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 - 외대부고 박인호 쌤의 미국 명문대 인문기행
박인호 지음 / 글로세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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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표지를 살펴본 적이 있다.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 전의 일이다. 거기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AI 시대를 끌어가는 질문의 힘.]

 

그런 문구에 끌린 나에게 들었던 생각은 그저 표피적인 생각 그 자체였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요즘 AI 를 잘 활용하려면 필수적인 게 바로 질문을 잘 해야 한다.

그러니 그런 것을 토대로 AI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질문을 잘 해야 하지.

그리고 세상을 바로 보려면 질문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 배우게 되는 질문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제 이 책을 읽고나니 웃음이 나온다. 'AI와 질문'이라는 말에 저런 정도의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니, 그저 우스울 뿐이다,

 

이 책은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 질문을 잘, 구체적으로 하자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이 책은 인문 기행서다. 저자인 외대부고 박인호 선생이 미국 유수의 대학을 몸소 방문하고 나서 얻어낸 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목록이다.

 

해서 이 책은 다음 몇 가지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

 

첫째, 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을 품을 수 있다.

둘째, 그러한 질문들을 품게 만든, 또한 품고 있는 대학들을 만날 수 있다.

셋째, 대체 왜 그런 질문들이 필요한가를 알 수 있다.

 

첫째, 세상을 바꾼 위대한 질문들을 품을 수 있다.

 

미국의 대학, 20개 대학을 꼽아서 그 대학을 빛나게 한 인물들을 간단히 소개한 다음에 그들이 품었던 질문을 소개한다.

 

프린스턴 대학교 편을 살펴보자.

리처드 파인만의 질문이 눈을 사로잡는다.

 

당신은 정말로, 스스로 다시 설명할 수 있을만큼 알고 있는가?

세상의 복잡함을 얼마나 단순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가? (171)

 

위의 두 가지 질문 앞에서 대답을 확실하게 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 역시 프린스턴 출신인데, 이런 질문을 우리에게 건넨다.

 

사랑은 욕망인가, 환상인가, 아니면 기억 속에 떠도는 유령인가?(173)

 

이런 질문들을 하나 하나 대할 때마다, 답하기 전에 우리의 모습을 찾아내려고 애쓴다는 것, 그것 역시 이 책을 읽어가는 의미가 아닐까.

 

둘째, 그러한 질문들을 품게 만든, 또한 품고 있는 대학들을 만날 수 있다.

 

아인슈타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뜻밖에도 미국에서 만날 수 있다. 이미 고인이 되었으니까 그를 직접 만나볼 수는 없지만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프린스턴 대학교에서다.


그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 정착했다. (164)

 

저자는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의 대학을 방문하여 그곳의 입학 사정관들을 만나 그 대학을 살펴본다. 각 대학마다 유명인들을 배출한 곳이라 그런 사람들을 배출할 때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을 터이니 그것을 찾아내자는 취지다.

 

그래서 저자는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과의 면담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중계해주고 있다. 이런 정보들은 미국 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아주 귀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수한 대학 20개 정보가 담겨있다. 귀중한 정보다.

 

셋째, 대체 왜 그런 질문들이 필요한가를 알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왜 그런 질문이 필요한가. 그런 질문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나갔는가.

각 대학들은 어떻게 해서 그런 질문들을 품게 만들었는가.

 

중요한만큼 설명을 생략하련다.

이제 질문이 왜 중요한가를 논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단지 그 중요성을 얼마나 각인하고 있는가, 그것을 얼마나 실제로 이루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런 정보들 의미있다.

 

저자가 하버드를 방문했을 때, 저자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 압박에 대한 학교 측의 내부 분위기의 입장도 전해준다.

그쪽의 입장은 단호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버드 동문들과 연대해 트럼프의 부당한 압력에 저항할 것입니다. 하버드는 변함없이 국제학생들을 유치해 다양성과 경쟁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버드의 정신을 일관되게 지킬 것이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학생들이 동요하거나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6)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레오나르도 다빈치 박물관에서 - 근대 이후 전문화와 세분화의 길을 걸어온 학문이 이제 다시 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빈치와 같은 인재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21)

 

그러니 이런 말 또한 새겨두자.

 

단일 전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분야를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93)

 

인문학은 쓸모를 따지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65)

 

진정한 발견은 세상을 바라보는 데서가 아니라,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데서 비롯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 중에서 (163)

 

다시, 이 책은?

