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은
제목 속에 숨은
함의(含意)
이 책의 제목은
『어쩌다
한국은』이다.
제목이니까 따질 필요
없겠지만,
문장으로
치자면 불완전 문장이다.
그런데 거기에 묘한 의미가 숨어있지
않을까?
저자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제목을 정했을 것 같다.
그 제목을 하나의 문장이라 한다면
‘한국은’의
뒤에 어떤 말들이 올까?
몇 가지를 생각해서 문장을 마무리해
보았다,
“어쩌다
한국은 이렇게 됐을까?”
“어쩌다
한국은 이 모양이 됐을까?”
“어쩌다
한국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을까?”
무슨 말을 가져다
붙여도,
그
말 자체는 좋은 말로 끝나지 않는다.
좋지
않음,
그
자체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탄식과 아픔이 숨어 있기까지 하다.
이
책은?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안타까움이
담뿍 들어 있는 책이다.
저자 박성호는 온갖 세상사를 관찰해
의견을 제시하는 ‘이승
의견가’라고
본인이 말한다.
‘이승
의견가’라는
말의 의미는 4쪽을
참조하시라,
저자는 한번 궁금하기 시작하면
바닥까지 조사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고 한다.
그런
덕분에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관찰하여 그 결과를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먼저 그러한 결과를 강의의 형태로 전달하고,
다시
그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먼저 우리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왜 이런지 어렴풋이 –
이
정도라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오리무중을
헤매는 것 같은 이 수상한 시절에 –
알게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개별적인
문제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낳고,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승 문제를 관통해서 그 모든 문제들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이 땅의 문제들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안목,
이
책을 읽으면서 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양쪽의 주장을
듣고,
한
쪽이 주장한 것에 대하여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들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일례로,
일제
강점기를 해석하면서 그 시기에 일본 덕분에 우리나라가 근대화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대체
왜 그 사람들은 그런 주장을 할까?
그런데 여기 그 대답이 나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한 시간이 일본에 의해 한반도가 근대화된 시간이라고도 할합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근대화의 혜택을 받았는지 생각해보자는 거죠.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일본에 의한 근대화가 좋아 보일 수 있겠죠.>(83쪽)
그 혜택을 받은 측에서는 근대화라고
분명히 생각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역사를 철저히
개인적인 이익의 차원에서 해석을 하는 것이다.
지역감정의 문제
지역감정의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아니
푸는 것은 고사하고 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기나 한가?
저자는 이 문제를 차근차근 헤쳐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 것인가?
<과거부터
누적된 모순은 해결되지 못한 채 더욱 심각해졌으며,
사회
각 계층과 집단 간의 의시소통은 더욱 어려워지는,
극도로
분열된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87쪽)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그게
안타깝다.
분명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은 그 문제 제기한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저자의 관심
분야,
같이 따라가
보자.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는 노동,
역사,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는 항목별로
그 특징을 간단하게 적어 놓고 있는데,
그것을
소개한다.
간단한
설명이지만,
현상을
그것보다 더 잘 묘사할 수가 없다.
노동
-
우리의
일자리는 어디로 사라지는가
역사
-
갈등의
뿌리,
반복되는
역사의 모순들
정치
-
권력욕이
망가뜨린 헌정 질서
언론
-
조폭
언론의 날개 없는 추락
종교
-
양심을
버리고 권력을 택하다
교육
-
돈과
권력의 인질이 된 학교
국방
-
우리가
자주 국방이 안 되는 이유
저자의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한
평
저자가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내린 평이 재미있다.
한번 소개해
본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제가 보기엔 사기성이 짙은 책입니다.
자기
이야기가 없잖아요.
그
책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몇 가지 사례를 들고 존 롤스의 『정의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밖에 없어요.
그것도
앞부분에나 독창적인 사례가 나오지 뒤에 가면 다 칸트 이야기예요.>
(358-359쪽)
그러니,
우리가
책을 읽을 때에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 한다는 소리다.
특히 그 책을 새로 접하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이런 말로 독자들에게
도전한다.
<이
책이 그려 보인 맥락을 따라 각각의 주제 아래 다루어진 문제들을 더 깊고 광범위하게 탐구해 보길 권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쩌다
한국은’
이런
나라가 돼버렸는지.
자기만의
해답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