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유학 가다 -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유학 성공기!
이현주.임성재 엮음 / 바른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흙수저라는 단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단어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계층과 등급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흙수저같은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단계로 이동하고 싶고 노력은 하고 있다.

내 동생은 어려서 공부를 잘했고, 서울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을 가서 석박사를 받아 한국으로 와서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지금은 상당한 부유층이 되어서 잘 살고 있다.

유학이 출세의 길이라는 증명해주는 사례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해외로 유학을 가길 희망한다.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유학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서 공부를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해외 학교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유학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의 제목은 '흙수저, 유학가다'이지만, 내가 이 책을 읽은 포인트는 '유학'이다.

출신이 어떻든간에 유학을 준비한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고, 유학에 성공한 것은 대단한 노력의 결과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흙수저 출신이라면 그것은 더욱 대단한 것이다.


이 책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해외로 유학을 간 다섯 명의 청년들이 쓴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흙수저 스토리를 해외 대학이 더 좋아한다는 글이 나온다.

미국 대학원 입시는 지원자를 평가할 때 시험점수로만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에 지원자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에 대하여 공부하고 싶은지를 쓰는 SOP(연구계획서) 등 정성적인 요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흙수저가 유리하다는 말이라기 보다는 누구나가 미국 대학원에 유학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글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온 다섯 청년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1.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가난의 이유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가 많았다.

2. 공부는 열심히 했고, 잘하는 편이었다.

3. 해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해외 인턴쉽을 한 청년이 있었고, 대학 다닐 때 교환학생을 다닌 청년도 있고, 대학 졸업 후 해외로 취업을 한 청년들이 있었다.

4. 유학 준비는 열심히 철저하게 했다. 또한 유튜브의 유학 성공기 동영상을 참고한 경우가 많았다.

5. 긍정적인 마음으로 뭐든 열심히 했다. 도전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했으니 해외 대학원 입시에 합격한 것이다.

최근에 해외 대학원 입시에 합격했으니 책 속 청년들의 나이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부터 시작해서 가정 형편을 고려해서 선택한 대학, 대학에 다니면서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유학에 대한 이야기가 인생 풀스토리처럼 펼쳐진다.

가난했다는데 어떻게 유학을 갔을까?

그것이 참 궁굼했고 그 내용에 집중해서 읽었다.

집안 형편으로 국립대(한국해양대)에 입학한 청년은 졸업을 하고 말레이시아에서 해외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에 싱가포르 회사에 취업을 하고, Linked-in을 활용해서 동문 인맥을 넓히고, 동문회에서 만난 선배가 창업한 회사에 취업을 하고, 그 회사에서 Top MBA에 합격하면 학비와 시간을 지원해주겠다는 제안에 유학 준비를 시작했고 목표한 대학원에 합격을 했다.

공부시간 확보 - 학교 탐색과 선택 - 정보 수집 - 시험 준비 - 에세이 준비 - 면접 준비 - 시험 - 최종 합격

유학 준비를 시작하면서 합격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설명되어 있다.

상당히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기에 셀프 유학 가이드북으로서의 기능을 조금은 하고 있는 책이다.

면접 준비 과정의 경우 매우 상세하게 나온다.

힘들었던 환경을 이겨내고 긍정적으로 변한 지금의 나, 나 혼자만의 플랜이 아니라 회사도 지원하는 플랜, 내 커리어가 재무분야에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약점이지만 이걸 보강하기 위해 MBA를 가는 것, 환경 규제 관련해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어필하며 회사에서의 내 성과와 연관시키기...

이 책이 유학 가이드북은 아니기에 완벽한 수험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학에 성공한 사람의 합격기 수준의 도움은 되는 책이다.

유학에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에 대한 내용은 공감이 되었다.

1. 바른 삶의 자세와 태도를 가지는 것 and 자기 분야에서 일을 잘하는 것

2.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

유학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태도이다.

유학을 하는데 꼭 돈이 많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미국으로 유학을 준비하던 학회에서 만났던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미국의 한 명문대에 합격해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받는 유학을 가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모든 고민이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동생은 자신이 지원받게 되는 수업료, 생활비, 책값 등등이 적힌 고지서를 보내줬는데, 그 고지서를 보는 순간 나도 미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p.90)"

찾고 또 찾다보면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는 유학의 방법이 보이는 희망을 보여주는 글이고, 실제로 그렇다는 실화이다.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가기위해서는 석사과정에서 1저자 SCI 논문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부에도 대단한 노력을 들여야 유학에 성공할 수 있다.