 

진짜 질문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온다.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품으라. (7)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학교와 그 학교를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품고 있었던 질문들, 그 질문들은 현재도 유효하다.

 

이 책을 단지 미국 유학을 위한 학교 안내서로 읽으면 그건 저차원적 독서다. 그것을 넘어 진짜 질문들을 품게 되는 것, 그게 진짜 이 책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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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잔 -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세계
정인성 지음, 엄소정 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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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러니까 저자는 책과 술을 동시에 음미하는 책바를 운영한다는 것. 그래서 이 책에 그 둘을 담아놓았다. 책과 술, 그러고보니 그 둘이 은근히 잘 어울리는 조합인 듯하다.

 

해서 아 책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책을 위주로 해서 읽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술을 포인트로 해서 읽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책과 술을 동시에 음미하며 읽어보는 것이다.

 

첫 번째는 책을 위주로 해서 읽을 수 있다.

 

모두 23편이다. 장편소설 23.

<애주가의 결심>,<캐롤>,<유리열쇠>,<그리고 아무도 없었다>,<1Q84>,

<위대한 개츠비>,<호밀밭의 파수꾼>,<007 카지노 로얄>,<면도날>,<기나긴 이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기사단장 죽이기>,<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상실의 시대>

<우리는 사랑일까>, <하느님의 보트>,<크리스마스 캐럴>,<살인자의 건강법>

<길 위에서>,<롤리타>,<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속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장편 소설 23편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더군다나 그 중 읽어보지 못한 책이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또한 읽었다고 해도 나의 시야에 들어오지 못해서 빠진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것을 저자의 눈을 통해 채우는 것이 바로 이런 책을 읽는 기쁨이라 할 수 있겠다.

 

해서 이런 것들은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서머싯 몸의 작품에 <면도날>이란 작품이 있다는 것, 처음 알게 된다. (89)

 

헤밍웨이는 192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파리로 건너간다. (110)

 

이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그 이유가 여기 밝혀진다.


바로 그 당시의 파리는 전 세계 문학과 예술의 수도였고, 환율 차이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생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10)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멘시키는 주인공의 집 건너편 골짜기에 살고 있는데, 그 이유가 누군가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관찰하기 위해서다. (119)

 

여기 이 부분에서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와 연결이 된다.

개츠비가 바로 누군가, 즉 데이지를 보기 위해 거처하는 집을 정하는 것과 똑같다.

일종의 오마주인 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것을 인정했다 한다.

 

실제로 하루키도 인터뷰에서 <기사단장 죽이기>는 개츠비를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119)

 

음악도 들어보자

 

저자는 이 책 글을 쓰면서 MJQ<피라미드>를 듣고 있다고 했는데 (119) 나 역시 이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에 나오는 음악을 챙겨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 책 <기사단장 죽이기>에는 이런 곡들이 등장한다.

MJQ<피라미드>, 푸치니 <투란도트> <라보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D 80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https://www.youtube.com/watch?v=6jiDUamaQvI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D 804>.

https://www.youtube.com/watch?v=Tj2vp8AZ3Cc

 

유쾌한 유머 한 편 읽어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읽었다는 사람에게 묻는다.

그럼,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은 읽었나요?

아직 읽지 못했어요.......(137)

 

이런 문답 속에 숨어 있는 유머를 이 글 읽는 독자들은 금방 알아챌 것이다.

 

두 번째는 술을 포인트로 해서 읽을 수 있다

 

술의 유래 같은 것 또한 재미있게 챙길 수 있다.

 

예컨대 하이볼의 유래는? (39쪽)

 

올림푸스의 신들이 넥타를 포기하고 선택할만한 맛이라는 드라이 마티니 (92쪽)

 

압생트에 심취한 작가들, (94)

 

구글에 Absinthe, Artwork라고 검색을 해보면 드가, 피카소, 반 고흐 등이 그려낸 앱생트를 볼 수 있다. (95)

 

검색해보니 이런 작품들이 나온다.




이런 그림 딱보면 누구 작품인 줄 알 수 있다. 피카소다.

 

다시, 이 책은

 

세 번째 방법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저자가 이 책에 책과 술을 한데 묶어 놓은 데에는 깊은 뜻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야기해보자. 술과 책이 진짜 어울리는 경우다.

 

세상에! 바에서 우연히 마신 한 잔의 칵테일이 창작의 모티브가 된 경우도 있다.

