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심연

 

이 책은?

 

수많은 아포리즘이 담겨 있다.

문자 그대로 밑줄 긋고 새겨둘만한 말들이 도처에 있다.

 

저자인 배철현 교수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이 책에서 그의 배경이 되는 언어 셈족어, 인도 이란어- 를 통하여 깊은 심연에서 느낀 생각들을 독자들에게 전해 주고 있다.

 

심연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심연이란 무엇일까? 우선 그 것에 대한 개념정리를 확실하게 해 두어야, 책을 읽다가 만나게 되는 심연에서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사전적 의미의 뜻을 살펴보자,

 

심연 (深淵)

1. 깊은 못.

2.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구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뛰어넘을 수 없는 깊은 간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럼, 이런 의미를 기초로 한 다음에, 저자가 거론하는 각종 심연을 살펴보기로 하자,

 

<새끼 거북이들은 바다로 뛰어든 뒤 48시간 동안 미친 듯이 수영을 한다, 그들이 향해 가는 곳은 바다의 가장 밑바닥인 심연이다.> (178)

 

그렇게 저자는 심연의 의미를 새끼 거북이를 통해 제시한다.

 

이곳 즉 심연은 그들이 가야 할 본연의 장소다. <그곳 즉 심연- 에는 이들을 위협하는 큰 물고기들이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수압이 높아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등딱지와 배딱지를 단단하게 만드는 수련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새끼 거북이들은 자신들만의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 (178)

 

그렇게 심연이 새끼 거북이에게 중요한 것처럼, 우리네 인생에서도 중요하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심연에 대한 다른 표현을 살펴보자,

 

<심연이란 이제껏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는 미지의 땅이다.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곳, 태초에 샘물이 용솟음쳐 광활한 바다를 만들었다는 세상의 배꼽이다.> (148)

 

<길가메시는 자신만의 심연 여행을 통해 불멸의 비밀을 알아낸다. 그것은 불멸을 추구하고 심연의 여정을 떠나는 그 순간이 바로 영생이라는 깨달음이다.> (155)

 

<영웅이란 두려움 없이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또한 신에게 도전하고 자신의 심연을 보는 사람이다.> (156)

 

저자가 의미하는 심연은 단순히 어떤 장소의 의미로 그치는 게 아니다,

그곳은 깨달음의 장소요, 따라서 공간적이기도 하며 또한 시간적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그래서 저자가 당도했던 곳, 저자의 심연에서 건져낸 생각들이다.

저자의 생각은 그래서 평범하거나 진부하거나, 구태의연 하지 않다.

 

 

 

그런 글을 읽는 독자들은 그래서 행복하다,

심연에서 길어올린 생각들은 참신하고 신선하기에, 마시면 마실수록 그 청량감이 더해 온다,

그런 글을 읽다보면 그 것이 마중물이 되어 언젠가 나도 심연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밑줄 긋고 새겨볼 글들

 

인내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최고의 덕목이다. (49)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소음에 불과하다.(57)

 

영생이란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기술, 즉 영생을 추구하는 삶 자체라는 것을. (153)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몰입해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천재지변이 있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몰입한다,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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