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신부님
이 책은
?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요셉이라는 신부를
중심으로 그와 인연(因緣,
人緣)이
있는 여러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묘한 것이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가 서로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래서 그 상처를
부여안고,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가는데,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시점마다 해당 인물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가슴 아픈
소설이다.
읽기
어려웠다.
요셉 신부를 둘러싸고 그가 신부가
되기 전에 맺었던 인연들이 신부가 된 후의 인생에 계속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요셉 신부의 일인칭 시점에서 서술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이런 구조는 마지막에 가서
무너진다.
바로 요셉신부가 죽기
때문이다.
요셉신부가
죽으니까 화자가 없어지게 되는데,
이야기는
덜 끝났기 때문에 부득이 에필로그에서 제 3자를
등장시켜 소설을 마무리한다.
그러니 굳이 일인칭으로 소설을
끌어가려는 의도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에서 화자의 의식의
흐름이 과잉상태를 보이는 바람에 읽기가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롤로그에서
3장까지,
요셉
신부의 일인칭 서술로 끊임없이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간다.
여기에는
3개의
시제가 등장한다.
현재,
과거
(즉,
중간과거),
대과거
(아주
먼 과거).
일단 프롤로그에서 현재 시점에서
시작한다.,
1장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시작하여 요셉신부의 의식을 인예사에서 맺은 인연을 회상하는 과거시점(중간과거)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다시 현재시점으로 돌아온다.
다시 고덕사가 등장하는
과거시점(대과거)으로
간다.
2장은
현재시점에서 시작해서,
다시
인예사의 과거시점으로 갔다가 다시 현재로.
3장은
고덕사의 과거시점으로 시작한다.
다시
현재시점으로,
그리고
인예사 현재,
다시
인예사 과거,
다시
인예사 현재.
이렇게 인예사와 고덕사를 두고
과거와 현재 시점의 서술이 변화무쌍하게 전개된다.
그래서
3장에서
‘나는
다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43쪽)
라는
문장에서 잠시 흐름을 놓쳤다.
이게
과거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현재의 시점인가?
자세히 정신 차리고
읽어보니,
현재의
시점이다.
이렇게 프롤로그에서 제
3장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요셉신부가 서술하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 바쁘다.
그 뒤에서도 같은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한다.
6장이다.
6장은
현재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요셉 신부는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공중전화를
찾아 사제관으로 전화를 걸었다.”(75쪽)
전화 통화를
마치고,
갑자기
이제 멀고 먼 과거,
요셉
신부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다시 또 신부가 되고 나서의 과거로
돌아간다.
이어지는
7장에서는
6장의
끝 부분인 과거 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에서 다시
과거로,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또 한 번 흐름을 놓쳤다.
저자는 요셉 신분의 그런 의식의
흐름을 잘 따라가며 서술하고 있었지만,
독자인
나는 피곤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인연이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얽히고설켜
살아가는가?
요셉 신부를 돌봐준 지연스님은
S산
밑에 있는 찻집 ‘푸른섬’의
주인 마리아의 오빠와 인연이 있다.
한
때 부부였던 사이.
지연스님이 거처하는 인예사는
마리아의 아버지가 시주해서 만들어준 것.
그것도
인연이다.
지연스님의 죽음은 요셉 신부가
인예사에서 거처하는 동안에 요셉 신부로 인한 것.
그것도
인연이다.
그러니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자는 것,
새삼
깨닫는다.
또
하나,
이
소설에는 죽음이 많이 등장한다.
요셉 신부의 아버지의
죽음,
마리아의
아버지의 죽음,
지연
스님의 죽음,
그리고
요셉 신부의 죽음까지.
그런데 그들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들
죽음이 이 소설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지연 스님의 죽음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데 반하여 요셉 신부의 죽음은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에서 요셉 신부의 죽음을
통하여 주려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막막한
느낌을 받았다.
인생은 이런
것인가?
신이
있다면,
신이
있어 이들의 인생을 움직인다면 왜 그런 인연을 만들었을까?
왜
그들의 인연을 그렇게 끌어가는가?
죽음이
그들 인연에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