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는 어느 건물 지하에 가게를 차려놓고, 하루에 두 번누군가가 문 밖에 갖다놔주는 음식을 먹고 생활하는 환상 을 품고 있었다. 카프카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했다. 글쓰기는 열기구와 우주선, 잠수함, 옷장 속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없는 어딘가, 완전히 집중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딘가가 필요하고, 전화를 받을지 아니면 외식 을 하러 나갈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내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사실 난 은둔자 같은 사람이 아니다. 이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혼자 지내는 것을 그다지 좋 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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