바로 일본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경우다. (155)

소설의 제목은 <하나님의 보트>이고, 마셨다는 칵테일은 시칠리안 키스!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럴>

그 유명한 유령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모두다 아는 것처럼 끝이 정말 경건하게 마무리되지 않는가? 그렇게 경건하게 끝이 나는 그 소설에 술이 등장한다고?

 

그렇다. 거기에도 술이 빠지지 않는다. 비숍이란 칵테일이다.

스크루지가 참된 사람으로 거듭난 다음에 직원인 밥에게 하는 말에 술이 등장한다.

 

바로 오늘 오후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락모락 김이 나는 비숍주나 한 잔씩 하면서 자네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 (166)

 

그 날 오후에 밥과 스크루지의 대화에서 술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모락모락 김이 나는 그 술은 분명 분위기를 화기애애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아 참, 비숍주는 오랜 세월 동안 환대의 마음을 담아 전해지던 술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둘의 대화에 딱 어울리는 술이라 하겠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니,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술도 점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술 안하는 나로서도 스크루지와 밥이 마셨을 비숍주는 한 잔 마셔보고 싶다. ? 그야말로 건배!’를 하기 위해서! 책을 위해서 건배!, 술을 위해서 건배!.

정말 이런 책은 술을 마시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어쨌든,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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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읽을 수 없음
세유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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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읽을 수 없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들의 인간관계는 무척 선해질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또한 나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사이에 오해는 생길 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나쁜 마음을 품을래야 품을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인간 세상은 평안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우리 인간은 기껏해야 우리의 모든 촉을 동원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가정 하에 만들어진 소설이 바로 이 책 리딩, 읽을 수 없음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서유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속내가 마치 만화에서 보는 것처럼 말풍선이 실시간으로 뜨는 것이다, 또한 사진을 보아도 그렇다는 것, 그러니 대단한 능력자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정도로 오랜 예전부터 서유에겐 사람들의 속내가 보였다. 들리는 게 아니라, 게임 속 대화창처럼 말 그대로 보였다. (11)

 

그런 능력이 있으면 보통 소설에서는 나쁜 데 사용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서유는 착한 사람이라 그것을 선용한다, 어디에?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데 쓴다. 마침 그녀의 친구가 경찰이기도 하니 안성맞춤이다.

 

그런 서유와 경찰 친구인 혜리가 주인공인 이 소설, 들어가보자.

 

그런데 등장인물이 많다. 정리할 필요가 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등장하는 인물들을 설정해 만든 다음에 그들간의 관계도를 그려가며,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을까?

그런 관계도는 작가의 작업실 벽에 붙어있을 것이고, 작가의 머릿속에 분명 들어있겠지만, 독자들은 그것을 쉽사리 읽어낼 수 없다. 해서 이런 정리가 필요하다.

 

TaT (Track & Take) : (40) : 국내 포털

김서유 (대리) : 웹 다지이너

백진 : 새로 온 모델 겸 디자이너

소라

박하연 (팀장)

소은, 민혁 (74)

 

경찰 - 강력계 1팀 

우혜이 (경위)

장노원 : (경감, 팀장) (24)

강우 (경위) : 혜이의 같은 팀 후배 직원.

신재경 (경사, 65) : 팀의 막내 (23)

 

레드패션 (Red Passion) (16) - 대학 동문 세 명이 만든 패션 쇼핑 몰

이제하 (사장)

최여진 (공동 사장)

정세진 (공동 사장)

 

왜 그렇게 등장 인물들을 확실하게 해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등장인물들을 지칭할 때 이름 두 글자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 소속인 노원, 강우 등이 그런 경우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소설 내용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다음에도 등장인물들이 영 낯설기만 하다. 마구 섞여 나온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바로 옆 카페에서 커피를 든 서유가 훤칠한 남성과 함께 나왔다. 가까이 다가간 강우는 반갑게 인사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추측했다. 남자친구? (106)

 

글쎄. 이런 경우 강우가 경찰이니까, 강우라는 지칭 대신에 성을 붙여서 직급을 말하지 않을까? 강우는 성씨가 뭐더라? 이 책을 자세히 읽지 못한 탓일까? 강우의 경우는 직급은 나오는데, 성씨는 보이지 않는다. 레드패션의 공동사장인 세진도 성씨는 나중 나중에야 겨우 발견했다. 저자가 조금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 소설에서는 이상하게도 경찰끼리, 혹은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경우에도 직급을 붙여 말하는 경우는 정말 가뭄에 콩나기다.

