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읽어본 다음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지인에게 선물한 책인데, 이 책을 선물 받은 지인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는 나의 선물에 더욱 고마워했다.
"정말 좋은 책이었다!"란 말은 너무 상투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유익한 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초등 고학년이나 사색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들에게도 아주 유익한 책이라고 본다. 또한 나처럼 생각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어려운 고사성어를 빌리지 않고도 생각이란 복잡한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 한 눈에 보이도록 일목요연하게 잘 구성하여 썼는지 그저 감탄하면서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
이 책은 우리 집 아기가 말이 늦어서 구입해 읽은 책인데, 나는 이 책을 읽고서야 아기들의 언어 발달엔 입술근육의 움직임이 유연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입술근육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하기 위한 방법도 있는데, 그것은 비누방울 불기, 촛불끄기 등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나는 괴롭히는 가해자 혹은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로 구분지었던 생각을 깨뜨릴 수가 있었다. 그제야 나는 내 아이들이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겠지만 그것을 보답하기 위한 괴롭힘 또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때문에 나는 어린 자매가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그 이론의 진실을 알아챌 수가 있었다. 또한 한 아이가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데에는 그 또래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지역에 사는 지역 사회 문화가 아이로 하여금 따돌림을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자녀가 또래에게 따돌림을 당한다면, 아니면 다른 아이를 따돌리는 행동을 한다면 그 아이 하나만을 보지 말고, 지역 사회 전체의 문화나 그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었다. 정말 유익한 책이다.
어제 읽은 책은 천명관이 쓴 [고래]다. 2004년에 나온 책이고 이미 읽었던 책인데, 내 서가에 꽂혀 있는 걸 발견하곤 '이 책이 아직도 있네!' 라면서 책을 뽑아 오래된 기억을 회상하면서 다시 읽은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다시 읽고난 느낌은 무언가 알 수 없는 허전함이었다. 대체 이 책이 나에게 안겨주는 허전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마치 매듭으로 연결된 실타래를 끊임없이 풀어내듯이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면서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 그들의 삶을 통해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나로 하여금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나가게 했고 정말 재미있었다. 그런데 왜? 책을 다 읽고나서 일어서는 내 마음이 왜 이리 허전한 것일까? 그랬다. 이 책은 변화무쌍한 삶의 굴곡마다 응당 있었어야만 할 등장인물들의 '성인발달'이 없었다.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어릴적의 트라우마로 왜곡된 삶을 살아가면서, 복수심, 혹은 두려움, 혼란 등에 눈이 가려진채로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다 하나 하나 죽어갔다. 그랬다. 이 책은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냥 벌레처럼 태어나 살다가 자신이 나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단 한 번도 꿈꾸어 보지 못하고 벌레의 모습 그대로 죽어버렸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이었고, 허전함의 정체였다. 2011. 11. 4.ⓒ金慶子(함초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