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수첩 두뼘어린이 5
김미애 지음, 원정민 그림 / 꿈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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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는 별명을 부르는 일이 거의 없지만 어릴때는 친구들의 별명을 부르고 나도 그렇게 불리는 일이 많았다. 좋은 기억으로 남는 별명도 있지만 별로 불리고 싶지 않은 별명들도 있다. 별명은 좋은점보다는 단점을 가지고 불릴때가 많았다.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가기보다는 놀릴때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다툼이 생기는 일도 종종 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당시 불리기 싫은 별명으로 불린 아이들은 아직도 작은 상처로 남아 있지 않을까.

 

누구나 힘을 가지고 싶어한다. 그 힘을 어떨때 사용할 수 있을까. 약자를 위해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들이 많다. 강한 힘을 빌어 약자를 괴롭히는 일들이 많은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들은 왜 힘을 원하는 것일까. 그 힘으로 무엇을 하고싶은 것일까. 하지만 진짜 원하는 것은 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간다.

 

 

또래 친구들보다 작은 박문수. 간혹 주변에서 옷을 물려받아 입는데 자신이 입는 옷이 나무의 여동생 옷인지 몰랐다. 이런 사실을 다른 친구들이 안다면 창피할 것이다. 또래도 아니고 친구 동생의 옷을, 그것도 여동생의 옷을 물려받아 입었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이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문수는 이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다. 그 두려운 마음을 나무는 아는 것이다. 이렇게 문수처럼 약점이라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은 친구들을 이용한다. 그 약점을 이용해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이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비겁한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슬프게도 어른들도 그런 모습을 보일때가 많으니 아이들에게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나무의 그런 모습이 싫었지만 어느새 닮아가는 문수. 힘을 얻을수록 잃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단지 힘이 있어서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힘을 부정적으로 사용하고 약자를 이용하기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아니, 없어지지 않는 모습이기에 가볍게 보지않게 된다.

 

무적수첩으로 인해 큰 힘을 갖게 된 문수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작고 힘이 없는 문수가 무적수첩으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동화이지만 어른들이 읽으며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무적수첩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수 있을거래 생각했지만 그렇지않다. 문수가 깨달아가듯이 우리들도 내가 가진 힘을 이용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힘이 필요하지만 그 힘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생각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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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
헤르만 헤세 지음, 구기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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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일이 많다. 책의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 책을 읽는 나도 그다지 많은 변화가 없음에도 책이 다르게 다가오는 일이 많다. 미처 보지 못한것을 보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게된 삶의 지혜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고전이지만 미처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나에게만은 좋은 고전으로 남지 못한다. 내가 보지 못한것을 알지 못한체 책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사춘기때 등장인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사춘기때 만났던 싱클레어는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내 안에 있는 다른 모습으로 혼란스러울때가 있다. 그 모습이 진짜 나인지, 아니면 나의 허상인지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어떤 모습이 나의 진짜 모습이 나조차 몰랐다. 그래서일까. 그때의 싱클레어는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존재라 생각했다. 지금 내게 주어진 행복한 테두리 안에서의 나는 누구보다 온순한 존재이지만 그 테두리 밖으로 한발 내딛는 순간 또다른 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이야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쉽게 읽었던 책은 아니다. 그 때 만났던 싱클레어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나는 싱클레어가 아니다. 싱클레어같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알에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때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을 하였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선과 악으로만 구분할수 있을까. 한 사람의 내면에는 두 개가 공존할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가지게 했던 책이다. 청소년기의 내가 가졌던 문제의 답을 아직도 찾지 못한 어른이다. 평생 우리들이 풀어야할 숙제같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났던 것처럼 내게도 데미안이 존재하기를 바랐다. 실제 존재하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우리 안에 숨어있는 데미안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행할거라 생각한다. 아니, 악에 가까운 마음이기에 그런 생각조차 안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허세였을까. 청소년기의 일기장을 보면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야기와 누구나 알만한 문장들을 적어 두었다. 어쩌면 싱클레어를 이해할수 있을거라 말하는 지금이 허세일지 모른다. 그때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싱클레어의 아픔을 함께 느끼던 시간들이였다. 데미안을 다시 읽으면서 지금의 데미안이나 싱클레어보다는 청소년기에 만났던 그들이 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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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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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내용을 만날때면 마음이 편치않다. 우리가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님에도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렇게 글이나 영상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에도 아픈데 직접 그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아픔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수 있을까. 그들의 아픔을 만분의 일이라도 알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역사의 아픈 사건들, 아니면 외면하고 있는 역사의 아픔들이 있다. 이 책속에서 만나는 아픈 이야기도 우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나라를 잃은 슬픈 사람들. 그 아픔을 다스리기도 전에 '일본 간첩'이라는 말도 안되는 죄명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죄인이 되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떠나게 된 것이다.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수 없는 것일까. 인간적인 대우는 없었다. 사람이 타는 기차가 아니라 가축용 화물열차에 대운 것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 아픈 이야기가 담여 있는 책이다.