 

, 우경위님, 진짜 나쁜 선배인 것 알죠? (22)

 

겨우, 다음과 같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직급을 붙여 말한다.

중부경찰서 신재경 경사입니다. (.......)

여보세요? 장노원 경감입니다. (........) (65)

 

피해자

 

조윤수 35(22)

나유나 26(38)

강지수 22(62)

........

 

서유는 어떤 사람일까?

 

, 그렇게 정리를 한 다음에 이제 서유에게 보이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사고실험 삼아 그녀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게 대체 뭘까. 서유에게 보이는 세상이다. 정확히는 서유가 볼 수밖에 없는 세상이었다. 서유의 세상은 늘 어지럽고 복잡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타인의 속마음이 보이니까’. (11)


그렇다, 어지럽고 복잡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 속내가 계속해서 둥둥 떠다니면, 그걸 어찌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어지럽다. 그러니 서유에겐 피곤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서유가 착한 사람이었으니 무척 다행이다. 

 

혼자만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 그럼 작가적 시점에서 소설을 진행해보자.

서유 혼자만 사람들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건 슈퍼히어로 물이 될 것이다.

혼자 다른 사람들 마음 읽어내고, 사건을 해결하고.....짜잔........영웅이 나타났다.는 식으로, 그렇게 클리셰로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작가는 여기에 다른 설정을 부여한다.

 

그래서 소설이다.

 

서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 등장하고, 영웅에 반드시 빌런이 필요한 것처럼 서유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도 만들어 투입시켜야 한다.

그러면 이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굴러가게 된다.

 

서유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은 이 소설의 맨처음부터 등장한다. 그런데 같은 능력을 가진 빌런은 언제 나타나는 것일까? 누구일까?

 

그것을 찾아내는 지적 탐험에 살인 사건에 서유를 투입하고, 해결해가도록 한다, 거기에 독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하게 된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역할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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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 - 무대 위와 손끝에서 피어나는 중국의 문화예술
이민숙.송진영.이윤희 외 지음 / 소소의책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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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변검>이라는 낯선 제목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변검이라니, 무슨 검술 영화가 아니다. 얼굴이 변하는 거다. 그것도 계속해서 얼굴이 바뀌는 것, 그게 변검이다.

 

변할 변()자에 얼굴 검(), 그렇게 해서 변검(變臉)이라는 말이 만들어진다.


그런 제목의 영화 <변검>은 중국 전통 기예의 전수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와 인간애를 그린 휴머니즘 영화다. (27)

 

그렇게 나의 앞에 나타난 중국 기예를 이 책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중국 기예는 변검 뿐만 아니다. 다른 것들도 있다. 공연 예술과 공예 예술, 그렇게 합해서 기예가 된다. 이 책은 중국 공연과 중국 공예를 같이 다루고 있다. 해서 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

 

[공연 예술]

경극, 변검, 공중 서커스, 그림자극 피영희, 구기, 탄사, 사자춤, 실경공연, 웨둥둔황, 포대희.

 

[공예 예술]

연화, 전지, 면소, 직금, 청화백자, 옥기

 

영화를 통해 만나보는 중국 기예

 

많은 독자들이 중국 기예를 우선 영화를 통해 만나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변검>을 시작으로, <패왕별희> 그리고 <인생>등의 영화에서 중국 기예를 본 적이 있다.

 

우선 <변검>, 어떻게 저리 순식간에 얼굴이 바뀔 수 있을까, 하며 신기한 마음으로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본 적이 있었다.

 

<패왕별희> 경극이 등장한다. (13쪽 이하)


경극은 배우의 노래, 대사, , 동작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배우가 어느 경지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연기를 할 수가 없다.

경극의 특색 중 하나는 무대가 텅 비어있다는 점이다. 즉 별도의 무대장치가 필요없는 것이다. 왜냐면?

경극은 연극임을 감추지 않는다. 연극임을 감출 필요가 없으니 사실감을 주기 위한 무대 배경이 필요없는 것이다. (14)

그러니 배우의 연기 실력이 더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은 연기를 위해 피나는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

<패왕별희>에서 주인공 더우쯔가 눈물을 흘리며 다리 찢기를 연습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 밖에도 영화를 통해 본 것들, 공리가 주연인 영화 <인생>에서 피영희가 등장한다.


