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천국은 다른 곳에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새물결 

 노벨상 수상여부와 관계 없이 요사는 '요사'스러운 아우라로 독자층을 구축해왔던 작가이다. 속속 소개되는 대표작들도 반갑기 그지없으며 스펙트럼이 남다른 문학세계를 따라잡는 일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 눈에 봐서 타이티임을 알 수 있는 표지처럼 고갱이 등장하는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만, 특이하게도 고갱과 고흐 같은 대표적인 시대적 총아가 아닌 고갱의 외조모를 필두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진정한 천국에의 의지를 요사 문학의 핵심테마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2. 여름의 마지막 장미 / 온다 리쿠 / 재인

 나는 과연 온다 리쿠의 팬인가? 모든 소설을 소장하고 있으며, 전작에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느슨해하기도 하는... 팬이 아니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가끔 온다 리쿠는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팀 온다 리쿠'가 아닐까 지속적인 망상을 하기도 하는데, 워낙 다작을 하기도 하며, 다양한 장르에 능하고, 가끔은 자기 복제의 경향이 강해 '양산형' 소설을 써내는 것에 질색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간을 집어들려는 의지가 꺽이지 않는걸 보면, 요주의 작가이긴 분명하다. 온다 리쿠의 장기인 미스터리 서클,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과거의 재구성과 반전의 향연이 만연하는 익숙한 스토리텔링이 이 소설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이다.

 

 3.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 펭귄클래식 

 제임스 조이스 앞에서 모든 독자는 평등하다. 그는 언제나 난해하며, 작품을 '해독'하려는 의지는 쉬이 관철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 겁없이 집어들었던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더블린 사람들>은 어렵기 보다는 따분하기 그지없었지만, 재차 시도하는 조이스의 세계로의 등정은 여전히 오독으로 점철되어 있다. <더블린 사람들>은 그의 첫 번째 단편집으로 이후의 대표작들과 긴밀한 연결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스산하고, 냉소적인 슬픔에 잠식당하는 기분이 든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으로 다시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펭귄판 완역이 다시 나와주었다.

 

 

 4. 끝까지 이럴래? / 김연 등 저 / 한겨례출판

 한겨례문학상 15주년을 기념해 출신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 나왔다. 참여하고 있는 작가진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충실한 독자층을 가진 필력이 남다른 작가들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 눈에 뛴다. 먹음직스러운 한정식일지, 소문난 잔치의 그저 그런 상차림일지... 물론 전자이길 바란다.

 

 

 

 

5. 도롱뇽과의 전쟁 / 카렐 차페크 / 열린책들 

 읽은 적이 없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전설의 영역에 들어있는 책인지라 데자뷔를 겪는다. 체코 출신의 카렐 차페크의 명성에 비해 늦은 감이 있는 완역이지만 여러 판본을 두루 비교하여 성실하고 밀도있게 작업해낸 역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1936년의 문제적 소설은 여전히 낯설고 절대적인 영역에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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