차지했던지식의 자리를 담마의 지혜로 보완하고 대체할 때, 나아가 담마가 과학 기술을 안내하는 위치에 선다면 과학도 인류의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개인의 향상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향상이 가능합니다. - P106

인생은 지혜로써 상카아라를 가라앉히고, 보다 높은 지혜를 개발해서 해탈열반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되어야 합니다. 담마를 공부하면 할수록 삶의 문제가정돈됩니다. 담마는 문제를 잘 다듬어서 해결할 수 있도록 가닥을 잡게 해주는 것입니다. - P108

《법구경Dhammapada》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천 가지 말보다도 사람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한마디 말씀이 더 귀중하다. 100게

재간은 어리석은 사람을 파멸로 이끈다. 72게 - P114

상카아라로 보면 모든 것 하나하나가 ‘나‘와 대립되는 대상입니다. 하지만 담마로 보면 그 어떤 대상도 담마의 질서 속의 한 요인으로 보게 됩니다. 대승불교에서 ‘두두물물이 다 비로자나불이요, 세상에 부처 아닌 게 없고, 법 아닌 게 없다‘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18

언제 부처님이 당신을 신으로, 전지전능한 존재로 숭배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나를 따르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나는 다만 길을 안내할 따름이다.‘라고 하셨습니다. - P121

불교 공부를 하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 태도부터 성찰해야 합니다. 제단위에 올려놓은 부처님을여러분의 삶 속으로 다시 모셔야 합니다. 부처님은 신이 아닙니다. 담마는 신의 말씀이 아닙니다.사생의 자부이신 부처님이 누구나 알아듣고 공부할 수 있도록자상하게 진리에 대해 설하신 말씀이 담마입니다. 담마는 아주 간곡하고 진실한 안내의 말씀입니다. - P122

담마의 입장에서 보면 오로지 향상만 있을 뿐입니다. 향상일로向입니다. 향상이 이루어지는 터로서 ‘나‘라고 불리는 존재와 삶의 현상이 있을 뿐입니다. 담마를 내 삶 속에 담을 때 향상의 과정을 밟게 되는 겁니다. ‘지금 여기‘에서 들뜬 마음을 쉬고 또 쉬어 상카아라를 가라앉히면위없는 행복을 감당할 만큼 성숙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 이 자리가 바로 향상이 이루어지는 담마의 세계입니다. - P124

부처님 돌아가실 때 아아난다 존자가 ‘부처님 가시면 우리는 누구를 의지해서 살아야 합니까?‘라고 여쭈었습니다. 부처님은 ‘남을 의지할 생각하지 마라, 자신을 섬으로 삼고, 담마를 섬으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중국에서는 섬이라는 말 대신 등燈이라는 말을 써서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고번역했습니다.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이지요. - P129

이 세상이 객관적으로 있다고 생각하지요? 아닙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상상할 뿐입니다. 그것은 산냐 놀음입니다. 세상이 따로 없습니다. 각자가 상상하는 각자의 세상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담마의 눈으로상想을 바꾸고 식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 스스로 판단하여 상도 식도 바꿀 수 있는데 왜 바깥세상에의존하고, 거기에 내 운명을 맡기려 합니까? 왜 세상을 탓하면서 불행하다고 입에 달고 삽니까? 왜 살길을찾겠다면서 죽을 길을 갑니까? - P130

남 탓하지 마십시오. 요컨대 부처님이 ‘자신을 섬으로 삼으라‘고 하신 말씀은 바깥세상에 얽히고 들떠서 산냐 놀음하지 말고 자신을 의지하여 담마에 따라살라는 뜻입니다. - P132

그리고 ‘담마를 섬으로 삼으라‘는 말씀은 담마를의지하여 상카아라를 극복하라는 뜻입니다. 하지만상카아라를 멸한답시고 성급하게 뿌리 뽑으려 드는 것도 역시 상카아라입니다. 상카아라를 진정시키고 가라앉히기 위해 한 걸음씩 차근차근 여유를 가지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십시오. 그러면 마침내 상카아라를 멸할 수 있습니다. - P132

내 마음이 보다 세련되고 높은 수준으로 순화되다가, 마침내 단 한 점의 때[]도 용납하지 않는 청정무구淸淨無한 경지에 도달할 때 향상의 정점에 이릅니다. 육도윤회를 멈추는 해탈·열반에 이르는 것입니다. 여러분, 금생에 부처님 담마 만난 은혜를 소중히 여기고 천재일우기의회로 삼아 향상의 길로 매진하기 바랍니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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