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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전작인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보았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원작과 영화를 보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올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2년여 만에 해결한다. 얼핏 보면
어느 곳이 하늘이고 바다인지 알 수 없는 표지의 느낌처럼 책을 읽는 내내 사랑이라는 모호한 감정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게 된다, 사랑의 정의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그 감정들이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이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
야요이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후지시로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알게 해준 하루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구 년 만에 편지를 보냈다는 하루. 새하얀 소금으로 에워싸인 신비스러운 도시에서 보낸 편지는 이전에
그들에게 주어진 이별에 대한 답이 되는 것일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던 후지시로에게 자신의 감정들을 담담하게 전한다. 삶을 정리하면서
감정들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문득, 하루가 오래전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소중하게 생각해서인지,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궁금하다.
이야기는 후지시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진 동아리 후배 하루, 결혼을 앞 둔 야요이,
야요이의 여동생 준, 동료의사 나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태스크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여러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결혼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은 시작하기도 전에
힘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야요이와 후지시로에게서는 누구나 생각하는 달콤한 사랑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달콤한 향이 아니라고 그들이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수 없겠지만 그들이 결혼을 선택하고 앞으로의 삶을 함께 살아가려는 이유는 궁금하다. 어쩌면 누구보다 그들이 자신들의 관계나
감정에 대해 알고 있지 않았을까.
사랑은 감기와 비슷하다. (중략) 감기 바이러스가 자기도 모르는 새에
몸속으로 침투해서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열이 나듯이. - 본문 55쪽
둘이 만나 사랑을 하고 열정적인 사랑은 식어간다. 사랑의 온도가 낮아지면 그들의 사랑도
사라지는 것일까. 야요이와 후지시로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기에 우리들은 안갯속에서 헤매는듯한 감정들을 이해하는지 것이 아닐까. 감정이 눈에
보이고 설명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우리들은 항상 힘들어하는지 모르겠다.
글을 읽는다기보다는 잔잔한 배경음악이 흐르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받는다.
책속에서는 다양한 영화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고 음악을 찾아서 듣게 만든다. 영화 졸업에서 더스틴 호프먼이
신부와 웃으며 달리던 그 장면을 기억하는 우리들에게 태스크는 앞으로의 힘든 현실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사랑의 감정은 한순간이고 그것을 마음속에
새기면 평생 살아가는 힘을 얻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