유학에 성공한 청년들은 유튜브를 많이 활용했다.

유튜브에서 해외 석박사 과정 브이로그를 찍는 사람들의 영상을 참고했다는 내용이 많았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유학에 열중했을까?

"불평등한 현실에서 단 한 가지 가능성 있는 역전의 방법이 있다. 바로 유학이다.(p.119)"

유학이 평등을 찾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유학 is the only equalizer'이라는 문장이 이 책에는 여러번 나오기도 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한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취업을 하려던 한 청년은 100개가 넘는 Cold 이메일을 보내서 5개의 회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아내서 결국 태국 방콕에 있는 회사에 취업을 했다고 한다.

"나는 당신의 팀에서 일하고 싶다. 내가 당신의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 기회를 달라..."

해외 학교는 총체적으로 평가를 하기에 출신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은 공통적으로 계속 나온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의 사연이 오히려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누구나 열심히 준비하면 탑스쿨에 합격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유학 is the only equalizer이다.(p.152)"

SOP를 잘 쓰는 법은 유튜브 제레미 선생님 동영상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유튜브 검색을 해보니 제레미컨설팅이라는 채널이 있었고, 해외 석박사 지원에 대한 동영상이 있었다.

고려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한 후 유학을 간 사람도 있었다.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회사 생활의 장점을 잘 정리해 주었다.

"회사는 참 고마운 존재이다. 내가 사회에 이바지할 기회를 주었고, 나의 새로운 관심사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회사를 다니는 것은 도를 닦는 것과 비슷했다. 회사를 오래 다니며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참 존경스러웠다. 일을 하면서 멘탈은 강해졌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능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회사에 가장 고마운 것은 월급이었다... (p.218)"

유학을 하는데는 풀펀딩이 가능한 해외대학이 있다.

학비와 생활비를 받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대학들이 있다.

오히려 한국에서 자비로 대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해외 대학원을 다니는 것이 더 돈이 덜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기회는 찾으면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힘을 주는 책이다.

작년에 대학생이 되어서 코로나19로 그저그런 대학생 1학년을 보낸 아이의 책상에 이 책을 놓아두어야겠다.

그리고, 아이에게 해외 유학을 계속 권유할 생각이다.

물론, 최종 선택은 아이의 몫이다.

아이가 석박사 과정을 해외 대학에서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이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방법을 찾는 작은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

※ 흙수저 유학 가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바른북스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 - 한방부인과 전문의 황덕상의 여성 건강 처방전 EBS CLASS ⓔ
황덕상 지음 / EBS BOOKS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체는 신비롭고 복잡한 구조인데 남성보다는 여성의 몸이 더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은 신체 구조가 더 복잡함만큼 남성에 비해서 더 많은 통증과 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에 더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나이들어 가는 아내를 보고, 성인에 가까워지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여성을 위한 건강에 대한 책을 내가 먼저 읽고 아내에게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경희대 한의대 교수로 재직중인 한방부인과 전문의 황덕상 교수께서 쓰신 책이다.

책 1부에서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여성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노화를 다루었고, 2부에서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일상의 건강법을 역시 한의학적인 입장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건강법의 핵심은 균형과 조화이다. 

모든 인체 반응은 하나의 작용이 아니라 오장육부와 정(精), 신(神), 기(氣), 혈(血이라는 요소들이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일어나기에 인체에 생긴 질병을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몸 안에 일어난 불균형으로 생겨난 것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균형과 조화의 관점은 책 전반에 계속 강조되고 있다. 

인체의 균형과 조화는 건강유지에서 강조될 뿐만 아니라 질병치료에 있어서도 서양의학적인 치료와 한의학적인 치료에도 균형과 조화를 적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1부에서 다루어지는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노화는 여성이라면 누구나가 나이들어감에 따라서 겪게 되는 과정이다.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노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통증과 질환에 대해서 한의학적인 관점과 한의학적인 치료 방향을 차분한 어조로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질환에는 어떤 치료법이라는 정답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왜'와 '어떻게'라는 관점에서 한의적인 접근법을 알려주고 있기에 어떤 해법을 얻기 보다는 한의학적 치료 방향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월경을 고르게 하는 치료법은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한의학적인 치료를 더하는 것이다.

