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하게 불안을 즐겨라
이
책,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양의 방대함은 물론이거니와 저자가
다룬 내용도 불안에 대해 안다룬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하는데는 다음의
말을 빌려올 수밖에 없다.
뉴욕 데일리 뉴스에 실린 셰릴
코널리의 평이다.
<어릴
때부터 극심한 불안과 공포증에 시달려 온 저자는 유머와 통찰,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미국인 일곱 명 가운데 한 명이 시달린다는 병을 살핀다.
스토셀은
흥미진진한 일화를 곁들여 역사적 개관에서 최신 치료법까지 훑으며 이 병에 대한 진짜배기 식견을 보여준다.>
(9쪽)
코널리가 말한
‘이
병’이란
바로 ‘불안’이다.
불안,
그
병에 대한 저자 스토셀의 최종 결론은 “선물일
수도 있다”(421쪽)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니
그 선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할지라도,
마음
편하게 내린 결론은 아니다.
그가
불안과 함께 살아온 그 역정(歷程)을
살펴보노라면,
그가
겪은 간난고초가 떠오른다.
결혼식장
불안 습격사건
저자가 묘사한 결혼식 장면을
읽어보고,
저자의
형편이 어떠했는지를 상상해 본다면,
그가
어떠한 고생을 했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죽을 것 같이 몸이
아프다.
욕지기가 치솟고 몸이
떨린다.
땀이 줄줄
흐른다.
나는 세 가지 적과
싸운다.
떨리는
팔다리,
토하고
싶은 충동,
무의식.
머릿
속에는 이 생각뿐이다.(18-19쪽)
이런 상태로 결혼식장에서 식을 겨우
마친 그 이유는 바로 불안 때문이다.
그의 결혼식은 어떤 장면으로 끝을
맺었을까?
<다행이도
예식이 끝난다.
땀에
흠뻑 젖은 채로 나는 신부에게 매달려 통로를 따라 나온다.>(20쪽)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식이 끝나고
교회당 밖으로 나오자,
그
증상이 가라앉았다는 사실.
그게
바로 불안의 증상이다.
그렇게 불안에 고통받고 있는 저자가
전방위적으로 불안에 대해,
살펴본
모든 것들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불안이 없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렇게 사람을 옥죄이는
불안,
그
불안이 없어진다면 어떨까?
그런 흥미로운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데,
마침
보스톤 대학교의 대이비드 발로도 그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불안이
없다면 아무 일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덧붙여
말한다.
<운동선수,
연예인,
기업인,
예술가,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아질 것이다.
창의성은
사라지고 아예 씨앗조차 뿌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대신
우리는 정신없이 바쁜 사회에서 늘 꿈꾸어오던 이상적인 상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빈들거리는 삶에 도달할 것이다.>(38쪽)
어떤가?
그런
장면이 상상이 되는가?
아무런
걱정,
불안이
없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빈들거리는 삶!
그러나 그런 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그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끔찍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말을 이렇게
맺는다.
“(불안이 없다는 것은)
인류에게
핵전쟁만큼이나 치명적인 일이다.”
불안을 적당히 즐겨라
그러니 불안은 있어도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이지만,
없어도
문제가 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버드 대학교 로버트
M.
여키스와
존 딜링엄 도슨이 연구해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적당한 정도의 불안이 사람과 동물의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다.
물론
너무 불안이 크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지만 불안이 너무 없어도 마찬가지로 성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37쪽)
다윈은
말한다.
옳은 두려움을 갖는 종은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37쪽)
또한 키르케고르가
말했다.
따라서 적당히 불안해 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가장 중요한 일을 배운 셈이다.
(53, 80쪽)
그러니 불안은
없어도,
있어도
괴로운 일이니까 ‘적당히’
불안해
하면서 살아가자는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로
했을 것이다.
그러한 저자의 고백이 실상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형편과 하등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모습은 다름아니라,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불안을 좀 더 알고, 함께 살아가면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