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들고 도쿄 산보를 나선다.
이 책 한권 들고서 산보를
나선다.
외국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정작
일본은 경유지로 공항에서 잠시 머무른 적 밖에 없다.
해서
공항 밖을 나가본 적이 없어서 이 책을 들고 일본 도시에 산보 나서는게 초행길이다.
그만큼 설렘이
있다.
더구나
일본의 수도인 도쿄다.
일본하면
선입견으로 들었던 여러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책 위에 어른거린다.
그러니
집중하자.
이
책 역시 일본이 타국인 사람이 쓴 책이니,
같은
타국인인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저자와 양의 동서로 다른 나라이니 보는 시각이야 물론 다르겠지만,
물설고
낯설은 것만은 같지 않겠는가?
해서
그의 뒤를 따라 여기 저기,
골목
골목을 구경해보자.
공항에서
시내로 - 한 시간 소요
맨먼저 나리타 신도쿄
국제공항이다.
페이지
밑으로 공항의 상징인 관제탑처럼 보이는 높다란 건물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공항청사 건물이 보인다.
바야흐로
일본이다.
그리고는 공항에서부터 자세한 안내가
시작된다.
<공항에서
도쿄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요금은
3,000엔
정도이고 한 시간쯤 걸린다.>(14쪽)
그러니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 쯤 되는 거리,
시간일까?
일단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여행안내서도 겸할 수 있으리라.
물론
어디에 가서 공항 버스를 타고 ...뭐
그런 자질구레한 안내는 없어도,
공항에
내리면 여기 저기 안내 데스크가 있으니 가서 물어보면 될 일이다.
고반
앞에서는 무슨 일이?
그 다음은
생략하자.
일일이
언급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저자는 새로운
지역을 시작할 때,
꼭
그 지역의 파출소 건물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파출소를
‘고반’이라
부르는 모양인데(7쪽),
저자가
왜 그렇게 파출소 그림으로 시작하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거기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어서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짐작가는 게
있다면,
140쪽
이하에 소개하고 있는 경찰서에 연행된 사건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것이
경찰서 그리고 그 하급 단위인 파출소(고반)에
대해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새로운 지역을 소개할 때마다.
고반을
그리며 아픈 기억을 달래보는 것 아닌가,
싶다.
첫 번 째 고반인 마치야의 고반
건물은 여느 평범한 가정집 같이 보인다.
이층으로
된 아담한 가정집이다.
이층
-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
반대편에는
빨래라도 널어져 있음직한 순박한 건물이다.
그러니
그 앞에 서있는 경찰관마저도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게 그려 놓았다.
허무
개그 한 판 - 도끼에 발등 찍혔네
그 다음 장에는 작은 지도를
그려놓았다.
그러니
이 책 가지고 산보 갈 수 있다!
산보가다가
길을 헤멘다 싶으면 그 옆 페이지(17쪽)의
허무개그 그림도 한번 볼 일이다.
도끼로
발등을 찍는 그림이다.
저자가
우리 속담 ‘도끼로
발등을 찍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라는
말을 알 리 없으니,
이
책 들고 길을 나선 행동을 그렇게 후회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
그런데 그 허무개그 등장인물인
주인공에게 걸린 말풍선 내용이 재미있다.
도끼에 발등을
찍혔으니 당연히 비명은 나오겠다.
그런데
그 비명소리를 표현한 의성어가 ‘아야’이다.
프랑스
사람도 아프면 ‘아야’라고
외치는가?
아니면
번역자의 재치인가?
집
안도 구경해 봅시다.
그 다음은 이제 산보를 잠시 쉬고
일본 가옥의 내부를 볼 차례이다.
우리가 듣기는 일본집은 좁다 좁다
하는데,
그림만으로는
그 정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저자의 그림 솜씨가 넉넉해서인지,
모든
그림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푸근함이기에 더 그렇다.
물론 방안에 배치되어 있는 가구며
살림살이를 눈짐작으로 계측해 본다면 역시 좁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그림으로는
그래도 포근하게 보이니 저자와 여자친구 둘 정도는 오히려 아기자기하게 살 수 있었겠다,
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
다를까요?
그 다음에는 역시 외국인의 눈으로
보는 문화 또는 생활의 차이점이 보인다.
처음 나오는 것이 저자가 두통으로
근처 병원에 갔을 때에 잰 체온계이다.
프랑스에서는
항문 체온계를 사용하는데,
일본은
겨드랑이에서 잰다는 것이다.
글쎄,
그럼
일본과 우리는 또 다른가?
나의
경험으로는 귀에 대고 재던데,
하여튼
프랑스에서는 온도계를 항문에 -
대고?
꽂고?
- 잰다니
그것도 신기한 일이다.
다시 고반 앞에서
이렇게 서평을
쓰다보니,
진짜
산보하는 시간보다 더 걸릴 것 같아 나머지는 구석구석을 살피는 대신에 띄엄띄엄 살펴보기로 하자.
바퀴벌레
사건도 등장한다.
이제
다음 곳으로~
다카다노바바에서는 고반 앞에서
자전거 타이어를 수리해주고 있는 경찰관이 등장한다.
친절하다!
그 친절한 경찰관 아저씨를 그리고
있을 저자를 생각하니,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
그 광경을 보면서 저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저
정도까지 해주나?
우리
프랑스에서는 안그런데,
하는
생각 했을까?
아니면
자전거의 주인쯤으로 여겨지는 아리따운 숙녀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을까?
그러고
보니 그런 생각 모두가 내가 지어낸 생각들이다.
그러니
‘책은
그렇게 읽어가는 것이다’라는
결론에 이르른다.
저자는
자기 눈에 보이는 일본을 자기 식으로 그려놓고 있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나는,
나의
생각에 기초하여 그림들을 해석하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는 이
책을 들고 산보하겠지!
그렇게 이 책을 읽고 나는 이 책을
들고 진짜 도쿄 거리를 산보하는 꿈을 꿔보았다.
그런
산보도 함직하다.
그런
사람 있음직도 하다.
이
책,
일단
재미있다.
그리고
담고 있는 정보들도 실제 도쿄를 여행할 때에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고 분명하다.
그러니
괜찮은 책,
맞다.
이런 것도 양념으로 알아두면
어떨까?
일본어로
우동-
우리말로도
우동이다 -
이
프랑스어로는 ‘어디’라는
의미란다.(200쪽)
이런
것 기억해 두면 일본 도쿄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여행가서 사용할 수 있으니,
<여행
한마디>에
새겨둘 만한 ‘요긴한
단어’가
아닐까?