생활 치료법은 때에 맞춰 영양을 공급하고, 수면 습관을 올바르게 유지 하는 것이고, 기혈의 부족과 과잉을 점검하여 혈의 순환을 위해 한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당연히 월경통을 심하게 한다.

"입에 쓴 음식이 몸에는 좋듯이,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 단 음식이 월경통을 심하게 하거나 월경전 증후군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초콜릿 바를 매일 두 개 먹으면 월경통 발생 위험이 세 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p.31)"

임신과 출산에 관한 내용도 있고, 그 속에는 난임에 관한 내용도 있다. 

난임 치료를 위한 한의학적인 방법이 기술되어 있고, 출산 후 산후조리에 대해서도 여러 페이지에 한의학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폐경 대신 완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월경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고 또 다른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의미와 어감 측면에서 완경이 더 좋은 표현인 것 같다. 

서양의학에서 갱년기 증상 치료법으로 사용하는 호르몬 보충 요법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효과와 안정성에 논란이 있기 때문에 비호르몬 요법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폐경을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보지 않고, 병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 말하고, 노화를 방지하고 노년에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과정에는 역시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한약, 양약, 침, 뜸, 주사, 수술법을 사용해도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고 말한다.(p.96)

황제내경에서 상고 시대 사람은 100세가 넘어서도 건강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왜 50세만 되면 동작이 느려지고 쇠약지는가에 대한 황제의 질문에 신하 기백은 이렇게 답했다.

"상고 시대의 사람들은 양생의 도리를 알고 음양의 이치에 잘 순응해 음식을 절도 있게 먹고 몸을 단련하는 방법에 능했으며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통해 함부로 과로하지 않았기에 100세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술을 물 마시듯이 하고, 정(精)을 줄이고 진기를 간직하지 못해 성적 만족에 따라 일상생활을 절도 없이 하면 50세만 되어도 쇠약해집니다.(p.108)"

이 글에 말하는 건강법은 결국 다섯 가지 관점이다.

1. 음양의 이치에 순응할 것

2. 음식을 절도 있게 먹을 것 : 먹는 때를 맞추고, 너무 많이도 적게도 먹지 말고,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기

3. 몸을 단련할 것

4. 규칙적인 생활을 할 것

5. 함부로 과로하지 말 것

2부 건강법에서는 다이어트, 불면증, 수족냉증, 화병, 암을 다루고 있다. 

바른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이 나온다.

지금 나는 서서책상에서 독서후기를 쓰고 있는데, 오래 서 있을 경우에는 짝다리를 하기보다는 한쪽 다리를 높이가 다른 물건에 올리고 서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양쪽 다리를 번갈아가면 올리라고 한다. 

화병을 잘 다스리기 위한 방법은 화를 잘 내는 것이다.

화를 잘 내기 위해서는 분노로 폭발하기 직전 3초 정도를 참는 것이 중요하다.

3초라는 시간 동안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킴으로써 극단적인 감정 표출을 피하는 것이다. 

"화를 내기 전 3초 참기"

암 치료에 있어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통합치료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한다.

미국 엠디엔더슨 암센터에서는 암에 대한 통합 요법으로서 한의학의 침 치료에 대한 안내와 함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의학을 조금 더 이해하고 알게 되었고, 여성의 질병과 노화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의학 상식은 책으로 이렇게 얻을 수 있지만, 결국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치료에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조화롭게 이용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한의학의 가치와 효과에 대해서 한의학박사인 저자의 식견이 잘 반영된 책이다. 

이제 이 책을 아내에게 살짝 권하고, 아내가 건강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가는 것과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의학적 도움을 받는다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EBS북스(EBSBOOKS)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예서의시 18
박천순 지음 / 예서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해 들어서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난한 삶을 살고 있다.

회사 다니는 것은 새해에도 여전히 그저 그렇고, 새해 목표는 나름 욕심을 갖고 야심차게 세워 보았고, 마음적으로 좀 더 여유롭게 평화롭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운전할 때는 차 안에서 KBS클래식FM만을 듣는다.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새해 들어서 시집 한 권을 읽어보고 싶었다.