장이머우가 감독한 영화 <인생>에서 공리의 남편인 푸구이가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그림자극 피영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들 목록을 적어 본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은 이미 중국의 공연 예술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영화들을 본 기억들이 있으니 말이다.

 

<패왕별희> 26 - 경극

<변검> 27 - 변검

<페이스 오프> 27 - 변검

<위대한 쇼맨> 42공중 서커스

<인생> 62- 피영희

<서편제> 86- 탄사

<응사소년> 91- 사자춤

<비정성시> 130 - 타이완의 포대희

<희몽인생> 130 - 타이완의 포대희

 

중국 기예의 기본은?

 

중국 기예에는 무엇보다도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 철학(?)이 들어있다.

그 철학은 바로 장자의 사상이다.

경극과 변검에서 각각 장자를 인용하여, 그 기본을 밝혀 놓고 있다.

 

장자(莊子)<양생주(養生主)>에 나오는 포정(庖丁)’의 이야기다.


포정해우(庖丁解牛)라는 사자성어로도 유명한 소를 잡는 포정의 이야기인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포정이 소를 잡아 해체하는 모습을 본 이를 본 문혜군이 감탄하며 물었다.

, 정말 멋지오! 기술이 어찌하면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소?”

그러자 포정이 대답한다,

(전략) 처음으로 제가 소를 잡을 땐 눈에 보이는 게 온통 소 아닌 게 없었지요. 세 해가 지나자 소의 온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죠. 지금은 정신으로 소를 대할 뿐이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죠. 눈의 감각이 멈추니 정신의 작용만 남습니다. 소의 자연스러운 본래의 구조에 따라 살과 뼈 사이의 틈에 칼을 집어넣고 뼈마디의 빈틈을 따라 칼을 놀리고 움직이지요. 이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까지 한 번도 살이나 뼈를 건드린 적이 없습죠. 하물며 큰 뼈야 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략)

 

그런 경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소를 잡는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은 기예를 공연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神奇)에 가까운 지경, 그래서 신기하다고 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 중국 문화를 넘어, 예술이란?

 

이 책에 등장하는 중국의 공연과 공예를 이해하는 것은 곧 중국을 이해하는 일이 된다.

오랜 세월동안 축적되어온 중국 문화가 거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다른 나라,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예컨대 경극의 경우, 청나라 시대에는 풍기 문란을 이유로 여성의 무대 공연을 금지했다. (16)


이처럼 여성을 무대위에 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었다. 영국에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기에 영국에서도 무대에는 여성이 설 수 없었던 것이다, 해서 남성이 여성 역을 맡았었다,

 

또한 이야기꾼들이 눈이 먼 사람이었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동서양이 비슷하다.

호메로스를 눈먼 사람이라고 하듯이 중국에서도 이야기꾼들은 주로 눈이 먼 사람들이었다.

홍루몽에 보면 연회에 불려와 이야기를 펼치는 꾼들이 눈이 먼 사람들이었다.(86)

우리나라 영화 <서편제>에서 유봉이 송화의 소리를 완성하기 위해 눈을 멀게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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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클레이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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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클레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읽기 전에  알아둘 것,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먼저 저자와 이 책의 개요를 알아두자.

 

저자는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그는 2016아서 C. 클라크상을 받은 SF소설의 거장이다.

이 책은 2025필립 K. 딕상휴고상최종 후보에 오른 걸작 스페이스 오페라다.

 

그렇다면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는 어떤 것일까?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정치물이나 역사극의 요소를 섞은 모험적인 분위기의 활극을 지향하는 작품들이 속한다.

더욱 쉽게 말해서 '우주''과학 기술'을 중심 소재로 하는 일반적인 우주 SF와는 다르게, 그런 것을 부가 요소로 활용할 뿐, 핵심 이야기는 고전 문학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건인 작품들을 통칭한다. '오페라'라는 이름도, 음악의 형태를 한 문학인 오페라처럼, SF의 형태만 빌린 고전이라 조롱받던 게 굳어진 것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우주 활극이며, 일단 우주가 무대라면 우주물이니 죄다 스페이스 오페라로 쳐주는 분위기다. (나무위키)

 

그럼 주인공는 누구일까?

 

주인공,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턴 다데브(Arton Daghdev), 그는 특이한 인물이다.

