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 호모아키비스트, 기록하는 사람들
안정희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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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이 책은?

 

이 책은 기록하려는 인간, 그 기록을 수집하려는 인간, 수집된 기록을 재해석해서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주요 개념으로서 아카이브, 아카비스트가 등장한다.

 

아카이브는 정부의 기록혹은 공문서의 의미였다가 지금은 기록이나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12)

그리고 아카비스트는 그런 기록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는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 상처를 위로하는 기록의 역할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1 부는 스토리 텔링의 개념부터 시작하며, 생활의 기록이 역사를 만들어내며, 결국 그 역사를 모두가 공유하는 가운데 세상을 바꾸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2부에서는 그런 기록을 남긴 사례들을 찾아다닌 저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찾아낸 이야기, 발로 찾아다니며 본 기록물들, 그런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3부에서는 기록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기록하고 남겨야 할 대상을 선택하고 보관하며 폐기하는 방법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선택과 보관 그리고 폐기에 임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된다는 것, 결국 인간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기록과 기억의 의의

 

대체 우리는 왜 기록을 해야만 하는지, 그런 질문에 대해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인간이 기록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

기록은 생각할 시간을 준다. 이 때 생각은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은 현재 삶을 기반으로, 공유의 기억으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153)

 

<과거로부터 현재를 가늠하고 미래를 살피고자 기록한다. 음미하고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면 만들어진 기록들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에 의해 재해석되지 않는 기록은 남의 삶이다.> (157)

 

밑줄 긋고 읽을 부분들

 

<기록이 없으면 역사가 없다.> (58)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함께하는 기억이 부족하다. 그저 개별적인 인간들이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결과물만 사라진 게 아니다.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하던 공유기억의 상실은 우리의 자아를 파괴하며 나아가 과거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는다. >(75)

 

<문화란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제안해주는 장치이다.> (96)

 

<예로부터 권력자들은 권력을 잡는 순간 기록을 가장 먼저 기록을 불태웠다. 인류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그렇게 사라졌으며 진시황도 분서갱유를 단행했다.> (117)

 

한 때 이런 일도 있었다네

 

그때 연속극들하고 노래들, 쑈프로들이 생각나네. <사화산>, ......<태양은 늙지 않는다>, <아씨>, <조선 노동당>.....한번은 뭔 특집방송을 보는 중에 자막으로 오늘 노동당은 쉽니다라고 나왔는데 애들이랑 그 자막을 보고는 한바탕 웃었지. (89)

 

오늘 노동당은 쉽니다라는 부분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웃음을 주는 기록, 개인이 남긴 기록이 없었으면 누가 이런 것을 기억할 것인가?

 

이 책의 주장은? 한 마디로 ...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기록물이 지닌 공공성에 주목한다. 오롯이 사적인 글쓰기는 불가능하다. 온전한 내 생각도 다른 사람과 사회, 역사로부터 영향을 받아 공유된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된다. (13)

 

그래서 그런 사적인 글들이 모여 결국은 공식적인 역사의 틈새를 매우고, 오히려 역사를 온전히 기록하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다른 이들도 이 글을 읽고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시작하면 좋겠다.>(201)

 

그러한 기록의 가치, 이 책이 주장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를 말하자면

 

위에서 이 책의 제목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는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것은 분명하다. 이 책 전체에서 상처를 위로하는 기능으로서의 기록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를 위로하는 기록의 역할은 양의 적고 많음에 관계없이 강조하고 싶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세월호!

이런 단어들을 열거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세월호 기억 저장소! 그런 슬픔을 기록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이 책은 분명히 하고 있다. 슬픔을 사회적 기억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이유를, 그래야 다시는 그런 기억을 촉발하게 만드는 사건을 만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록은 상처를 위로하고, 치료하며, 또 유사한 기억 발생 계기를 차단한다. 다음 글을 명심하자.

 

 

 

 

 

 

<전쟁 기록물은 인간이 인간을 살육하는 만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절박한 시도다.>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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