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연
이
책은?
저자 김화진이
예스24에서
1년간
연재했던 작품이다.
책의
해설을 읽으니.
전자책을
거쳐 종이책으로 출간이 되었다는데,
그것은
그만큼 이 책이 인기 있었다는 말이다.
모두 세권으로
출간되었는데,
내가
접한 것은 그 중의 첫 번째 책이다.
제목은
『연리지연
1,
왕의
밀지를 숨겨라.』
이 책의 기본
내용은?
제목이
‘왕의
밀지를 숨겨라’인만큼
왕이 밀지를 진사 김충원의 딸,
송현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이며,
가상의
왕이 등장하는,
그러니
실제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시기이다.
이 소설에는 궁궐속의 암투를
예고하는 듯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총명하고
자애로운,
하지만
병약한 왕과 수렴청정으로 조정을 장악한 조대비 그리고 권력의 야망을 불태우며 한 발씩 나아가는 화빈 윤씨가 등장하니,
기본
얼개는 그런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암투가 전개되는 소설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
요즈음 많이 읽히고 있는 이런
역사물은 저자의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한다.
탄탄한 줄거리에 치밀한
묘사,
또한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겨냥하고 쓰는듯한 흥미로운 전개 등,
그래서
이런 책은 흡입력이 크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
언급한 장점들을 고루 갖추고 있어,
독자들이
한 번 책을 집어들면,
도중에
놓을 수 없는,
가독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읽는 또 하나의
기쁨
이런 역사물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는 것이 있다.
저자의 실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이다.
이런
종류의 소설은 역사물인만큼,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
작가들이 동양고전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잘 녹여놓아야 하는데,
내가
접한 작가들은 그런 면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예를
들어,
『해를
품은 달』을
읽으면서 충격을 받았던 것이 있는데,
그
소설의 작가가 중국 고전을 어쩌면 그렇게 소설 속에 잘 녹여 놓았는지,
전문
학자도 그렇게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
소설에서 『주역』을
기본으로 ‘하늘’을
논하는 대목에서는,
그
대목을 가지고 동양 고전에서 ‘하늘’(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정리해
본 적도 있었다.
(『해를
품은 달』,
1권,
29쪽,
81쪽)
여기에서도
그렇다.
주인공인 신복대군 륜의 신상에 대한
중요한 전기가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시경을 바탕으로 벌어진다.
『시경』의
<주송(周頌)>의
작(酌)
편에
나오는 준양시회(遵養時晦)를
들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대목이다.
(65쪽)
<유방의
천하통일에 혁혁한 공을 세운 진평(陳平)이,
유방이
죽고 비(妃)인
여후(呂后)가
유씨들을 내쫓고 여(呂)씨
천하로 만들어 10년
동안이나 강산을 호령하는 동안 술타령만 일삼다가 여후가 죽자 주발 등과 힘을 합쳐 여씨 일족을 모조리 주살하고 문제를 옹립해 유씨의 한왕조를
다시 확립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65쪽)
화빈 윤씨가 신복대군 륜을 모함하기
위해,
신복대군이
시경의 이 부분을 읽었다고 대비에게 말한다.
대비를 여후에게 빗대어 비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물론
대비에게 보여준 『시경』은
신복대군의 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조대비를 자극하게 되고,
결국은
신복대군 륜이 쫒겨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니,
그냥
화빈 윤씨가 적당히 말로 모함하는 것보다,
더
개연성이 짙어지는 느낌이고,
이야기의
전개가 더 흥미로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시경의 이 부분을 몇 번씩 읽기는
했지만,
그저
해석만 읽었지,
그
속에 있는 역사는 읽지 못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알게 되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시경의 한 부분을 깊이 알게 되었으니,
이게
바로 책을 읽는 기쁨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