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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평점 :
'괜찮아!"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정말 괜찮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괜찮다고 넘어갈 때가 많은 것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힘들게 느끼며 내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엇이 우리들을 괜찮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 3PART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사회학적 계발서라고 말한다.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이기적인 행복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전하고 있다.
눈여겨보게 된 글은 "왜 '여'기자들은 내가 괜찮은지 물었을까?"이다. 여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비난받는 일이 많다. 그런 현실과 마주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책을 구매하면 책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로 만든 키링을 만날수 있는데 내게 온 것은 I'm a FEMINIST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 키링들이 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을 새기며 사람들은 일분 일초도 아끼며 살아간다. 잠시 갖는 휴식도 게으름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그만큼의 행복감을 갖지는 못한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책에서 만나는 내용을 보며 돈의 노예가 되어가듯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행복에 성실이 필수라면 한국에 불행한 사람은 존재해선 안 된다. 그만큼 모두가 바쁘게 살지만 실제로는 '지나치게 바쁘기에' 불행하다 - 본문 144쪽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건 업무 때문이 아니라 인간관계 때문이 아닐까. 어디서든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낯가림 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은 힘든다. 그런 것을 자신의 단점이라 생각하며 더 머뭇거린다. 나 또한 이런 점들이 부족한 점이라 생각하며 늘 움츠려들게 한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두렵고 새로운 환경도 마주하기 힘들다. 모든 사람이 밝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현실은 내성적이고 낯가림 심한 사람들을 작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을 읽으면 공감하며 한편으로 위로받게 된다.
살아남으려면 인간관계가 무조건 좋아야 하는, 그래서 낯가림조차 부끄러워해야하는 현실의 민낯은 이토록 처량하다.- 본문 184쪽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다. 되도록이면 가리고, 숨기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과감히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읽으면서 나의 민낯도 드러난다. 내 행복을 위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정당하다고 내세운 권리가 개인적인 욕심은 아니었을까. 읽으면서 나의 부끄러운 점을 숨기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읽으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닐까.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모두의 행복을 위해 변화하려는 작은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다양한 굿즈들이 책을 구매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간혹 굿즈 때문에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키링과 함께 핀버튼, 스티커 3종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알라딘 단독 굿즈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