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이빨을 닦아 주는 사람 - 제18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Dream Books 창작동화 3
박혜원 지음, 이다운 그림 / 금성교과서(금성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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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을 읽고......

MBC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한 중편동화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의 주인공 민주는 결코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 평범하지만 자유롭게,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고래조련사'처럼 살아가고 싶은 열한 살 민주의 소망을 저자는 소설적인 문체로서 스피드 있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수많은 어린이들의 경애(敬愛)  대상이 되어 온 연예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가 하면, 자신의 꿈을 자식에게 전가시켜, 대리만족하려는 어머니의 심층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독자로 하여금 그 진실을 깨닫도록 한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사극 촬영에, 광고 촬영에 한 시도 쉴 틈이 없는 헤빈마마 역할의 민주. 민주는 이 특별한 자신의 역할이 마냥 괴롭고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민주의 엄마는 그런 민주의 고충쯤은 최고의 연기자가 되는 데 거치는 과정의 하나로 여긴다. 하지만 민주는 정말 싫다. 헤빈마마라며 특별대우 받는 것도 싫고, 촬영 스케츌에 쫓기다시피 살아가는 나날이 괴롭고 힘들다. 그런 민주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말괄량이 삐삐’ 동화책을 읽는 시간이다. 꿈에서나 공상에서나 말괄량이 삐삐와 대화를 나누며, 삐삐에게 자신의 고충을 말하던 민주는 삐삐로부터 ‘어른인 엄마를 길들이라.’는 말을 듣는다.

민주는 일주일에 한 번 가는 학교지만, 학교에서 만큼은 연기자 헤빈마마가 아닌 온전한 민주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민주는 우영이를 통해서 연기자 헤빈마마로서 대우 받는다. 참을 수 없지만 소꼽친구로서의 우정이려니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영이의 가족과 잘 아는 엄마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자 민주는 엄마와 우영이의 감옥에 갇힌 듯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민주는 아빠를 졸라서 엄마 몰래 동물원에 놀러간다. 아빠와 함께 돌고래 공연장에 들어가니 일곱 살 때 돌고래에게 뽀뽀를 했을 때, 느꼈던 기억들, 즉 바닷속에 있는 것처럼, 울창한 숲속에 있는 것처럼 민주의 몸이 붕 뜨게 했던 돌고래의 향기가 되살아난다. 아빠는 돌고래에게서 나는 이 향기가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조련사 언니 때문에 나는 향기라고 했다. 그때 기억이 떠오른 민주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조련사 언니의 눙숙한 몸짓에 따라 물속에 들어갔다가 솟구치면서 코 끝으로 공을 힘껏 차올리는 돌고래 쇼를 보면서 민주는 곧 슬픔에 잠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멋진 쇼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했을 돌고래의 애처로운 모습이 자신의 촬영스트레스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고래들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느낌을 잘 읽어야 하고, 돌고래들이 훈련을 하기 싫어하면 하지 않는다.‘는 아빠의 말을 듣고는 돌고래와 조련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다. 

그리하여 조련사 언니 지수씨를 만나고, 그녀가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면서 넓고 푸른 바다 이야기, 깊은 바닷속 용궁 이야기, 큰고래, 작은 고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웃음 짓는다는 돌고래, 그곳에서 민주는 짱이, 아톰이라는 이름의 돌고래를 만나서 먹이도 주고 깊은 바닷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도 느낀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 엄마 몰래 민주를 데리고 나갔다면서 엄마는 아빠와 싸움을 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민주는 촬영장에서 연기학원을 오랫동안 다니며 준비해 왔고, 연기자의 일을 너무나도 좋아한다는 오슬비에게 광고촬영의 주인공 역할을 내어주게 된다. 그 일로해서 엄마의 스트레스는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영향은 모두 민주에게 향했으므로 민주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엄마의 손에서 탈출한다.

민주는 백미터 달리기선수처럼 달리고 또 달린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바로 아빠와 함께 갔던 돌고래 공연장.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여서 민주는 짱아, 아톰 돌고래를 불러 같이 논다. 

‘언니가 찾아낸 건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야. 그때는 돌고래뿐 아니라 나 역시 행복해 진단다. 돌고래와 난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짱아와 아톰이는 내가 자기들에게 진심으로 자유로운 바다를 주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어.’라던 언니의 말을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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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후로 민주는 “엄마, 나 이제 연기 안해.” 라면서 자기 안의 말을 겉으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엄마의 말에 거부하기 시작한다. 어디 그뿐일까, 난독증에 걸린 민주 때문에 엄마는 민주에게 대본을 읽어주고 또 읽어주면 민주는 그 대본을 외워야 했다. 민주는 촬영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글자를 읽지 못하는 데다 몸도 여기저기 아프게 되자 민주는 병원에 간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민주는 강박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난독즉이 생긴 데다 몸 상태도 매우 안 좋다고 한다.