실용서적과 자기계발서적, 학습서만 읽다보니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한 시 한 구절이 읽고 잠시 감성적인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주말에 산행을 자주 해서 산에서 나무들을 많이 보았었지만, 나무에 손바닥을 대볼 생각은 해본 적은 없다.

박천순 시인은 나무에 손바닥을 대보고 싶은 마음이 왜 들었고, 어떤 마음으로 나무에 손을 대보았을까?


먼저 이 시집의 제목인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를 읽어보았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고서 시인은 나무가 말하는 것을 듣고서 나무의 심경을 표현한 것 같다.

나무는 혼자가 아니다

푸름과 높이와 새소리와 함께 있다

아무것도 슬프지 않다, 별일이 아니다

하늘은 무한히 높고 가볍고 다채롭다

숲이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

나무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인 것 같다.

살아보면 슬프게 느끼는 일들도 결국은 별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무처럼 태연하게 평화롭게 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나무는 키가 커진다.

숲을 벗어난 적 없지만 자유의 꿈을 놓은 적이 없다

흔드는 바람, 날마다 의식을 깨운다

반짝이는 생각들이 우듬지마다 매달려 있다

새처럼 날아간다

나무는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계속 성장을 한다.

하늘을 향해서 올라가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볼 것이고, 그것이 나무가 누리는 자유가 아닐까?

나무를 둘러싼 바람과 새도 나무에게는 성장을 위한 배경일 뿐이다.

나는 흔드는 바람에 의식을 깨운다고 말하니 시인은 바람도 나무의 소중한 동반자로 해석했다.

여름은 맘껏 부풀기에 좋은 때

나무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

해가 뜨거운 숨을 토한다

늦은 오후 비가 쏟아지면 숲 끝에서 걸어오는 안개

더 없이 섬세한 촉감

가장 작은 나무라도 다정을 알고 혼자를 안다

풀잎이 속삭임을 멈추면

나무들을 서로 기대 잠이 든다

평소에 산행을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보았던 나무들이 이 시를 읽고나니 인간처럼 생각하는 생물로 느껴진다.

그냥 숲 속에서 말 없이 서있는 나무들이 말을 하는 것 같다.

나무를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았기에 느낄 수 있는 감성들이다.

나무에게 깊은 생명감을 주는 시선이다.

시를 읽으면서 시 속의 감정을 느끼려고 해석을 해보았다.

오랜만에 시를 읽어보니 실용서적이나 학습서를 읽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감성이 느껴진다.

이 시집의 프롤로그 글은 '하루는 가늘다'라는 한 편의 시이다.

나는 걸어간다

그대는 나를 모르는 척 한다

우리의 만남은 몽상의 문턱에 걸린 무지개, 거울 속 눈동자에 물을 뿌린다

흩어진 글자들이 새털처럼 날아다닌다. (중략)

질문도 대답도 없는 하루가 저물어간다

몸은 여전히 읽을 수 없는 우주, 위태하게 건너가는 허리, 적막이 몸을 감싼다

혁명도 가슴도 없다 (중략)

여위어만 가는 하루 하루

몰입, 하자 하자 하자

사람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하루 하루를 표현한 시이다.

시인의 눈은 역시 일반인과는 다른 것 같다.

같은 세상을 보고, 같은 하루를 살지만 시인이 보는 세상과 시인이 보내는 하루는 다른 것 같다.

이 시집에 나온 시들은 상당히 글자 수가 많다.

짧게 압축되어 있기 보다는 길게 대화하듯 말해준다.

이 시집은 총 5부로 나누어져있다.

바다, 꽃, 여행, 인생, 계절, 음식, 일상을 노래하는 시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호수에 내리는 비를 짧게 표현한 시 '호수를 깨우는 비'가 있다.

수억 개 물의 씨앗

떨어지는 곳마다 동심원 메아리

부드럽게 부푼다

호수의 둥근 배

연잎은 윤기를 더하고

꽃잎은 명상에 빠진다

비의 연주

마아갈 얼굴들

반짝 눈 뜬다

내리는 비를 물의 씨앗으로 표현하고,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흔적을 동심원 메아리로 표현한 것은 매우 시적이다.

가끔은 이렇게 시를 읽으면서 잊었던 감성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시인의 눈을 잠시 시집을 통해 빌려서 세상과 인생을 조금은 시적으로 보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요즘 내가 클래식음악을 즐겨듣고, 어제는 서양미술사 책에서 어떤 그림을 찾고, 이번에는 시집을 읽으니 아이가 나에게 많이 고상해졌다고 했다.

