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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될 수 있을까?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17
한유진 지음, 임덕란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평점 :
초록색이 가득한 숲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천천히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경쟁하듯 오르는 길이 아니라 천천히 주위를 살펴보며 함께 걷게 됩니다. 표지속 아이가 신발을
벗고 있는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요. 도시에 살면서 이렇게 신발을
벗고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보다 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워집니다.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숲에 갑니다. 숲에 온 아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합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흙냄새도 맡고 맨발로 흙길을 걷습니다. 발이 더러워졌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흙 때문에 빨갛게 물든 발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엄마 발도 아이처럼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엄마와 아이의 표정은 보이지 않기에
다양하게 말을 합니다. 어떤 아이는 신발을 벗고 걸으면 더 불편할 것 같다는 말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네요.
아이를 따라 우리들도 함께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아이의 행동과 이야기를 들으며 숲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들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바로 앞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서 나무를 보면 이번과는 다른 것들이 보입니다. 작은
돌멩이, 거미줄 등 우리들이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아이의 눈에는 신기하고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숲이라는 공간적 특성 때문인지 보는내내 마음이
편해집니다. 초록색이 우리들에게 안정감을 주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면서 어른들이 힐링을 얻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숲속의 모습을 눈여겨
보기보다는 그 안에서조차 앞만 보고 빠르게 걷습니다. 아이는 찬찬히 살펴보고 우리들이 그냥 지나쳐가는 것들도 소중하게 바라봅니다.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숲은 우리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늘 그렇듯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과
행복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많습니다. 숲 속의 예쁜 모습들이 가득 담겨있는 그림책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