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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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찬사

 

인비저블 (Invisible) 은 무엇인가?

 

먼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비저블(Invisibles)'이라는 낯선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저자는 그 개념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먼저 그 자신의 경우를 이렇게 말해준다.

<당시에 나는 긴박한 마감 시한에 맞춰 하루종일 눈알이 빠지도록 기사를 꼼꼼하게 검토했지만 내 존재를 알아주는 사람을 없었다. 적어도 내가 실수를 저지르지 전까지는 말이다.>(16)

 

그런 상황에서 그는 이런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잘할수록 칭찬과 인정을 받지만 나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내가 일을 잘할수록 나라는 존재는 더욱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익명성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일에 자부심을 느꼈고, 그것이 워낙 독특한 경험이었던 탓에 어느 순간부턴가 사실 검증 전문가와 비슷한 속성을 지닌 다른 직종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16)

 

저자의 궁금증이 고맙다!.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그는 해낸다. 인비저블이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그 것을 개념화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존재, 보이지 않는 존재(Invisible)라는 개념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확장된 개념으로 변한다.

 

그래서 인비저블이라는 개념을 그는 이렇게 정의한다.

- 인비저블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지니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회사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

- 직업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러외부세계나 최종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을 선택하거나 우연한 기회에 업계에 흘러들어왔다가 계속 머무르기로 결심한 사람.

- 포상이나 찬사를 내키지 않아 하며, 심지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친밀한 격려나 칭찬조차 바라지 않는 사람. (18)

 

인비저블 Invisible :

고도의 전문 지식과 훈련을 갖추고 조직 내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외부세계로부터 공을 인정받기는커녕 무명으로 남는 데 만족하는 사람들. (14)

 

그래서 그는 인비저블의 공통적 요소를 다음과 같이 찾아낸다.

-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 치밀성

- 무거운 책임감

 

이 책의 장점 - 하나, 우리의 시선을 인비저블에게로

 

그런 인비저블의 개념을 우리에게 보여준 저자의 생각에 경의를 보낸다. 이런 저자의 생각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우리 사회, 또는 우리 직장을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인비저블의 존재를 그냥 스쳐 지나갈뻔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인비저블에게 돌리게 한, 큰 일을 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은 값어치가 있다.

 

예컨대 이런 말을 들어보자.

 

마취전문의인 조지프 멜처 박사는 수술이 끝난 후에 감사 인사와 과일 바구니를 받는 것은 외과의지만 실제로 수술실을 이끄는 것은 마취의라고 말한다. “Tv에서 외과의들이 수술을 지휘하는 것을 보면 좀 웃깁니다. 실제로 수술을 하다가 응급상황이 닥치면 제일 먼저 당황하는 건 그 사람들이거든요. 이거 괜찮은 거냐고 날 이렇게 쳐다보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나서서 상황을 침착하게 정리하는 건 대부분 내 일입니다.”(114-115)

 

마취 전문의는 여러종류의 전문의사들 중에서도 특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류다. 그들은 환자들과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기 때문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칭찬이나 감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제로 그들은 뭔가가 잘 못 되었을 때에만 표면 위로 등장한다. 모든 인비저블이 그렇듯, 그들이 받는 보상은 일 자체에 있다. (116)

 

우리의 생각이 표면적인 곳에만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그 사회는 과시적이고 가식적인 사회가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부실한 사회가 될 것이기에, 이 책의 관점, 인비저블에게 보내는 찬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장점 -

 

이 책은 이야기 식으로 서술하고 있기에, 가독성의 면에서 아주 뛰어난 책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과학, 심리학 이야기들이 스토리에 담겨 아주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셈이다.

 

 

사족 - 책은 책을 이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고영성의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를 읽었다.

거기에 보면, 마크 트웨인이 했다는 말을 소개해 놓고 있다.

<지금부터 20년 후에는 자신이 저지른 일보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명저, 비지니스에 답하다> 174

 

그런데 이 멋진 말은 2억원이 넘는 우주 여행 안내책자에 씌여 있다한다. 즉 마크 트웨인의 말은 우주 여행을 하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선전문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크 트웨인의 이 말은 그저 경구, 혹은 그의 재담으로만 그치는 것일까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코넬 대학, 심리학자 톰 길로비치는 사람들이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더 크게 후회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여 현대 심리학에 크게 기여했다.> (인비저블, 128쪽)

 

그러니 마크 트웨인이 그저 재담으로 한 말이 아니라, 학문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선견지명이라고 할까? 또는 뛰어난 통찰력!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다음과 같은 구절도 보인다.

 

<1994년 미국의 심리학자 길로비치와 메드벡이 대대적으로 실시한 후회의 심리학’(The Experience of Regret) 연구에서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큰 후회를 일으키는 것은 그들이 하지 않은 일들이다. …… 처음에는 어떤 행동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가장 큰 후회를 남기는 것은 바로 하지 않은 행동이다.”>

 

 

 

 

이 책의 장점 - , 더 깊은 곳으로의 안내

 

 

결론적으로, 이 책 데이비드 즈와이그의 <인비저블 Invisible>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생각거리'를 잔뜩 품고 있는 책이 분명하다. 겸하여 몇가지 과제도 제시하는 책이다.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과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 <미움받을 용기>를 읽어볼 것을 요청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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