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 누나는 왜 아직까지 보이질
않는걸까?
사람이 사람과 만나 인연(因緣)
사람이 모인 곳에 일단 이야기가
있다.
생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因緣)이
만들어지니,
사연(事緣)이
있게 되고,
그
사연은 이야기의 모습을 하고 드러난다.
그러나
사람이 산다고 해서 모두다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사이에 연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사람이 수십 명 있다고 해서,
그
자리에 이야기가 생길 리 없기에 그렇다.
그런
곳은 어디 있을까?
편의점은
어떨까?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진열해 놓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편의점이다.
그래서
일견 그 곳은 사람과 물건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곳이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인연은
당최 맺어질 것 같지 않다.
해서
이야기가 나와봤자,
별
이야기 같지 않은 것만 나올 것 같은데,
여기
이야기가 풍성한 곳이 있다.
‘현대판
만물상’(31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편의점에 사람과 물건 대신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이 만들어지고,
거기에
솟아나는 이야기가 풍성한 곳이 있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편의점인데도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거기,
그렇게
이야기가 풍성한 편의점에서 알바로 근무하는 청년,
차영민의
체험기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연(事緣)
알바
체험기?
아니,
그런
표현보다는 편의점을 무대로 사람들과의 인연 맺기를 기록한 것이라 하는데 더 좋겠다.
그런
편의점에는 기기묘묘한 괴인들이 출몰한다.
(39쪽)
앞 뒤 다 자르고
“그것
좀 줘”라고
말하는 손님(30쪽)
취객들,
표준형
취객들(102쪽),
비표준형
취객들.
자신과 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의했다,
사라진
‘촉촉하게
비가 내리면 열입곱살의 소녀로 변하는’
사나이(60쪽).
원하는 대답이 아니면 어떤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모
종교 열혈 신자들)
(255쪽)
자신의 자전거를 어떻게든
팔아넘기려는 화가(73쪽)도
등장한다.
그와 대화
중에서.
<“전시회
마치면 이 그림을 자네에게 주겠네.”
그동안 공들여 완성한 그림을
주겠다니.
그가
다시 선생님처럼 보이고,
존경과
감동이 마음 속에서 보따리를 풀고 자리 잡으려고 할 때,
‘싸게“란
말이 내 귀를 강타했다.>
(77쪽)
담배,
술은
목숨보다 힘이 세다
제주도에 태풍 볼라벤이 들이 닥쳤을
때,<
비바람에
발라당 뒤집어져 거의 곤죽이 된 우산을 들고 나타나서 담배를 사간 사람,
비옷이건
우산이건 다 던져버리고 비 사이로 무조건 돌진해 소주 몇 병을 사간 사람 등.
몇
몇 사람이 목숨을 걸고 매일 습관처럼 마시거나 피우던 것을 사갔다.>
(95쪽)
편의점,
이런
곳이었구나!
편의점 안에서 술을 마시는 건 관련
법규상 금지다.(42쪽)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은 근무자가
먹거나 버리고,
각
점포 경영주가 그 원가를 부담한다.(62쪽)
자정이 되기
10분
전에는 폐기될 음식을 확인하고 야식을 먹는다.(151쪽)
편의점엔 한 달에 한 번
암행어사처럼 모니터링 요원이 등장한다.(114쪽)
본사 규정상 슬리퍼 착용은
금지라....(117쪽)
정전되었을
때에
“절대
아이스크림 있는 냉동실 문을 열면 안됩니다!
아이스크림은
소중하니까요!”(97쪽)
편의점은 매일매일 매출액을 본사로
송금해야 하는 시스템 (137쪽)
편의점은 각종 서비스 상품들이
많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비스는 교통카드 충전이다.(260쪽)
이렇게 편의점에 대하여 몇 가지
발췌하여 적어 놓은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지금까지 편의점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사람 일을 아는가?
혹시
앞으로 사용할 기회가 분명 있을 것이니 그 때를 대비해서 알아두자는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그런 사람이 있으면 잘 알아두시라!
참,
또
하나 있다.
나
지금껏 문화상품권을 사본 적이 없는데,
실상은
어디에서 파는지를 몰라서 사질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문화상품권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단다.
(227쪽)
겸하여 제주도 풍습도 하나
제주도 결혼 문화는 신랑이나
신부에게 직접 축의금을 준다.
(251쪽)
효리 누나는 왜 아직까지
아시는 분이 있겠지만 가수 이효리는
지금 제주도 산다.
그것도
제주도 애월읍이니,
행정구역상으로는
이 책에 등장하는 편의점과 같은 지역이다.
그래서
저자는 효리 누나를 보러 온 다른 연예인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효리 누나는 아직 오지 않아서, 그래서
책 제목이 <효리
누나,
혼저
옵서예>이다.
그러니
언제 한번 효리 누나가 그 편의점에 이 책 한 권 들고 가면 좋겠다.
사인도
받고,
뭐
하나 껌이라도 사러.
저자
친필 받고 좋아하는 효리 누나!
이런 제목으로 사진도 한 장 찍고. 아니
효리 누나도 사인 해주어야겠지.
그래서
이왕이면 그 편의점에 코팅해서 벽에 붙여놓던지,
아니면
밖에 붙여놓던지!
거기에 '사람'이 일하고
있다.
알바라고
해서-
아니
이것을 모든 가계의 직원,
점원에게
해당되는 것 -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일까,
짚고
넘어가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그것이
그렇게 지키기 어려운 일인가?
여기 편의점에서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줘야
할 돈을 툭 던지고 가는 사람들,
막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그
손님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듣는 일이 내겐 과도한 사치였을까?
....> (164쪽)
저자의 푸념 아닌 푸념 뒤에 나온
이 말은 나의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몸이
고단하면 하룻밤만 푹 자면 금세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다치면 치유까지 얼마나 걸릴지....>(165쪽)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던져 놓은 다음 말은 두고두고 생각해 봐야겠지!
<.....(김사장은)
물론
월급은 단 한번도 밀린 적이 없고,
근무시간에
나를 굶게 놔둔 적도 없었다.
요즘은
당연한 것들이 무시되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고 알고 있다.>
(196쪽)
저자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