살다보니 이렇게 고상한 시간이 생겼다.

새해를 이렇게 고상한 문화생활로 열으니 기분은 좋다.

박천순 시인의 다른 시들도 천천히 읽어보면서 시인의 눈과 마음을 잠시 빌려서 세상을 더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봐야겠다.

※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예서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자의 민낯 - 본격 주식투자 뒷담화 에세이
햔햔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아주 솔직한 개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이렇게 솔직한 투자 이야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식 투자 5년차가 되어가는 나로서는 이 책의 내용이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내가 부업으로 모은 돈 중 일부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해보니 내가 매수한 종목이 운이 좋아서 상한가를 치기도 하고, 내가 보유한 기간 동안에는 그다지 대박이 나지 않기도 하고, 내 기다림과 인내력이 부족해서 내 품을 떠난 종목들이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로 폭락, 다시 폭등 그리고 다시 조정과 폭락을 경험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의 내용에 너무너무 공감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주식으로 대박을 쳤다하는 책들과 이렇게 해야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 책처럼 주식투자를 했지만 얼마 벌지 못했다는 솔직한 이야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투자의 민낯'이다. 


이 책은 주식 투자에 대해서 특별한 지식과 엄청난 교훈을 주는 책은 아니다.

개미 투자자에게 공감을 주는 책이고, 주린이에게는 투자로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몇 년 정도 주식투자를 해본 개미는 충분히 공감을 할 것이고, 이제 주식투자에 갓 들어온 주린이는 앞으로 겪게 될 미래를 이 책에서 보게 될 것이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는 개인 투자자는 5%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 95%는 그냥 그렇거나 실패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95%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95%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의 소제목들만 보아도 가슴이 살찍 찡해온다.

1. 너무 웃지 마세요, 남 얘기 아니잖아요

2. 화장을 지운 주식 투자의 민낯

3. 아직도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만

4.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면...

소제목을 참 지었다.

소제목만 봐도 공감이 확 간다.

책에는 개미 투자자들이 경험하는 투자의 민낯이 이를 상징하는 키워드와 함께 저자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자세하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기술되어 있다.

감성 투자... 오를 것 같다는 강렬한 느낌이 근거인 투자, 이 주식 왠지 오를 것 같은데...

돈키호테 투자... 아픔을 잊고 앞만 보고 달려드는 투자이다. 가즈아~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주식 테마파크 입장... 돈을 더 내면 위험을 제공하는 테마파크가 주식 시장이다.

불타기... 때로는 약간의 수익에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불타기를 한다.

주식은 소설이다... 저점 매수 고점 매도라는 환상적인 이야기는 모든 일이 지나고 나서야 완성되는 소설이다.

주식 시장의 장님들...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주식시장에서도 일어난다. 누구의 말도 무턱대고 믿을 것이 못된다.

돈키호테 투자를 말하면서 저자가 이런 표현을 썼는데 참 기막힌 표현이다.

"가즈아~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아... 저자분이 너무 리얼하게 책을 쓰셨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 급격한 하락으로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면 그제서야 주식 계좌가 보인다.

"언제 이렇게 많은 돈을 넣었지? 내가 미쳤나?"

어떤 주식은 1년을 보유해서 50% 수익을 안겨주었는데, 매수하고 나니 몇 달 안에 다섯배로 치솟는다.

1년간 50% 오른 후 단 세 달만에 다섯 배가 오르니 배가 안 아플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근데, 과연 이렇게 다섯 배의 수익을 챙겨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장기 투자의 기간을 과연 얼마로 해야 하는 것인가?

결과만 보고 해석하는 것은 역시나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길 뿐이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에게 특이한 점은 비트코인 투자는 안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재미를 본 사람을 많이 봤지만, 저자는 비트코인 열차에는 아직 탑승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점은 참 신기하다.

비트코인 투자를 하지 않지만, 아쉬움과 흔들림은 존재하는데 그럴 때 주식투자의 명언을 떠올린다고 한다.

"투자에선 스트라이크가 없으니 날아오는 모든 공(기회)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아도 된다."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온다."

저자는 회사원이다.