 다행이도 엄마는 더 이상 민주로 하여금 연기생활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열망으로 연기학원에 등록한다. 덕분에 민주는 온전한 민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돌고래쇼장에서 만난 조련사 언니처럼 훌륭한 조련사가 되어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제 민주는 삐삐의 질문 “난 커서 해적이 될 거야? 너희들은?” 의 질문에 “난 커서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이 될 거야.”라면서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된다.






2010. 7. 10.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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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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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아이 사이, 이 책은 아이들의 심연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가,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입에 발린 칭찬, 그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 갑자기 칭찬을 하면서 친절하게 대하면 불안해지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한 책이다.  

 그리고 부모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의사소통 방식을 드러내어 보여주면서 바람직한 의사소통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 전부를 한 번밖에 읽지 않았다.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욕을 느끼지 않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법, 인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판하는 법, 판결을 내리지 않고 칭찬하는 법,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법, 감정과 지각, 그리고 의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인정하는 법 등을 체득하려면 적어도 다섯 번은 더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이 책은 늘 지니고 다니면서 행동으로 훈련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책의 내용들은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 앞에서 세련되고 온화한 어른으로 다가서고 싶다. 자신감 있는 태도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신뢰할 수 있는 어른으로 보여지고 싶다. 그리하여 나는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얘야, 손을 내게 내밀렴. 내 안에서 빛나는 너의 신뢰의 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도록!" 

 

2010. 3. 1. 김경자(함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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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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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 칭찬의 기술, 체벌의 기술, 의사소통의기술이 모두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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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한 심리학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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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책들을 읽다보면 어떤 책은 매우 유익할 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처럼 피가 되고 살이 되는데,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책이 그랬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내용이 그렇게 유익했을까? 

 우선 전체적인 목차를 살펴보면, .여덟 가지의 제목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갖게 하였던 제목은 ‘힘들다고 말하는 당신 어떤 타입의 부모인가?’였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내가 엄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만,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서 나이로서의 세대차이, 교육으로서의 가치 차이, 성인이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 부분의 소제목들을 좀더 살펴보면 P79:자신감 없는 부모, P86: 마음이 너무 어린 부모, P92: 화를 잘 참지 못하는 부모, P98: 공감을 못하는 부모, P105: 원칙을 가볍게 여기는 부모, P110: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 P116: 성격 장애가 있는 부모로 나뉘어져 있다. 

  물론 저자가 위의 내용에 소개한 각 상담 사례의 부모들은 정말 문제가 있어서 저자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지만, 나도 그들처럼 어떤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면서 그러한 상황일 때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두는 방식으로 책을 읽었다.

  예를 들면 ‘화를 잘 참지 못하는 부모’에 소개된 부모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가 행동 조절이 안 되고 집중력이 짧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아)였는데, 아빠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게 큰 문제였다. 아이는 식사 시간마다 밥은 안 먹고 이리 저리 돌아다녔고, 그걸 참고 보아 넘기지 못하는 아빠는 불같이 화를 내며 “하지 마!”라고 호통을 친다. 아이가 놀라 숟가락을 던지고 도망치면 아빠는 의자를 던져서 난장판을 만든다. 밥먹을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아이의 엄마는 말릴 생각도 못하고 둘째를 데리고 방으로 피신한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저자는 ADHD에 걸린 아이보다 그 아이에 대해 화를 참지 못하는 아빠가 더 걱정스러워서 검사를 해 보는데, 아니나다를까, 이 아이의 아빠 역시 ADHD이다. 저자는 문제 있는 아이 뒤엔 문제 있는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내용의 글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무엇을 얻는가?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인데, 바로 아이 앞에서는 화라는 감정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말로써 “아이야, 나는 네가 밥을 안 먹고 돌아다니면 무척 화가 나.”라면서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온건한 태도와 말로써 표현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ADHD에 걸리지 않은 아이더라도 밥 먹는 시간이면 딴청을 피우거나 장난감을 만지작거리거나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 편을 읽어보면 아이가 제멋대로이고 못된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데도 혼내지 않고 내버려둔다. 아이를 키우려면 적당한 비바람도 필요하고 덧난 가지는 잘라주고, 바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고 보호해줘야 할 부모가 오히려 자식의 힘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부모들을 살펴보면 마음속에 두려움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아이와 부딪쳤을 때도 잘잘못을 가리며 따끔하게 혼내기보다 그 상황 자체를 힘들어하며 ‘아이가 대들면 어떻게 하나?’ 걱정한다는 것이다. 또 자기 확신이 없어서 무슨 일이든지 아이에게 “네가 편한 대로 해.”라고 한다는 것이다. 뉴욕 대학 교수인 기너트 박사에 의하면 아이들은 어떤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지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으며, 부모가 허락하는 행동의 분명한 한계를 알 때 아이들은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소아과에서 스트레스성 위염 판정을 받았고, 공부도 잘하고 활발해서 학급반장을 맡고 있는 한 아이를 이야기한다. 이 아이는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여느 아이와 달랐는데, 엄마가 말을 꺼내면 “됐어~. 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 라고 말하고. “치~ 자기나 잘하시지.” 하면서 엄마를 무시했다. 

