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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 29 : 1 하인리히 법칙 - 재앙을 예고하는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경영학과 관련하여 참 많은 이론과 법칙들이 있다.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론과 법칙들을 만들어 낸 학자들을 보면 섬세한 관찰력과 예리한 분석력에 대단함을 느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한국 사회는 지금 위기 상황이다.
지금까지 누적된 총체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리는 느낌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다가서고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었고, 이 환상이 이제 무너지면서 우리나라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번에 알게 된 하인리히 법칙은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잘 설명해 주는 법칙이라 생각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1 : 29 : 300 법칙으로 불리우는 법칙으로 한 번의 중상이 발생하기 전에 29번의 경상이 있었고 더 전에는 부상이 발생하지 않은 300번의 가벼운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법칙이다.
1:29:300 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과학적인지를 판단할 필요없이 이 법칙이 주는 1:29:300 라는 메세지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트렌드 및 마케팅컨설팅 회사인 리드앤리더 대표이며, 비즈니스 사례 사이트(www.emars.co.kr)의 대표 운영자이다.
이 책에서 경영학 전문가의 위기 관리와 실패학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하인리히는 미국의 여행자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사고 통계를 접하였고 사고의 인과관계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지 않고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p.17)'
1 : 29 : 300 이라는 비율이 사고의 발생 배경을 말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하인리히 법칙의 설득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1년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수 차례의 후쿠시마 원전 시설이 안전하지 않다는 미국원자력위원회 경고가 있었고, 1998년에는 원전 내 차단기에 화재가 발생했고, 2002년에는 원전 내부에 고장이 발생했다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하고 기록을 조작한 이력이 있었다고 한다.
초대형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조 현상이 있었던 것이고, 이 전조 현상을 잘 조치하였다면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사례를 보면서 경제대국이고 선진국이라 불리우는 일본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그 동안 일어난 여러 대형사고들을 유형별로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고, 일부 사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사고전후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에도 그 동안 참 많은 대형사고들이 발생했었다.
하인리히 법칙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도록 보여주는 것이 도미노 이론이다.
사회 환경 및 인간의 유전전 내력, 인간의 결함, 불안전한 행위 및 기계적·신체적 위험, 사고, 부상 이라는 도미노 다섯 개가 있을 때 사고 앞에 있는 도미노를 하나 들어올리면 사고와 부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미노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연쇄반응을 통해 기업의 한 가지 사소한 문제점이 기업 전체 이미지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p.32)'
깨진 유리창에 대한 법칙이 나온다.
유리창이 깨진 건물이 방치돼 있으면 자신이 유리창을 깨도 괜찮을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가 생기는 현상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다.(p.41) 방치돼 있는 자동차가 형편없이 망가지는 현상, 더러운 지하철역에서 범죄가 끊이지 않는 현상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경영전략이나 비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기업을 갉아먹고 있는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것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기업과 조직 구성원들에게 작고 사소한 문제(깨진 유리창)에 집중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책이다.(p.42)'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에도 관심을 갖고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법칙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 따른 '100-1=0' 이 되는 수식이라는 말이 그 이론을 명쾌히 설명해주었다.
저자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극복하여 '100+1=200' 라는 수식을 만들 것을 조언했다.
최소율의 법칙도 언급된다.
'식물의 생산량은 가장 소량으로 존재하는 무기성분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법칙이다.(p.51)
최소율의 법칙을 여러 나무 조각이 빙 둘러 붙어서 만든 물통에 비유하면 물통에 고이는 물의 양은 가장 짧은 나무 조각의 높이만큼만 고이게 된다는 것이다.
물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나무 조각의 높이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율의 법칙은 우리의 삶 여러 곳에 반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성격, 수험생의 성적, 기업의 경쟁우위요소, 사람의 건강 등을 생각하면서 최소율의 법칙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짧은 나무 조각의 높이를 높여야 물을 많이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타이타닉 호의 침몰 사고부터 시작하여 딥워터호라이즌의 석유 유출 사고, 코스타 콩코르디아 유람선 침몰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 서울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 등 최근까지 발생한 여러 대형 사고에 대해서 언급이 되어 있다.
책은 후반부에 가면서 위기의 유형과 프로세스, 실패의 자산화 방안을 다루고 있다.
위기 관리와 대응에 대한 마인드와 지식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생수업체 페리에의 몰락, 에너지회사 엔론의 몰락 등을 통해서 위기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페리에는 생수에서 벤젠이 검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생수에 탄산가스를 만들기 위한 설비에서 벤젠이 섞였다는 발표를 하여 그동안 내세웠던 자연 그대의 순수한 물이라는 이미지와 모순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당해 네슬레에 매각되었다고 한다.
위기 관리의 성공사례에 언급된 모건 스텐리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다.
모건 스텐리는 9.11테러 당시에 세계무역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었고, 그 곳에 2,5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
평소 실전과 같은 철저한 위기 대응 훈련과 레스콜라라는 안전요원의 활약으로 9.11테러 당시에 단 10명의 직원만이 사망했다고 한다.
모건 스텐리는 테러로 본사 사무실을 잃었지만, 바로 그 다음날 본사를 제외한 모든 지점에서 업무를 재개했다고 한다.
이는 평소 긴급대책 플랜, 조기경보시스템, 위기관리시스템, 자료 백업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건 스텐리는 진정한 선진 기업다운 모습을 가진 회사였다.
실패의 자산화 방안에서는 실패는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라 인식하고 실패를 거울 삼아 창조와 성공의 교훈을 얻으라고 조언한다.
실패를 노출하고, 실패를 공유하고, 실패를 분석하고, 실패를 포상하라는 것이다.
삼성에버랜드에는 실패를 공유하는 '실패파티'라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혼다에는 가장 큰 실패를 한 연구원을 포상하는 '실패왕' 제도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단순히 실패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실패를 장려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재난 대비를 위해 안전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를 조언해주면서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들 제목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안전 교육을 위해서 한 번씩 볼만한 영화들이다.
하인리히는 산업재해에 대해서는 '2 : 10 : 88 법칙'이 있다고 말하였다.
산업재해의 88%는 인간의 불안전한 행위 때문에 발생하고, 10%는 안전하지 못한 기계적·신체적 상태 때문에 발생하고, 나머지 2%는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불가항적 이유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막을 수 있는 산업재해가 98% 인 것이다.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진 것은 실패가 아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달리기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실패다. 달리지 않으면 넘어지지는 않겠지만 결승점에 도달할 수도 없다.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거나 넘어진 곳에서 또 넘어지지 말고, 한 번 넘어진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다시 달리는 것이 혁신과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p.219)'
경영학 관련 서적 중 위기 관리와 안전에 대한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이었다.
성공만을 향하여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실패도 살펴보면서 위기 관리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하며 성공을 향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달려가야 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에는 하인리히 법칙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예리한 지적을 하는 내용도 많이 있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안전은 습관처럼, 위기는 기회처럼' 이라 말하며 우리 사회에 변화를 주문하였다.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의 여러 대형 사건들이 우리 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데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