외계 생물학과 외계 생태학이 전공으로, 다데브 박사는 킬른(Kiln)이라는 행성으로 이전된다.

그곳은 다른 태양계, 다른 세계의 유형지이다. (68)

거기에서 그는 발굴 지원팀에 소속되어 작업에 투입된다.

 

어떻게 해서 그는 킬른에 가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 다행스럽게도 독자에게 주어진 정보가 하나 있다.

 

바로 뒷표지에 적인 이 소설의 기본 줄거리다. 따라서 독자들은 주어진 이 정보 하나만 가지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성간 이동이 가능해진 먼 미래, 강력하고 권위적인 글로벌 정부가 외계 행성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생태학자 아턴 다데브는 정부가 내세우는 과학 정설에 도전한 죄로 외계 행성 임노 27g, 일명 킬른에 있는 노동수용소로 강제 이송된다.

쓸모없어진 사람을 폐기할 수 있는 외계 수용소에서 아턴을 위협하는 것은 사령관의 질문도, 동료 죄수들의 적대감도 아니다. 킬른의 모든 것이 아턴과 죄수들에게 달려든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위협일까? 마침내 킬른을 거부할 수 없게 된 순간, 지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명적인 진화가 시작된다. (뒷표지에서)

 

이제 그곳의 조직 구조를 살펴보자.

 

발굴 지원팀

탐사팀

가사팀

관리팀

일반노동팀

 

그런 조직하에서 주인공 아턴 다데브(Arton Daghdev)는 발굴 지원팀에 속하게 된다.

 

소설이니까, 줄거리 생략한다.

 

스포일러 주의!

 

이 책, 스페이스 오페라이면서 철학서다.

 

소설이니까 줄거리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으련다

다만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 있다. 줄거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성찰하는, 철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것들, 생각해 보자.

일일이 워딩 하기 힘들어서 개략적으로 적어본다.

 

적자 생존, 지구와 킬른의 차이

 

적자생존이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진화를 권투 시합처럼 상상한다. 링에 최후까지 남는 선수가 벨트를 차지하는. (323)

 

그렇다면?

 

타자보다 더 크고 강하다고 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타자보다 주어진 일을 더 잘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타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은 그렇게 움직인다. 모든 세포는 다른 세포를 필요로 하고, 모든 기관은 다른 기관을 필요로 하며, 모든 유기체는 다른 유기체를 필요로 한다. (323)

 

여기에 작가의 뜻이 담겨 있다.

작가는 여기에서 지구와 킬른을 비교한다.

 

킬른에 비하면 지구는 권투 시합 같다. 킬른에서는 어떻게 적자가 되는가?

 

그것은 샌들 신은 발로 적의 제국을 몇 개나 짓밟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킬른에서 생존은 얼마나 많은 생물과 맞물릴 수 있느냐의 문제다.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하다. 킬른에서는 어떤 종도 동떨어진 섬이 아니다. 그 무엇도 자족할 필요가 없다. 내가 가진 것 대신, 나보다 그 일을 더 잘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323)

 

킬른의 생태계는 차원이 다른 조직, 결합, 재결합을 통해 보편적 적응자로 진화한다. 그래서 이 행성의 생물은 서로 부품과 시설을 교환할 수 있다. (327)

 

우리를 서로에게 연결시키는 것은 먼 과거까지 이어지는 사슬의 일부다. 킬른의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생태계는 다리를 건설하는 정확한 순서를 발견했다.(329)

 

여기에서 저자의 그 원대한 플랜을 발견한다. 왜 저자가 주인공을 외계 생태학 전문가로 설정했는지.

그리고 뒷표지에서 왜 <킬른의 모든 것이 아턴과 죄수들에게 달려든다>고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에일리언 클레이 (Alien Clay)의 의미는?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외계인의 찰흙>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게 하면 우리 속의 지구성, 신이 우리를 만드는 데 쓴 진흙을 순수하게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듯 그 나무들 사이를 돌아간다. 우리는 각 나무가 차지하는 영역 사이, 교환의 통로를 밟지 않고 건넌다. 이곳에는 밀폐된 존재가 없다. 하지만 생물이란 원래 그렇다. (316)

 

신이 우리를 만드는 데 쓴 진흙

나무와 인간의 본질, 그 둘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Clay. 진흙.

 

그래서 이 책은 인류의 문명사를 되짚어보자는 차원의 철학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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