  저자는 이 버릇없는 아이를 잠시 밖으로 내보낸 다음 아이의 엄마에게 왜 저런 못된 태도를 내버려두느냐고 묻는다. 저자의 질문에 아이의 엄마는 체념한 듯 “그럼 어떻게 해요. 원래 제가 그렇게 태어난 걸.”하고 저자의 말을 웃어넘겼다고 한다. 저자는 이 엄마에게 따끔하게 말한다.

“그렇게 키우면 안돼요. 엄마를 무시하는 아이가 어느 누군들 존경할 수 있겠어요.”
 

  위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 나라 옛이야기에 ‘오냐오냐 하며 자식을 허용적으로 길렀던 부모가 나중에 자식이 크자 그 자식에게 몽둥이로 얻어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만 보아도 자식을 기를 때, 제대로 된 교육 없이 방치하여 양육하는 것이 그 자식은 물론 부모에게도 얼마나 해로운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아이의 엄마에게 아주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이렇게 하라’는 가이드를 해 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서 독자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하면 ‘자식을 너무 허용적으로 길러선 안된다.‘는 점이다. 언뜻 생각하기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달라는 대로 다 사주고, 아이의 태도 또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하도록 허용하면 아이를 위하는 것 같지만, 아이의 양육을 방치하면 부모는 물론 아이까지 불행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내 생각이지만,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태어나 유아발달을 거친 후 3세부터 5~6세까지의 성장과정에서 좋은 것을 가지려면 노력해야 하고, 참을성도 가져야 하며, 희노애락의 자기 감정을 다스리는 일까지 훈련해 두는 것이 초등학교 이후, 성인 발달에서도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는 데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이와같이 이 책은
어떤 개인의 심층적 문제를 깨닫게 될 뿐만 아니라 그 문제를 인식하게 됨으로서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 해결력을 갖게 되고, 다른 사람이 걸어간 심층적 문제 해결력을 터득하게 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유능감까지 갖게 한다. 

  실로 한 개인이 결혼이라는 의식을 거쳐서 나와 다른 또 한 사람의 운명에 연결짓는가 하면, 온몸의 살과 뼈가 자리를 비켜주면서 이루어지는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격다 보면, 시간 상으로는 2~3년이지만 그 기간 동안 경험한 몸과 마음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여기서 한 개인이라 함은 어머니의 태내를 통해 한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 부모로부터 받아온 사랑, 또는 양육 스타일, 알게 모르게 전수받은 기질, 무의식적으로 전수받은 정서적 불안감 등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아직 아이를 갖지 않은 부부나 아직 결혼 전인 사람은 이 책의 276쪽에 있는 '아이를 갖기 전에, 체크해야 할 다섯 가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 시댁 혹은 처가 문화에 적응했는가?
2. 가사 분담에 대해 배우자와 합의했는가?
3. 경제적 여유가 있는가?
4. 기분이 나쁠 때 술이나 친구에게 의존하지 않는가?
5. 혹시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깊지 않은가?

 위 다섯 가지중 첫 번째엔 결혼은 배우자와 둘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결혼은 배우자와 속해 있는 가족과 그 뒤에 따르는 온갖 집안 문제를 함께 협상해 가는 과정이며, 시댁 식구 또는 처갓집 식구들과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갈등을 해결해 나갈 자신만의 전략이 섰을 때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제시한다. 


  두 번째엔 아이를 낳기 전에 가사 분담을 확실히 해 두는 게 좋다고 한다. 반찬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빨래나 청소, 설거지 같은 날마다 해야 하는 집안일은 누가 언제 할 것인지, 앞으로 경제 계획은 어떻게 꾸릴 것인지, 집안의 대소사는 누가 챙길 것인지, 등 서로가 기대하는 것을 확인하고 조절해야 한다고 한다.