나와 신분(직업)이 같기에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더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주식 투자를 하는 회사원들에게 발생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한다.

"직장인 투자자가 이 모든 시간을 버텨내고 나면 생겨나는 딱 하나의 순기능이 있다. 바로 회사 일을 정말 열심히 하게 된다는 거다. 당연하게도 먹고사니즘은 일확천금보다 더 절실하다. 힘든 오늘의 회사생활이 수익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비료와 이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힘듦을 이겨낸 성실함으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길 바란다.(p.125)"

어쩌면 위 글이 저자가 주는 메세지일 수도 있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이 책의 결론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챕터를 읽었다.

'돈의 심리학' 저자의 글을 인용했다.

"좋은 결과를 위해 대단한 것을 할 필요는 없다. 크게 망치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p.228)"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했다.

"지금의 성공은 대부분 우연의 연속들이 가져다준 행운이다. 건강하게 태어난 것도 행운이고, 출생 지역이 미국이라는 것도 행운이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삶의 여러 여건도 결코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갖출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p.229)"

공부를 하라는 조언이 있다.

무엇이든 알면 더 나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근데, 공부는 시도와 병행을 해야 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을 알 수 없기에 일단 해보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시행착오, 나아가며 마주치는 예기치 못한 문제나 실수에서 배우는 경험, 그리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실수를 줄어는 것 그것이 공부라는 것이다.

"물 위에 잘만 떠 있으면 언젠간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

저자가 요즘 투자하는 상품은 연금저축펀드와 ETF이다.

간접투자를 통해서 고민과 걱정을 덜었다고 한다.

주식 투자의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주식 투자를 왜 하는 것인가? 당연히 돈을 불리기 위해서다.

그럼 돈은 왜 불려야 하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얼마면 충분한가? 그냥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왜 더 많아져야 하는가? 행복해지려고...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긴 한데 혹시나 해서... (p.247)"

책 맨 마지막에 아주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

"투자를 하고 있다면, 지금 행복한 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이다.

투자를 하고 있다면 지금 행복한 것이라는 말에서 위로를 얻었다.

중소기업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맨날 투덜거리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준 말이다.

회사에서 소득을 올리고 있고, 나름 투자를 하고 있으니 지금 나는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해주었다.

그래... 나는 행복한거야...

그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수많은 폭락을 거치면서도 시장은 꾸준히 상승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들고만 있었으면' 하는 후회를 하는 이유도, 팔아버린 주식이 심한 등락은 있었으나 결국 더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되지만,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또다시 같은 후회를 반복하게 되는 것은 마음 통제가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부대끼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그리고 그 다잡음을 위해 학습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꾸준히 할 수 있는 편안함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면 투자 수익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성공적인 투자라고 부를만 하다.(p.261)"

결국 핵심은 마음과 공부이다.

마음을 다잡고, 학습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저자의 화려하면서도 솔직한 실패담 이야기에 큰 공감을 하면서 읽다보니 마지막에는 소중한 해법을 들은 기분이다.

투자의 스킬을 알려주는 것은 전혀 없지만, 이렇게 솔직한 투자 경험담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원인 개미투자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한 책이라 생각하고, 추천하고 싶다.

※ 투자의 민낯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굿모닝미디어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래식 한잔할까요?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명곡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내가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데, 클래식 음악을 다룬 신간이 또 나왔다. 

클래식 음악 비전문가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편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클래식 음악에 가볍게 접하도록 도와주고, 클래식 음악과 클래식 음악가에 대한 흥미를 자극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가사없이 악기의 연주가 전부인 클래식 음악에 감춰진 이야기를 보여주는 점에서 의미와 재미가 있다. 

고상하고 품격있어 보이는 클래식 음악을 만든 음악가들의 실제 삶의 모습들을 리얼하게 보는 재미도 있다. 

'제목은 클래식 한 잔 할까요' 인데 제목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마치 술이나 차 한 잔 하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모두 12곡의 클래식 음악이 다루어지고 있고, 10여명의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이 나와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1번,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그리그 페르 귄트 모음곡 1번 · 2번,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브람스 교향곡 3번을 이 책에서 소개해주고 있다.

베토벤의 작품이 모두 4개가 등장하는 것을 보니 저자께서 베토벤에 대한 감정이 특별한 것 같다. 