 

종착역은 어디이고 어디로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없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샤는 출발하는 날을 기억하고 있다. 다음날이 생일이였지만 떠나야했기에 9월 9일에 하얀 밥애 생일 미역국을 먹었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와 함께 기차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힘이 없는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가축용 화물열차를 탈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샤와 많은 사람들은 이 열차를 왜 탔는지 어디로 가는지, 불려 간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기차 안에 있는 군인이 일본 첩자 노릇을 해서 소련 땅에서 멀리 쫓야내야한다고 말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이지만 그들이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보다 더 슬픈 것은 함께 기차에 탔던 소중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기에 힘든 시간을 견뎌낼수 있었는데 그런 존재들이 사라진 것이다.

 

책으로 만나는 이야기이지만 사샤와 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마지막에 그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남은 사람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나라를 잃은 슬픔과 억울한 죄명으로 자신들의 터전에서 쫓겨났지만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세찬 바람에 맞설수 있는 그들의 희망과 용기가 전해진다.

 

마지막에는 사샤가 겪은 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속에서 만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또래의 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건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나는 사샤는 나약한 친구가 아니라 나라를 잃은 아픔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은 친구라는 것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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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 히사이시 조가 말하는 창조성의 비밀 아우름 11
히사이시 조 (Joe Hisaishi) 지음, 이선희 옮김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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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 라디오에서 좋은 음악들이 많아 흘러나온다. 늘 듣던 음악이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감성 때문인지 더 와닿는 노래들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에 음악이 없으면 어떤 느낌일까. 예전에 방송에서 같은 장면을 배경경음악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 보여준적이 있다. 확실히 음악이 있는 장면들이 우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음악 때문에 즐겁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이 친근할 것이다. 그의 작품만큼 유명한 것은 영화속 음악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많은 작품들의 음악을 작곡한 '히사이시 조'.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창조성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에 와닿는 음악을 만나는 일은 행복한 일이다. 우리들에게 그런 행복을 선물해주는 히사이시 조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단순히 음악을 작곡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를 하는 사람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글이나 그림이 아닌 음악으로 자신이 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수 있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음악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이나 그림에 비해 준비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 있기에 늘 음악을 가까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움직인다. 때로는 설레이는 감정이 생기고 슬프고 즐겁게 만든다. 우리의 감정을 조정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질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노력하지 않아도 매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어떤 작품을 만들지 죽을힘을 다해 머리를 짜내고 정열을 쏟는다고 말한다. 그런 노력 안에서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것이다. 떠오른 아이디어는 그때그때 적어두고 영화를 위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는 누구에게 음악을 처음으로 들려줄까. 바로 자신이라고 한다. 최고의 청중은 자신이며 자신이 좋아하고 감동할수 있는 곡이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수 없는 곡이라 말한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그의 음악은 사랑받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단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그처럼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한 그의 크고 작은 노력들을 만난다. 계속 곡을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완성도 높은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그의 마음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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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하나라는 깨달음 아우름 12
김경집 지음 / 샘터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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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나만 지키면 손해 아닌가요? 이 책의 제목처럼 이런 생각을 종종 하지 않을까. 불의를 보면 참으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그런 상황에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이 쉽지 않다. 정의로워야한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가끔 눈을 감고 모르는척 지나치는 일이 많은 것이다. 앞에 나서서 정의로운 사람이 되면 오히려 손해되는 일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주춤거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제목보다는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하나라는 깨달음' 이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이 별개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아니, 나의 이익과 행복을 생각하느라 누군가의 행복은 생각하지 않는 일이 많다.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하지 않은 일이라면 나에게 있어서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시간이 흐른 뒤에 알게 된다. 눈앞에 주어진 나의 이익과 행복에 눈이 멀지만 나중에 그것을 알고 후회하는 일이 많기에 정의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드라마에서 정의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정의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 이야기를 했다. 불법과 가깝고 정의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정의는 거추장 스러운 것이다. 우리들의 삶속에 정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우리들에게도 막연하게 다가온다.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 것이다. 책에서는 '정의, 어렵지 않아요'라는 주제로 먼저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렵게 생각되고 멀게 느껴지는 정의에 대해 우리들이 알고 있는 동요 <옹달샘>을 통해 쉽게 풀어가고 있다.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만 안하면 바보가 되는 것같아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할때가 있다. 정의 앞에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다. 아니면 눈 앞으 이익을 위해, 큰 힘이 두려워 숨어버리는 일도 있다. 솔직히 우리들에게 당당히 나서서 말하고 행동할수 있는 용기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늘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우리들에게 정의를 외면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에밀 졸라'의 사례를 통해 정의를 따르는 건 손해가 아니라 우리들이 정의의 보호를 받게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 인격의 근거입니다. 따라서 정의의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우리는 늘 진지하게 진정한 인격성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 본문 168쪽

 

평범한 삶을 사랑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정의'는 거창하게 다가온다. 큰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들은 그들의 뒤를 따라가는 일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라는 이름이 불리기 전에 나의 삶속에도 정의는 숨어있다. 그것을 꽁꽁 숨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의를 보면 당당히 앞에 내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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