  세 번째엔 어차피 아이를 하나 혹은 둘을 낳을 거라면 경제력을 먼저 갖춘 다음에 아이를 갖는게 아이와 엄마 모두의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한다. 모두 옳은 말이라고 본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아이부터 두엇 낳고 난 부부들이 갈라서는 일들은 참으로 흔하다. 그래서일까, 초등학교 방학 때가 되면 나홀로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네 번째엔 결혼생활이 스트레스의 연속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기대했던 만큼 행복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을 때, 그러할 것이며, 나와 다른 배우자의 습관이나 일상생활이 달라서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술에 의존하고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일로 해소하려한다면 아직 성숙한 어른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말라고 한다. 

  다섯 번째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남몰래 고통 받는 사람들은 아이를 낳기 전에 그 상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갈등은 무의식적으로 대를 이어 자녀에게 전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힘들겠지만 자신과 아이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노력하거나 최소한 부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남겨두지 말라고 한다. 

  위에 열거한 내용 외에도 이 책에는, 임신기 엄마들에게/ 0~3년차 엄마들에게 /4~6년차 엄마들에게 / 초등 저학년 엄마들에게 / 초등 고학년 엄마들에게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엄마 또는 아빠들에게 ‘건강한 정신, 건강한 자녀 양육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2010.  2.  15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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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 왼발 비룡소의 그림동화 37
토미 드 파올라 글 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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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할아버지. 




  오른발 왼발 그림책을 보면 손자와 할아버지를 통해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야기의 첫 장면을 보면 아기의 이름 보비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며, 이 어린 아기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할아버지는 보비가 할아버지를 부르기 쉽도록  보브라고 부르도록 가르친다. 그 때문인지, 보비는 정말로 보브란 말을 가장 먼저 말했다고 한다.

  또 할아버지는 보비에게 오른발, 왼발 하면서 보비의 양손을 잡아 이끌어주면서 걸음마를 가르쳐 준다. 이와 같이 할아버지는 말 못하는 어린 손자에게 보브란 말, 걸음마, 그리고 블럭 쌓기 놀이를 가르쳐 준다.

 블럭 쌓기 놀이를 가르쳐 줄 땐 아이가 그저 높다란 탑을 쌓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맨 위 정상의 코끼리 블럭을 쌓을 때마다 재채기를 하여, 쌓기의 성공을 지연시키면서 손자로 하여금 블럭 쌓기의 즐거움이 어디에 있는지를 일깨워 준다. 즉 블럭을 높다랗게 쌓는 데 주력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와 즐거움을 느끼도록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방법은 아직 말을 못하는 어린 손자로 하여금 할아버지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손자 또한 할아버지가 병으로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 없게 된 상황인데도 자신이 할아버지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처럼 즐거움과 유머가 넘치는 블럭쌓기 놀이를 할아버지에게 다시 보여준다. 이로써 깊은 병에 걸렸던 할아버지는 웃음과 행복,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병에서 회복되어 손자에게 묻는다.
 "보비야, 나한테 어떻게 걷는 법을 가르쳤는지 얘기해 다오."
라고. 이에 손자는 말한다.
 "할아버지가 내 어깨를 이렇게 짚고요. 난 이렇게 말했어요. '오른발, 왼발 따라해 보세요.'라고요."  

   이 그림책을 한슬이에게 읽어주었더니, 한슬이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블럭쌓기 놀이였다. 마침 한슬이에게 여기 나온 블럭과 비슷한 크기의 블럭이 있어서 모두 세어봤더니 놀랍게도 30개였다. 한슬이의 블럭도 이 책에 나온 블럭처럼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아, 이 블럭은 영국문화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블럭이었구나!' 하고 놀랐다. 또 한슬이는 이 그림책이 재미있다고 한다. 블럭쌓기와 무너뜨리기, 그리고 할아버지와 보비가 가르치는 걸음마가 재미있다고 한다.  


 이 그림책을 잘 관찰해 보면 할아버지와 보비의 얼굴이 매우 비슷하다. 그외로  중요한 건 어른과 아이의 상호작용이다. 보비는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상호작용을 깊은 병이 들어버린 할아버지에게 사용함으로써 할아버지로 하여금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돕는다. 바로 이것이 중요한데, 아이가 어른에게서 배운 상호작용은 어른이 된 다음에도, 사회생활할 때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와 의사소통을 할 때는 아이와 상호작용할 때는, 성취지향적으로 놀아주기 보다는 놀이 과정이 중요하다. 즉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주면서 민감하게 반응해 주고, 즐거움과 웃음이 넘치는 놀이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오른발, 왼발 그림책은 바로 이러한 깨우침을 주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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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7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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