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부활할 만한 이유가 있는 책.단조롭기 그지없는 삶.희망이라곤 즐거움이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그의 이야기.부당한 처우,외롭다 못해 따돌림 당하는 가정생활에 그가 반응하는 태도를 보고있자면 고구마 2개를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킨 거 마냥 숨이 콱 막힌다.그런데도 본인의 자리를 꿋꿋히 지키며 세상 달관한 사람 처럼 산다. 아니 살아낸다.딱히 보살의 마음을 가져서도,인격수양의 목적을 가져서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깊어서도 아닌 그냥 반응이 없다.'이사람 도대체 뭔가?' 계속 한쪽 눈과 한쪽 입술이 올라간 상태로 '뭐야~ 참 나..감정도 없나?' 추임새를 넣어가며 책을 읽어나갔다.한 사람의 특별할 것 없는 일평생을 지켜보면서 내가 잣대질을 해나가는 게 우습다.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러는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인생대로 살고 있는가?' 되묻게 된다.세상 모든 일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그가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던 것을 보며 이 인생이 멋있지 않다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마음 속에 한가지를 품고 산다는 것. 죽기 바로 직전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내 마음속의 그 무엇.그것 하나 없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게 더 답답하고 처량한거 아닌가?대단하게 큰 사건도 없이 그저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니..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오랜 여운이 떠나질 않는 책이다.실로 소박하나 아름다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