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한 번에 하나만 더 알아도
셰익스피어 전집 목록을
보니,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것도 있긴 하지만,
어느
것은 몇 번씩 읽었다.
이 책 『멕베스』도
몇 번 째 읽는 작품이다.
그렇게 같은 작품을 거듭 읽어도
되는 것일까?
읽은
것이니까,
이제
그만 읽고 읽지 않은 다른 작품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멕베스』를
다시 읽으면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데에서
얻은 지식 축적분이 『맥베스』를
새로운 눈으로 읽게 만들었다.
어떤 것들을 다시 보게
만들었는가?
맥베스의 성은
인바니스다.
(1막
5장,
43쪽)
스코틀랜드에
있는 도시다.
그 도시는 지금 두 가지로
유명하다.
하나는
셰익스피어 맥베스의 성이 있었던 것으로,
또
하나는 바로 네스 호로 유명하다.
네스
호(湖)?
인버니스에
바로 네스호 전시관이 있다.
네스라는
괴물이 산다는 네스 호(湖).
물론 허위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네스라는
괴물이 있었다고 알려진 그 사건을 가지고 전시관까지 만들어 그 이야기를 관광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맥베스의
성이자,
작품
『맥베스』의
무대가 되는 인버니스,
그렇게
네스호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맥베스』를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혀지는 것이다.
그전에는 그 성이 별 의미가
없었다.
그저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이거니 했는데,
그것을 알고 보니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진리는
한 번에 계시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다만 조금씩 알아갈 뿐이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 말은 신을 향한
말이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조금씩 조금씩 나타난다는 말이지만,
이
말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읽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더 알게되는 작품의 묘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 여간 재미있지 않다.
그렇게
되니,
다시 읽게
될 때마다 기다려진다,
어떤
것이 나에게 새로워질까!
번역의 참신함
이 책은 내가 전에 읽은
『맥베스』와는
번역자가 다르다.
이
책의 번역은 현재 연세대 명예교수인 이성일이 했다.
물론
『맥베스』를
이성일 교수가 처음 번역한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이제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졌고,
또한
그의 책도 거의 다 번역이 된 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번역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바로 이 책에서
찾았다.
이성일 교수의 새로운 시각이
들어있는 것이다.
더하여 역자는 지금까지 셰익스피어에
관한 여러 학자들이 연구해 온 것들을 여기에 다 소개하는 것은 물론,
그런
학설에 대한 비판도 하면서 한 걸음 더 나가 올바른 해석,
올바른
번역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훌륭한 각주
책을
읽다보면,
본문에서
설명이 미진하여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된다.
특히
이런 희곡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절제된
대사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더구나
외국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런 작품에서는 더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역자의 해설이다.
대부분 역자들은 그런 독자들을
위하여 주(註)를
붙여놓고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그렇게 주석을 덧붙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책 페이지 하단에 다는
방법으로,
이를
각주(脚註)라
한다.
또
하나는 책의 말미에 다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미주(尾註)라
한다,
그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 어떤 것이 독자들에게 편리할까?
두 말할 필요 없이 해당사항이 있는
그 페이지 밑에 달아주는 각주가 좋다.
미주는
찾아보기가 귀찮아서 독자들에게는 활용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그럼 이
책은?
이 책은 각주로 되어
있다. 그
각주가 본문에서 더 알고 싶은 것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미처 생각지 못하는 부분,
그리고
영미 학자들의 각종 학설까지.
이
책은 덧붙여 놓고 있다.
그래서
설령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항목이라 할지라도 역자의 각주를 훑어보다가 뜻밖의 의미를 알게 되어,
본문의
내용을 더 한층 깊게 이해하게 되는 그런 기쁨을 맛보게 된다.
이
책,
이성일
교수의 번역으로 새로 나남 출판사에서 출간한 『맥베스』,
더
한층 깊고 의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