클래식 거장들과 그 거장들의 대표작과 친하게 해주는 책이다. 

클래식 초보자인 내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작품은 이 책에 많지 않았기에 나에게는 클래식 음악을 배우는 학습서의 의미를 주었고, 클래식 명곡을 소개해주는 책으로서의 의미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해당 음악을 유튜브로 들으면서 읽기도 했고, 아직 들어보지 않은 음악들은 한 곡 한 곡 들으며 이 책에서 알려준 그 작품의 탄생 배경과 음악적 의미를 느낄 생각이다. 

음악가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화려하고 품격있는 연주를 보면서 그 음악가의 삶은 보통의 인간과는 많이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음악은 화려하였지만 음악가의 삶이 꼭 화려한 것만은 아니었다.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에도 고통이 있었고, 고난이 있었고, 견디기 힘든 슬픔이 있었다.

차이콥스키는 든든한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과의 절교, 여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가까운 두 친구의 죽음이 한번에 몰아치면서 무척 우울하고 마음은 황폐해진 상황에서 교향곡 6번 비창을 만들었다.

차이콥스키는 교향곡 6번 비창을 초연한 다음날 출판용 악보에 '마음이 몹시 상하고 슬프다'라는 뜻을 지닌 '비창'이란 표제를 붙였다고 한다. 

"나 자신은 이 교향곡이 지금까지 쓴 작품 중 최고이고 가장 진실한 작품이라고 믿는다. 이 교향곡의 정수는 삶이다. 내가 낳은 그 어떤 작품보다 좋아한다.(p.20, 차이콥스키)"

책에서는 작품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음악적 의미를 설명해준다. 

작품의 개요를 설명해주고, 1악장부터 시작해서 각 악장별로 그 음악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한 악장을 도입부 - 제시부 - 발전부 - 재현부 - 종결부 또는 1부, 2부 중간부, 3부 재현부, 종결부 등으로 구분해서 그 작품이 어떤 의미로 음악적으로 전개되는지를 스토리로 말해준다.

또한, 악기 구성과 연주 전개를 설명해주어서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작품을 들으면서 이 책에 나온 설명을 읽는다면 그 작품이 갖는 의미와 작곡자가 주려는 메세지를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각 곡 소개 마지막에는 전곡 연주시간이 나와있는데,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의 전곡 연주시간은 약 45분이고,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전곡의 연주시간은 약 55분으로 대부분 1시간 정도의 연주 시간이 소요된다. 

한 곡을 다 들으려면 거의 한 시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짧지 않은 시간이다.

가볍고 편하게 클래식 음악에 접근하는 것을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그 음악의 각 악장별 의미와 스토리를 전해주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깊이가 있는 책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며 각 악장의 의미를 귀와 눈으로 느낀다면 이것이야말로 클래식 한 잔 하는 그런 모습이 되리라 생각한다. 

화려해보이는 음악들이지만 음악가들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말러는 유대인으로 태어나서 차별을 극심하게 느끼기도 했으며, 열두 명의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는데 형제들이 질병으로 사망하다보니 정상적으로 살다 간 형제는 겨우 세 명이라고 한다. 

말러의 음악 세계를 잡탕 음악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말러는 모든 음악기법을 써서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교향곡이라는 생각으로 음악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이런 작곡 스타일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말러는 보고 느낀 세상을 과장된 어법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안톤 브루크너의 신비한 울림과 프란츠 리스트가 새로 개척한 표제음악을 융합하여 개성 넘치는 음악 이야기로 표현했고, 베토벤이 역동적으로 사용했던 동기음, 슈베르트가 낭만적으로 선율을 노래한 방식, 베를리오즈가 이야기 형식으로 보여준 표제적 스토리 구성의 교향곡, 슈만의 환상적인 낭만성, 차이콥스키가 비창에서 선보인 쓸쓸한 결말 등을 종합했다.(p.49)'

베를리오즈라는 음악가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베를리오즈는 표제 교향곡의 창시자이고, 20세기 관현악의 선구자였고,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생상스, 말러, 드뷔시, 라벨,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베를리오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음악가들의 삶에는 가난, 슬픔, 질병, 인종차별 등이 있었는데 읽을수록 참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위대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이 참 대단해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익숙한 작품은 역시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운명 교향곡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몇몇 나라뿐이라고 한다.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C단조 교향곡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무한한 정신과 유한한 육체를 가진 우리 인간은 운명적으로 슬픔과 환희를 겪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고통을 뚫고 환희에 도달한 사람만이 훌륭한 사람으로 칭송받을 것입니다.(p.131, 베토벤이 마리 에르되디 백작 부인에게 쓴 편지 중에서)"

작품에 연관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다.

