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기의 예술가에게 회화는 앞의 도구였을 수도 있지만또한 소유의 수단이기도 했다. 르네상스 회화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피렌체와 그 밖의 지역에 어마어마한 부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그런 회화가 가능했다는 점, 그리고 부유한 이탈리아 상인들은 화가들을 일종의 대리인으로 봤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리인으로서 화가들은 이탈리아 상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세상의 아름다운 것과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떤 시기든 예술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만약 1500년부터 1900년 사이의 유럽 미술이자본이라는 새로운 힘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의존하고 있는 지배계급들의 이해관계에 봉사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아니다. 이에 대해 나는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재산과 교환방식에 대한 새로운 태도에 의해서 궁극적으로 결정되는 세상을 보는방식은, 다른 시각예술이 아니라 바로 유화에서 시각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자본이 사회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유화는 사물이 겉으로 다러나는 모습에 영향을 미쳤다. 마치 모든 것이 상품이 되었기 때문에모두 서로 교환 가능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유화는 모든 사물을 동등한 대상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현실의 모든 사물은 물질성이라는기준에 따라 기계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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