음악을 들을 때 이런 이야기를 연상하면서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다.

"타협에 앞서 진실의 철저를, 욕구에 앞서 노력의 의무를"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요한 입센의 묘비에 쓰여진 글이다.

입센은 인간 내면의 어둠과 부조리한 사회상, 남성우월주의를 '페르 퀸트'와 '인형의 집' 작품을 통해서 폭로했다.

그리고,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는 입센의 페르 퀸트를 음악극 페리 퀸트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무소륵스키는 하르트만 미술가의 작품들을 토대로 상상 속의 전람회에 모두 10개의 그림을 전시하고 그림마다 곡을 붙여서 피아노 독주곡 '전람회의 그림'을 발표했다.

전람회의 그림이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음악의 미술사로 불리는 모리스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화려하게 불활시킨 다음이었다고 한다. 

사회 부조리 고발이 음악으로 바뀌고, 미술 작품에 대한 감정이 음악으로 바뀌는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 신기했다.

예술이 탄생하는데는 다양한 배경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견문과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한다.

4대 바이올린 협주곡 한 곡 한 곡을 들어보고 어떤 곡이 내 마음에 가장 드는지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음악가들의 삶에는 여인들이 있었다.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에도 당연히 이성과의 러브라인이 있었다. 

차이콥스키에게는 아주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폰 매크 부인이 있었다. 

폰 매크 부인은 철도산업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 부호의 미망인으로 차이콥스키에게 경제적 후원을 해주었고, 수많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정신적 교감을 나누었다고 한다. 

차이콥스키는 폰 매크 부인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폰 매크 부인으로부터 절교 편지를 받게 되었고, 차이콥스키는 죽을 때까지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다고 한다. 

말러는 부지휘자로 있을 때 소프라노 가수 요한나 리히터를 사랑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 좋은 감정을 느끼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고통 속에 결렬되었다. 

베를리오즈는 세 살 연상인 해리엇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무엇이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을 전혀 얻지 못한 일방적인 짝사랑이었다고 한다.

짝사랑과 일방적 무시의 결과물이 환상교향곡이라고 한다. 

입센은 수잔나 토레젠을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여성 해방 운동가였던 수잔나 토레젠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베토벤은 수많은 여성에게 번번이 차였었다고 한다. 

베토벤은 요세피네에게 구애를 했는데, 요세피네는 어머니의 강요에 스물여덟 살이나 많은 다임 백작과 결혼하고서 스물 네 살이의 나이에 아이 넷의 엄마가 된 상태로 남편과 사별하게 된다. 

요세피네가 다시 베토벤 앞에 나타나고 베토벤은 다시 요세피네를 사랑하게 된다.

베토벤은 요세피네에게 매달렸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에는 완성되지 못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요세피네와 다시 사랑을 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이고, 이 곡에는 뜨거운 사랑의 감정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의 감정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브람스를 떠올리면 슈만의 부인 클라라 슈만이 당연히 떠오른다. 

그런데 브람스에게는 클라라 슈만 말고도 다른 여인이 있었다.

쉰 살이 된 브람스는 알토 가수였던 헤르미네 슈피스를 스물네 살의 나이 차이를 잊어버린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 사랑은 완성되지 않았다. 

브람스의 헤리미네에 대한 애정과 절망의 감정은 교향곡 3번에 담겨져 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한 음악가들의 연애에 해핑엔딩이 별로 없다는 점도 의외였다.

역시 클래식 음악가들은 음악가답게 사랑의 감정과 절교의 비애를 음악에 담았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주는 깊이와 무게감은 가볍기 보다는 상당히 진중한 것 같다. 

음악가의 인생, 음악에 대한 스토리와 함께 음악적 해석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의마가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이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 같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준 책이다.

이 책에 나온 12곡의 음악과 그리고 이 책으로 알게된 음악가들의 노래를 하나하나 들어보면서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더 빠져들어야겠다. 

※ 클래식 한잔할까요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아무카페 그리고 다울림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